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글로로고
[재한조선족 성공시대] (21) 김용선 한중무역협회장
조글로미디어(ZOGLO) 2016년11월7일 08시42분    조회:7450
조글로 위챗(微信)전용 전화번호 15567604088을 귀하의 핸드폰에 저장하시면
조글로의 모든 뉴스와 정보를 무료로 받아보고 친구들과 모멘트(朋友圈)로 공유할수 있습니다.
인물이름 : 김용선
10여개 직함으로 조선족사회 헌신하는 '네트워크의 허브'
'K-뷰티' 中 수출에도 앞장…"재한동포특별법 제정해야"
20대 총선땐 비례대표 물망…"급하게 생각할 필요 없다"

 
김용선 한중무역협회 회장이 4일 서울 구로동의 협회 사무실에서 인터뷰에 응했다.

 

(서울=연합뉴스) 이희용 기자 = 한중무역협회 회장, 중국동포한마음협회 회장, KC동반성장기획단 이사장, 한중경영신문사 사장, 한중창업경영협회 자문위원장, 재한동포위원회 수석부위원장, 서울시 서남권민관협의체 사회문화분과위원장, 중국재한교민협회총회 이사, 연변주 주한차세대사업위원회 고문, 서울시 외국인주민·다문화가족지원협의회 위원, 한국외국어대 글로벌문화콘텐츠학과 외래교수….

전직을 빼고 현재 직함만 꼽아도 열 손가락이 모자란다. 이쯤 되면 '재한 중국동포 사회의 마당발'을 넘어 '국내 조선족 네트워크의 허브'로 불릴 만하다.

지난 4일 서울 구로동의 한중무역협회 사무실에서 만난 김용선(39) 회장은 "자리에 욕심내는 성격은 아닌데 사람 만나는 걸 좋아하는 데다 동포 문제 해결에 매달리다 보니 이런저런 단체에 많이 관여하게 됐다"며 조심스럽게 말문을 열었다.

"저는 2004년 9월 유학생으로 한국에 들어왔습니다. 중고등학교 시절 학생회장을 맡은 경험은 있지만 학생 신분이어서 동포 모임을 이끌 처지는 아니었죠. 그런데 그해 중국동포들의 추석 망향제에 참여했다가 '목소리가 좋으니 망향문을 낭독하라'는 권유를 받고 수천 명 앞에서 망향문을 읽었죠. 이중의 디아스포라를 겪고 있는 서글픈 현실을 떠올리며 저도 모르게 눈시울이 뜨거워졌고 모인 사람이 모두 눈물을 흘렸습니다. 그때부터 조선족의 권익 옹호나 사회봉사에 앞장서 지금에 이르렀습니다.

김용선 한중무역협회 회장은 재외동포법을 전면 시행하고 재한동포특별법을 제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회장은 중국 지린(吉林)성 옌볜(延邊)조선족자치주 룽징(龍井)에서 태어났다. 할아버지는 3·1 운동이 일어난 1919년 10월 15살의 나이로 만주로 건너왔다. 룽징에서 조선족 초중고를 다니고 옌볜조선족자치주 옌지(延吉)시의 옌볜대 역사학과를 졸업하다 보니 주변에 중국인이 많지 않아 중국어를 쓸 일도 별로 없었다고 한다. 옌볜대 대학원에도 진학해 석사학위를 땄다.

전공이 한국사여서 자연스럽게 한국 유학을 꿈꿨다. 재외동포재단 초청 장학생으로 뽑혀 서강대 사학과에서 박사과정을 밟았다.

"제가 책상 앞에 앉아 연구할 체질은 아닌 것 같더군요. 추석 망향제에 참석한 것이 계기가 돼 한국 사회에 적응도 못한 상태에서 2005년부터 2년간 재한조선족유학생네트워크(KCN) 회장을 맡았죠. 당시에는 불법체류자가 많아 유학생 모임 말고는 이렇다 할 동포단체가 없는 형편이어서 KCN이 NGO 역할까지 했죠. 클로버 봉사단을 만들어 나눔과 봉사에 나섰습니다."

서울 광진구 노인복지센터에서 치매 노인을 돌봐주는가 하면 가리봉동에서 중국동포를 대상으로 컴퓨터 교육을 했다. 중국동포들이 가장 고맙게 여긴 것은 화상채팅 방법을 가르쳐준 것. 중국에 3개월 된 아기를 남겨둔 체 한국에 돈 벌려고 나온 한 아주머니는 13년 동안 전화나 편지로만 딸과 안부를 주고받다가 처음으로 얼굴을 마주 보며 대화하는 감격을 누리기도 했다.

당시만 해도 체류 자격이나 지위가 불안정한 중국동포 취업자가 많다 보니 임금체불이나 성추행 등 부당한 일을 겪어도 항의조차 못하는 형편이었다. 한국의 법과 제도를 몰라 손해를 보기도 하고, 한국의 기초생활질서에 익숙지 못해 주변 사람의 손가락질을 받는 일도 잦았다.

