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글로로고
[재한조선족 성공시대] (28) '북경전화국' 김애란 대표
조글로미디어(ZOGLO) 2016년12월26일 10시46분    조회:8175
조글로 위챗(微信)전용 전화번호 15567604088을 귀하의 핸드폰에 저장하시면
조글로의 모든 뉴스와 정보를 무료로 받아보고 친구들과 모멘트(朋友圈)로 공유할수 있습니다.
인물이름 : 김애란
"동포 찾아주겠지" 휴대폰사업 진출 10년만에 매장 6곳 운영
파격 서비스로 고객 1만명 유지…"아직 99%는 만나지 못했다"
설·추석 제외 연중무휴…동포 정착 지원 등 나눔에도 열심

(서울=연합뉴스) 신유리 기자 = 서울 구로구 가리봉동에 가면 거리를 빼곡히 채운 중국어 간판 가운데 '북경전화국'(北京電話局)이란 큼지막한 다섯 글자가 한눈에 들어온다.

겉으로는 평범한 휴대폰 매장이지만 알고 보면 중국동포(조선족)들이 수시로 찾아와 정보를 얻어가는 '사랑방' 같은 곳이다.

올해로 10년째 매장을 운영 중인 김애란(45) 대표는 지난 23일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처음에 막무가내로 휴대폰 사업에 뛰어들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인생을 바꾼 도전이었던 것 같다"고 당시를 회고했다.

중국 훈춘 출신인 그는 1999년 한국에 와 한국인 남편과 가정을 꾸렸고, 그때까지 부업으로 식당이나 식료품점에서 일해본 게 전부였다.

"지인이 휴대폰 매장을 해보라고 추천하길래 덜컥 인수했어요. 뭐가 뭔지도 모르고 일단 시작한 거죠. 'MNP'(이동전화 번호이동) 같은 기초 용어부터 하나하나 배워야 해 힘들었어요. 하지만 믿는 구석이 있긴 했습니다. 중국 동포가 매장을 운영하면 더 많은 중국 동포가 찾아오리라 생각했죠."

예상은 적중했다. 가리봉동에 정착하는 중국 동포가 폭발적으로 늘기 시작했고, 이들에겐 휴대폰이 필수품이 될 것이란 김 대표의 '촉'이 정확히 맞아떨어졌다. '북경전화국에 가면 여사장이 있는데, 중국 동포라서 말이 잘 통한다'는 입소문이 빠르게 퍼졌다.

마케팅도 확 바꿨다. 이전 한국인 사장과는 다르게 경품 증정, 무료 배송 등 파격적인 서비스를 도입하면서 단골손님이 늘었다. 하지만 그만큼 위험 부담도 컸다.

"낯선 땅에 온 중국 동포들이 가장 먼저 하는 게 휴대폰 개통이거든요. 외국인 등록증이 없거나, 여윳돈이 부족한데도 무턱대고 매장으로 찾아오는 사람들도 많았죠. 휴대폰 개통까지 걸리는 시간이 1인당 2∼3시간이 될 때도 있어요. 제 사비를 보태줬다가 돌려받지 못한 돈도 꽤 되고요.(웃음) 그래도 어렵사리 휴대폰을 개통하자마자 중국으로 전화해 가족들과 통화하는 모습을 보면 뿌듯한 마음이 크죠."


'북경전화국' 김애란 대표(서울=연합뉴스) 신유리 기자 = 서울 가리봉동에서 올해로 10년째 휴대폰 매장 '북경전화국'을 운영 중인 김애란(45) 대표가 23일 연합뉴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newglass@yna.co.kr

 

김 대표는 여세를 몰아 신규 시장 공략에도 박차를 가했다. '조선족 1번지'인 대림동에 진출해 4개 매장을 연 것을 포함해 한때 10호점까지 늘렸다가 지금은 6개 매장을 운영 중이다. '북경전화국'으로 주식회사를 설립해 대표이사에 올랐고, 신규 가입을 포함해 연간 1만 명 정도의 고객을 유지하고 있다.

김 대표는 "아직도 만나지 못한 중국 동포들이 99%나 남아 있다"며 일 욕심을 거두지 않는다. 특히 한국에 정착해 3대가 모여 사는 조선족 가정이 급증하면서 60대를 겨냥한 '효도폰', 자녀를 위한 '알뜰폰' 등으로 틈새시장을 발굴 중이다.

성공 비결을 묻자 의외의 대답이 돌아왔다. "매출 목표를 최대한 낮게 잡았다"는 것.

"목표를 지나치게 높게 잡으면 돈을 얻는 대신 사람을 잃는다고 봐요. 고객이나 직원들과 더불어 사는 게 좋지 않을까요? 당장 눈앞의 이익을 많이 남기기보단 '내 몫으로 월급을 타간다'는 마음가짐을 가지려고 노력하죠. 사장인 제 입장에서도 심리적 부담이 덜하고 스트레스도 적어서 좋더라고요."

북경전화국 한쪽에는 김 대표가 받은 상패가 나란히 놓여있다. '판매왕'으로 받은 'LG 유플러스 우수판매점' 트로피부터 국제언론인클럽(GJCNEWS)이 수여한 '글로벌 기부문화 공헌' 대상 표창장까지 분야도 다양하다.

실제로 그는 남편 차재봉(56) 씨와 함께 중국 동포의 국내 정착을 돕는 일에도 힘쓰고 있다. 2014년 400여 만 원을 기부해 대림동에 외국인자율방범연합회 초소를 지었고, '북경전화국배 장기대회' 등도 개최하고 있다.

김 대표에게는 올겨울이 유독 설렌다. 중국 동포뿐만 아니라 어려운 처지의 한국인 이웃을 돕는 일을 시작한 것이 올해로 2년째를 맞았기 때문이다.

