[연해지역 조선족 인물탐방] 광주1 - 성실과 신뢰로 일궈낸 창업의 꿈
광동성 광주를 중심으로 한 중국 화남지역은 세계의 생산기지로 불리우는 곳이다. 이 지역에는 현재 200여개의 생산단지가 군락을 이루어 세계의 공장 역할을 하고 있다. 광동성은 생산기지일뿐만아니라 판매기지로 되고 있기때문에 광주는 중국의 거대소비시장의 관문으로 되여 중국 시장을 공략하는 전초기지로 되고 있다.
개혁개방과 더불어 동북3성의 조선족들이 광동으로 진출하면서 이제는 3만여명이 이곳 광주시에 정착해 주로 무역과 서비스업을 통해 새삶터를 개척하고 있다. 광주 해훈(海勋)무역유한회사 총경리이며 월드옥타 제3통상위원회(IT, 통신, 가전분과) 위원장인 조선족 기업가 리경호 사장도 이들중 한 사람이다.
1971년 흑룡강성 의란현에서 출생하여 고향에서 초중을 다니고 탕원 고중을 졸업한 리경호(李京浩)는 할빈으로 나와 방송대학 후근부문에서 출근하면서 일찌감치 사회생활에 입문하였었다. 그동안 리경호는 자학으로 통신대학 2년제 기업관리 학과를 공부하면서 자신의 꿈을 키워오다가 1997년 게임기 소프트웨어 개발을 위주로 하는 한국 동양 어메즈먼트의 중국지사(할빈)에 입사하면서 인생궤적을 바꾸게 된다.
“소프트웨어 개발이 창출하는 무한한 가치를 광동에 와서 알게 됐어요.”
1997년 봄 한국측 부장을 협조하여 할빈지사를 창립한후 리경호는 그해 7월 심양에서 열린 전국박람회에 참석하여 본사의 게임 소프트웨어 개발프로그램을 가지고 파트너를 찾게 된다. 전국 각지에서 온 소프트웨어 개발판매분야 큰손들과 접촉을 하면서 한국 본사 사장은 중국 게임 소프트웨어 개발의 기지는 광동성이라는것을 직감하고 광주로 내려가 시장조사를 진행하기로 결정한다.
10월 중순경 리경호는 한국측 부장을 안내하여 처음 광주에 출장갔다. 낯설은 광주에서 무더운 기후를 이겨내고 생소한 음식과 남방사투리를 소화하면서 두달동안 열심히 시장조사를 하니 대충 륜곽이 나왔다. 광동성이 소프트웨어 개발 최적소임이 판단되자 한국 본사는 방금 창설된 할빈지사를 정리하고 광주로 이전해 시내 중심구역에 새로 지사를 내고 현지 대졸생들을 모집하고 한국에서 관리인력을 증파하여 개발판매팀을 구성하였다.
광주지사는 DDR 판매사업으로 시작부터 기분좋은 첫발을 뗐다. 당시 DDR(댄스 댄스 레볼루션, 跳舞机)은 세계 각지에서 청소년층을 중심으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있어 전국의 모든 게임장에 DDR이 만가동되던 시절이였다. 미국에서 특허를 낸 DDR 게임 소프트웨어의 중국총판을 맡은 광주지사는 10여만원의 고가로 제품 판매를 해도 하루에 인민페 현찰로 백만원의 돈다발이 오갔다. 전국 업계대표 200여명을 초청해 DDR게임쇼를 보여주면서 제품 설명회도 가질 정도로 유명세를 날리다보니 1998년 IMF 경제위기 한파로 한국업체들이 몸살을 앓을즈음 어메즈먼트의 중국지사(광주)는 외려 고수익을 창출하고 있었다.