각종 법률 지식과 기초생활질서 등을 알려주기 위해 2007년 한중법률신문을 창간했다. 전국을 발로 뛰며 중국상가 주소록을 펴내기도 했다. 돈을 벌려고 한 일은 아니었지만 집까지 날릴 정도로 돈을 많이 까먹었다.

2011년부터 2년간 중국동포타운신문 편집국장을 지내며 2012년 한중창업아카데미와 한중창업경영협회를 만든 데 이어 2013년에는 한중무역협회를 발족하고 한중경영신문을 창간했다.

2012년 한국외대 대학원 글로벌문화콘텐츠학과에도 진학해 박사과정을 다시 밟았다. 서강대에서는 박사과정을 수료만 하고 논문을 쓰지 못했는데, 지금은 서울 대림동 중국동포타운을 주제로 논문을 쓰고 있다.

2013년엔 사업도 새로 시작했다. 공동 창업한 4명 이름의 영문 머리글자를 따 법인명을 LMLK라고 지었다. 물류 배송, 국제전화 무료 애플리케이션 보급과 함께 'K-뷰티' 기술 전수도 한다. 중국 저장(浙江)성 저우산(舟山)시의 한 대학에 올 9월 미용학과를 개설, 커리큘럼을 짜주고 강사를 파견했다. 인근에 성형 전문병원을 짓고 있으며 미용학원도 문을 열었다.

김용선 회장은 중국동포한마음협회도 이끌며 권익 옹호와 사회봉사에 나서고 있다.

 

논문 쓰랴, 사업하랴 짬이 없을 텐데도 동포단체 활동에는 손을 떼지 못하고 있다. 미국이나 유럽에 살던 재외동포에게는 동포 비자(F-4)를 내주는데도 중국 출신에게는 전문직 등으로 자격을 제한하고 있고, 어쩌다 중국동포가 강력범죄에 연루된 것을 두고 중국동포를 위험인물처럼 여기는 등 차별이나 냉대의 시선이 좀처럼 바뀌지 않아 할 일이 많다고 느끼기 때문이다.

"F-4 비자 발급 제한을 없애면 국내 노동시장이 영향을 받는다는데, 이제 한국에 더 들어올 중국동포도 별로 없습니다. 또 외국인의 범죄율이 내국인보다 훨씬 낮은데도 외국인이 겁난다고 말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외국인 중에서도 중국 출신의 범죄율은 8위입니다. 중국동포 숫자가 많다 보니 보도되는 범죄 건수가 많을 뿐이죠. 실제로 중국동포를 겪어본 사람들은 그렇지 않다는 걸 알죠. 신분이 불안정하기 때문에 추방될까 봐 오히려 조심스럽게 행동하거든요. 건물 주인들도 외국인은 월세를 꼬박꼬박 내니 더 좋아합니다."

화제가 중국동포들의 처우에 이르자 그의 어조가 빨라지고 언성이 높아졌다. 다문화가족이나 외국인 노동자를 위한 지원책은 있는데도 중국동포는 관련 법이 없고, 예산도 없고, 담당 부처가 없고, 담당관이 없는 '4무 그룹'이라고 안타까움을 토로한다. 사단법인을 만들려고 해도 등록을 받아줄 주무 부처가 없다.

그는 이제는 미룰 핑계가 없는 만큼 단서 조항을 달지 말고 재외동포법을 전면 시행해야 한다고 역설한다. 또 해외에 나가 있는 동포뿐 아니라 한국에 들어온 동포를 위해 재한동포특별법을 제정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우리가 한국에 가장 바라는 게 뭔지 아십니까? 외국인등록증과 외국국적동포 국내거소신고증에 이름을 우리가 부르는 대로 적어 달라는 겁니다. 우리는 중국에 살 때도 국가가 발급하는 신분증에 우리식 발음대로 이름을 써왔는데, 정작 모국에서는 왜 이름을 중국식으로 써야 합니까?"

그는 2014년 아들과 함께 한국 국적을 얻어 한국식 이름으로 적힌 주민등록증을 발급받았다. 2006년 그와 결혼한 이선란 경북대 경북해양과학연구소 연구교수는 올해 한국 국적을 취득했다.

그가 애정을 쏟는 일 가운데 하나는 중국동포를 상대로 한 역사교육이다. 행정자치부 도움을 받아 지난해 '재한 중국동포 역사교육 문화 탐방'을 시작했다. 중국동포는 전 세계 어느 지역 동포보다 한민족 고유의 언어와 문화 전통을 잘 지켜왔지만 한국 역사는 제대로 배운 적이 없기 때문이다.

만 19세 이상에게 1박 2일, 당일 두 가지로 나눠 교육하는데 학생에서부터 노인에 이르기까지 연령층이나 직업이 다양하다고 한다. 지난해 500명의 수료생을 배출했고 올해도 10월까지 참가자가 300명에 이른다.

김 회장은 지난 4월 20대 총선을 앞두고 비례대표 국회의원 물망에 오르기도 했다. 19대 총선에서 필리핀 출신의 결혼이주여성 이자스민 씨가 금배지를 달았기 때문에 중국동포 국회의원이 나올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부풀렸지만 무산되고 말았다.