그는 "2015년부터 영등포구청의 '푸드마켓'을 통해 저소득층 주민을 위한 식료품 나눔에 동참하고 있다"면서 "식료품이 전달되는 매년 12월이 되면 따스한 겨울을 만드는 데 조금이나마 보탬이 됐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북경전화국이 1년 중 문을 닫는 날은 설과 추석 이틀뿐이라고 한다. 크리스마스가 이틀 앞으로 다가왔지만 김 대표는 "오히려 통화량이 늘어나 바쁠 것 같다"며 담담해 했다. 인터뷰를 마치고 대림역으로 돌아오는 길목에서 구세군의 종소리가 들려왔다. 


파일 [ 1 ]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3624
  • 일본 ㈜JPM(갑급건축설계원) 허영수사장과의 만남 허영수사장과 함께 있는 필자 이번 취재에서 제일 걱정되는 인물이 허영수사장이였다. 왜냐하면 이번 《재일 제1세 조선족류학생》에 대한 취재기획을 적극 협조한 《일본 조선족연구학회》전임 회장인 리강철은 이번 기획에 허영수(許永洙)사장이 빠지면 안되는데 하면서...
  • 2016-09-13
  • 연변가무단 대형무극 “아리랑꽃” 종막 "천년 향기"에서 큰 원을 에돌아 자반뛰기를 하면서 장고를 치고 빠른 장고절주에 맞추어 률동적으로 몸을 움직이는 한 꼬마배우가 있다. 공연때마다 그의 뛰여난 실력에 탄복한 관중들은 우뢰와 같은 박수갈채를 보내며 어디서 왔는지 궁금해 한다. 31일 북경공연후 취재...
  • 2016-09-13
  • 베이징대·서울대 거쳐 대외경제정책연구원서 6년간 국책 연구 "뉴노멀시대 적극 대처해야…한중관계는 안정적으로 발전할 것" "한국 좀 더 글로벌화됐으면…" 국적·혈통에 집착말자는 의미   인천대 동북아국제통상학부의 김부용 교수가 연구실에서 연합뉴스의 인터뷰에 응하고 있다.  ...
  • 2016-09-12
  • 베이징화일박락정보유한회사 진은옥 사장 단독인터뷰 본 방송국 기자의 인터뷰를 받고 있는 진은옥 사장 2014년 이극강 총리는 대중창업 만인혁신(大衆創業, 萬人創新)의 구호를 내세우며 창업절차 간소화를 비롯한 상업제도 개혁을 통해 대중의 창업을 장려하기 시작했다. 지난해 3월, 이극강 중국 총리는 정부의 행동계획...
  • 2016-09-12
  • [연해지역 조선족탐방] 위해편(2) 산동대학 위해분교 한국학원의 김철 부원장을 만나 위해에 도착한 첫날인 9월 7일 본방송국 기자는 위해국제해수욕장 근처에 자리잡은 산동대학 위해분교를 방문해 한국학원 김철(길림성 룡정시 동성향 룡산촌/64년생) 부원장과 자리를 함께 하게 되였다. 현재 근 5백명 본과생과 연구생,...
  • 2016-09-12
  • 【연해지역 조선족탐방】 이우(의오 义乌)편(2) 새로운 길-인터넷 판매에 도전하는 사람 세계적인 명성을 가진 시장으로 거듭난 이우 푸텐시장은 곰곰히 따져보면 이 고장 농민이 창조한 기적이라고 할수있다. 개혁개방후 살길을 찾아 대량의 농민들이 이우에 몰려들어왔으며 저마다 자신의 총명과 손재간으로 만든 소상품...
  • 2016-09-09
  • '국혼(國魂)이 부르는 국수(國粹)' 실내악단 창시자인 조선족 작곡가 약룡(躍龍) 2016년 4월19일 저녁, 수도 북경의 중국음악학원 국음당에는 황홀한 무대조명을 무색하게 만드는 현란한 정경이 펼쳐지고 있었다. 국내 최정상급의 클래식 뮤지선들이 실내악의 하모니를 이루고 있었던 것이다. 중국 유명 취관연주 ...
  • 2016-09-06
  • 소설·수필 40여 편…2월 첫 소설집 '중국 여자 한국 남자' 펴내 "조선족 삶 가끔은 소설보다 비참…음지 얘기 양지로 드러낼 것" (서울=연합뉴스) 신유리 기자 = 가을바람이 제법 선선했던 지난 2일 서울 광화문의 교보문고. 독서의 계절을 맞아서인지 평일인데도 인파로 북적였고, 베스트셀러...
  • 2016-09-05
  •     무극 ”아리랑꽃”, 요즘 위챗에서 가장 핫하게 떠오르는 관심사이다.  부드러움과 강함을 완벽하게 융합시킨 “아리랑꽃”의 춤사위에는 안무가들의 감정이 그대로 묻어나있다. 풍부한 표정, 다채로운 춤사위를 보면서 관객들은 저도 몰래 타임머신을 타고 력사속 이야기로 끌려들...
  • 2016-09-03
  • 국제콩쿠르 우승한 실력파, 예술의 전당 독주 등 수백 회 공연 "다양한 음색 아코디언, '딴따라 악기' 아닌 '원맨 교향악단'" 제자들도 각종 국내대회 석권 "세계적 연주가 키우는 게 목표" (서울=연합뉴스) 강성철 기자 = "아코디언은 카바레나 밤무대에서만 들을 수 있는 소위 '딴따라 악기'가 ...
  • 2016-08-29
‹처음  이전 59 60 61 62 63 64 65 66 67 68 69 다음  맨뒤›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