“사람이 성실하면 신뢰가 쌓이고 사업파트너가 생기기 마련이지요”
휘황한 업적으로 중국 시장을 개척하던 회사가 한국 법인대표의 불찰담보로 부도나면서 2000년 6월 광주지사도 문을 닫게 되자 리경호는 인생의 첫 시련을 겪게 된다. 그전해 고향에 돌아가 결혼하고 방금 안해를 광주로 데려와 정착한 리경호는 일단 통역일을 맡아하면서 새로운 분야에서 창업할 탈출구를 찾았다.
학교시절부터 운동을 좋아해 광주에 와서도 축구동호회에 자주 나간 리경호는 려행사 조선족 가이드나 한국 회사에 다니는 조선족 회사원들과 원활한 정보교류가 있다보니 지인의 소개로 도자기 화분 사업을 하는 한국 사장의 일을 처음 돕게 됐다.
한국 사장을 따라 일주일간 숙식을 같이 하면서 처음 접하는 도자기 화분(陶瓷花盆) 관련 통역을 맡은 리경호는 익숙치 않은 부분은 그림으로 그려보이면서 의사소통을 시켜 흡족한 거래가 이루어지게 하였다. 동양 어메즈먼트의 광주지사 시절 몸에 배인 노트에 메모하고 도안도 작성해 두던 습관이 자연스레 효력을 낸것이다.
출국하는날 한국 사장은 일당 100딸라 기준으로 통역비를 계산해 리경호에게 건네 주었다. 한주일동안에 받은 통역비가 2000년무렵 한달 봉급보다 더 많았지만 리경호는 과분한 사례비라고 생각하고 사양하였다. 한국 사장은 충분히 이 이상으로 얻고 가니 그냥 받으라고 하면서 앞으로 동업해볼 제안을 해왔다. 그것이 인연이 되여 리경호는 도자기 화분 사업에 진출하여 지금도 그 한국 사장과 가까운 관계를 유지해오고 있다.
도자기 화분 업무를 펼치려면 일단 사무실부터 내야 했다. 광주에서 봄, 가을로 교역회가 열리고 있는데 힌트를 받은 리경호는 광주에서 맨 처음 호텔의 한개 층을 임대맡아 한국부를 설치하였다. 조선족 아줌마를 고용하여 한식 조찬을 제공하고 광주로 출장온 한국 투숙객을 대부분 받았다. 중국 최대 상품박람회인 광주교역회(广交会)는 매년 4,5월 춘기와 10,11월 추기로 나뉘어 열리는데 이 즈음되면 광주시내 호텔 방값이 천정부지로 치솟는다. 그래서 이 두개 시즌에만 투숙객을 만원으로 받아도 한국부의 1년 수익은 다 나오는 셈이였다. 거기에 사무실을 두고 무상으로 사용하니 일석이조의 경영 착상으로 리경호는 자수성가로 독립할수 있는 전환기를 맞이하게 된다.
“성공하는 사업은 고품질을 책임지는 자세, 상호신뢰 그리고 시장선도의 안목과 특유의 마케팅으로 멀리, 정당하게 오래갑니다.”
2005년 해훈무역으로 정식 회사등록을 낸 리경호 사장은 게임기 수출과 도자기 화분수출, 에어컨 부품제공 등 품목으로 기반을 서서히 닦기 시작했다. 게임의 케이스와 기계 그리고 PC를 하와이 파트너에게 두 컨테이너 수출해 창업후의 첫 수익(第一桶金)을 올린 리경호는 도자기 화분 사업을 착실하게 진행돼 나갔다.