"이제는 중국동포 국회의원이 나올 때도 되지 않았느냐"고 묻자 "급하게 생각할 필요는 없다"면서 "능력과 자격을 갖추지 못한 사람이 하게 되면 되레 역풍이 불 수도 있다"고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파일 [ 1 ]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3624
  • [연변을 클릭하는 사람들 23] 연길 보건의학미용병원 조미화원장의 베푸는 삶   보건의학미용원의 후대사랑은 오늘도 이어지고있다.   보건의학미용병원의 조미화원장은 지난 8월 25일, 70여명 직원들과 함께 연변TV ‘사랑으로 가는 길(제188회)’프로 제작진을 찾아 3만원의 후원금을 전달했다...
  • 2016-08-27
  • 【연해지역 조선족인물 탐방】소주가 두번째 고향입니다   소주 오중(吴中)경제기술개발구의 개황을 소개하고 있는 리광훈 주임 2015년 중국 도시별 GDP 순위에서 직할시와 성 소재지,  특별구 도시를 제외하고 맨 앞자리를 차지한 2선(二线)도시가 바로 소주이다. 상해, 북경, 광주, 심수, 천진, 중경 다음으로...
  • 2016-08-26
  • 올해 나이 23세, 현재 대련외국어대학교 4학년에 재학중인 김청양은 이번 제2회 전국조선어사회자(아마추어)경연대회 최년소 본선 진출자다. 예선 때 한국 지하철 안내 음성을 모방하며 심사위원과 관중들의 한바탕 웃음을 자아냈던 김청양은 본선 무대에서도 손오공과 사오정간 대화를 우리말로 더빙해 기대 이상의 특별한...
  • 2016-08-24
  • 과수원집 며느리→맞벌이 주부→행정사…제1회 시험서 48대1 경쟁 뚫어 고졸 출신에 조선족 유일…대전서 행정사무소 운영하며 억대 매출 올려 휴대전화 저장 고객만 8천명…"이제 지식·경험 나누는 삶 살고 싶다" (서울=연합뉴스) 왕길환 기자 = 지난 2013년 6월 28일 치러진 제1회 행정...
  • 2016-08-22
  • 대형무극 “아리랑꽃”의 종목기획과 씨나리오를 맡은 김영건시인을 만나 대형무극“아리랑꽃”의 종목기획과 씨나리오를 맡은 김영건시인 요즘들어 제5회 전국소수민족예술공연에 참가하는 연변가무단의 대형무극 “아리랑꽃”의 인기가 하늘높은줄 모르고 치솟는다. 일전 기자는 대형무극...
  • 2016-08-17
  • 뛰어난 주식운용 실적으로 주변 부러움 사는 '미다스의 손' "한국인 1% 다르면 차별, 중국인 1% 같으면 동질성 강조" "글로벌 국가로 가려면 국적·민족 구분하는 태도 버려야" (서울=연합뉴스) 이희용 기자 = '한국의 맨해튼'이라고 불리는 서울 여의도 증권가. 고층빌딩이 즐비한 가운데 사무실마...
  • 2016-08-16
  •   (흑룡강신문=하얼빈) 리흔 김성휘 기자=“학습 성적이 좋은것도 중요하지만 친구들과 단결하고 사랑을 베풀며 깨알 같은 진보라도 오늘보다 래일이 더 좋아지면 의미가 크고 교사로서 기쁩니다.”   이는 할빈시아성구조선족중학교 손영금(40세)교사의 교육관이다. 그는 한 학급의 학생들이 앞으로 사회에...
  • 2016-08-13
  •   "대상을 받기를 바랐지만 예상은 못했습니다. 실수하지 말고 망신하지 말고 차근차근 점수를 쌓아서 3순위까지만 들자라는 게 저의 목표였습니다. 아직까지 실감이 나질 않지만 그만큼 쟁쟁한 선수들 사이에서 받은 상이라서 더 소중하고 뜻깊은 것 같습니다. 앞으로 초심 잃지 않고 우리말과 우리글, 우리 민족문화...
  • 2016-08-11
  •       척군옥(戚君玉, 1983년생, 흑룡강성 수화시 태생)은  지난해 “샤넬의 비밀(夏奈尔的秘密)”이라는 작품을 갖고 혜성처럼 연극감독계렬에 입성하여 각광받은 유수의 조선족 연극감독이다. 2015년 10월 2일부터 8일까지 연극  “샤넬의 비밀”이 북경 고루서극장(鼓楼西...
  • 2016-08-08
  • 조선족 출신 한의사 1호, "중국 임상경험이 진료에 도움" 침술의 대가로 환자 차트 6만개…"보약보다 치료에 집중" 안산시 우수납세자…소득 질문엔 "연간 세금 1억원 납부" (서울=연합뉴스) 강성철 기자 = 경기도 안산시에 척추·관절·불임·소아과 진료로 명성을 날리는 조선족 한의사가...
  • 2016-08-08
‹처음  이전 60 61 62 63 64 65 66 67 68 69 70 다음  맨뒤›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