중국 최대 공예자기 생산 및 수출지인 광동성 조주(潮州 광주에서 460킬로미터 떨어진 곳)에 사무실을 두고 10여개 현지 공장과 거래관계를 유지하면서 리경호는 백운토(도루마이트), 홍토, 세멘트, 철, 나무 등 재질로 된 다양한 화분을 주문제조하여 한국으로 수출하였다. 화분의 류행추세를 민감하게 포착하여 항상 시장선도의 디자인으로 주문하는 한국 파트너의 뛰여난 개발력에 힘입어 현재 해훈무역회사가 한국에 수출하는 화분의 물량은 년간 100컨테이너 이상에 달해 한국수출 물량에서 단연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치렬한 경쟁과 유혹속에서도 두 사람의 파트너쉽이 끈끈하게 유지되고 지속가능한 사업을 진행해 나갈수 있은 원인은 상호간 두터운 신뢰로 중국 생산지 공장들과의 중간역할을 무난하게 소화하고 고가, 고품질의 디자인을 견지하는 특유의 마케팅을 고집하고 언더벨류(원래 수입가격보다 낮은 가격으로 수입신고를 해서 세금을 덜 내는 방법)가 없이 항상 성실성을 지켜온데 있다.
리경호 사장은 이밖에도 10여년 거래를 해오던 한국 에어컨 제조업체에 모든 제품의 부품소싱을 제공하고 있으며 습기때문에 겨울추위로 쌀쌀한 광동에서 최초로 전기온돌판넬을 판매하였다. 여름에는 에어컨과 도자기 품목을 다루고 겨울에는 부업삼아 온돌판넬을 판매한 리경호 사장은 고정적인 아이템외에도 마진률이 괜찮은 무역도 수요에 따라 진행하였다.
도자기 화분수출과 에어컨 부품제공, 전기온돌판넬 판매 등 품목을 병행하면서 정력적인 열성을 보이던 리경호 사장은 2014년 12월 해훈(海勋)생물과학기술유한회사를 등록하고 친환경 연료를 사용하는 연소기구인 클린 쿡 스토브(Clean Coostoves 家用烹饪炉 료리용 레인지)의 마케팅 사업에 투신하였다.
플린트(FLINT 우리말로는 부싯돌이라는 뜻)란 이름으로 등록된 이 스토브는 페식용유나 동식물성 기름을 연소하는 기술을 적용하는 친환경 연소 기구이다. 기존의 가정용 스토브는 나무나 석탄을 사용하는 스토브와 전기 혹은 가스를 사용하는 스토브 등 3가지로 분류돼 왔는데 이와는 달리 플린트 스토브는 환경과 에너지를 위한 바이오 연료 스토브이다.
페식용유나 동식물성 기름을 연소하는 기술은 매우 어려워 현재까지 독일 보쉬(Bosch), 지멘스회사와 한국의 플린트랩 회사만 이 기술을 독자적으로 연구개발해낸 상황이라 한다. 외국의 학자와 전문가들은 이런한 친환경 연소기술이 확실하게 개발되면 기후변화시대에 세상을 바꾸는 100년 기술이 될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리경호 사장은 가정용 스토브 전문기업인 한국 플린트랩 회사와 중국 광동성 불산시(佛山市) 정덕(正德)기계설비유한회사와 제휴관계를 맺고 마케팅담당 및 중국에서의 기술 사용권 독점으로 바이오 사업의 새로운 청사진을 펼쳤다.
광주시만도 현재 매일 4천여톤의 음식쓰레기가 발생하는데 시정부의 지원으로 음식 쓰레기에서 나오는 페식용유를 재활용할수 있는 기술을 밑바탕으로 바이오 연료를 사용하는 플린트 스토브는 친환경적 동반성장 시너지 효과를 가져올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제 이 기술이 확장돼 금년말이면 바이오 오일을 연소재로 하는 보일러가 제조돼 나올 전망이라 한다. 나무나 화석연료를 사용하지 않고 친환경 기름을 사용하는 가정용 스토브가 제조돼 나와서부터 대기오염에 큰 영향을 미치는 대형 보일러의 친환경적 전변에 이르기까지 또하나의 전도유망한 성장산업이 부상하고 있다.
40대 중반 인생 전성기를 맞이한 리경호 사장의 창업이야기도 여기에서 화려한 비상을 꿈꾸고 있다.
중앙인민방송국 김영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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