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글로로고
무극 '아리랑 꽃' 의 주제곡을 부른 그녀는?
조글로미디어(ZOGLO) 2017년1월18일 08시40분    조회:10679
조글로 위챗(微信)전용 전화번호 15567604088을 귀하의 핸드폰에 저장하시면
조글로의 모든 뉴스와 정보를 무료로 받아보고 친구들과 모멘트(朋友圈)로 공유할수 있습니다.
인물이름 : 최려령

한동안 조선족사회를 흥분의 도가니속에 빠져들게 했던 연변가무단의 무극 “아리랑 꽃”을 위해 함께 투표하던 나날을 돌이켜보면 아직도 마음이 설레인다고 하는 사람들이 많다. 하루에 한번밖에 클릭할수 없는 상황에서 투표를 마감하는 9시까지 148만4400여표를 기록하며 조선족의 거대한 응집력을 보여주었던 최고의 작품 “아리랑 꽃”, 그 작품의 주제곡을 비롯한 대부분 곡은 오늘의 주인공이 부른것이다. 그녀의 이름은 최려령, 현재 연변가무단에서 판소리 전승자, 민요가수로 활약중이다.

판소리는 지난날 전통 사회에서 서민의 애환을 달래주던 우리민족의 독특한 민중예술이였다. 그러나 현대문명의 거센 충격과 함께 지금은 대중성을 크게 잃었다. 이런 시점에서 판소리를 전공한 그녀는 전통예술이 다시 대중들에게 편안하게 다가갈수 있도록 꾸준히 고민해 왔고 또 그러한 전통예술의 젊은 선두주자가 되기 위해 노력해 왔다. 작품 “아리랑 꽃”을 통해 그녀는 그동안의 노력이 헛수고가 아니였음을 실증했다.

▲ 무극 “아리랑 꽃”주제곡을 록음중인 려령씨

걸음마를 타서부터 엄마를 졸라 한복까지 차려입고는 “사랑, 사랑 내 사랑”을 부르며 재롱을 부리는 그녀를 보고 당시 연변예술학원 민악학부 주임으로 있었던 고 방룡철교수 [노래 “오래 오래 앉으세요”를 작곡한 그녀의 작은 할아버지]는 가문에 유명가수가 나올 기미가 보인다며 예술학원에 보낼것을 권유했다. 하여 13살 어린 나이에 민요가 뭔지 판소리가 뭔지도 모르던 그녀는 무작정 예술학원 소학반에 면접시험을 보게 되였다. 그때는 한창 민요붐이 일던 때라 가수의 꿈을 안고 예술학원을 지향하는 인물 좋고 목소리 좋은 학생들이 많았다. 하여 작은 할아버지 방룡철교수는 경쟁이 치열할것으로 보이니 준비를 단단히 하라고 했다. 타고난 재질은 그녀를 결국 소학반에 입학시켜 주었다.

그 뒤로 그녀는 국가급 판소리 전승자인 강신자교수의 제자로 있으면서 남도민요와 판소리 지도를 체계적으로 받는다.

▲ 판소리 제1대 전승자이신 참된 스승 강신자교수님과 함께

하지만 너무 어린 나이에 시작한 노래 공부였기에 그녀도 방황하던 시기가 있었고 시험에 응하기 위해 가사를 억지로 외우는 “불성실한 학생”이던 시기가 있었다고 한다. 그러던 그녀가 진정 민요와 판소리를 사랑하게 된것은 학비걱정, 생활비걱정에 직접 마음고생을 해보며 한국에서 유학생활을 했던 경험덕이다. 사랑하는 딸의 꿈에 날개를 달아주기 위해 부모님들은 한국에서 고된 노무일을 했고 그녀는 한학기 학비가 고향에서의 일년 학비에 맞먹는 목돈을 들여가며 어렵게 공부를 시작했다. 하지만 조선족만의 특유의 억양으로 같은 내용의 판소리를 불러도 한국인들과는 어딘가 다르다는 지적을 받으며 그녀는 하루하루를 힘겹게 버텨야 했다. 분발하는 길 외에는 더 이상 자신을 구할 길이 없음을 절실히 느낀 그녀는 이를 악물고 지도교수였던 한국예술종합대학 안숙선교수의 몸짓 하나, 손놀림 하나하나를 퍼즐 맞추듯이 그대로 모방해 나갔다. 수업시간이면 늘 이상한 눈길로 그녀를 쳐다보던 동창생들의 눈빛이 조금씩 달라지기 시작했다. 모두들 신통히도 교수님을 모방하는 그녀를 부러워했다.

▲ 한국예술종합학교 안숙선교수님의 제자로 있던 시절

<사실 10년 가까이 판소리와 민요를 전공했지만 소리수업면에 차이점이 커 버거운 현실앞에서 남몰래 눈물도 참 많이 흘렸습니다. 남들은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부모님의 부담을 덜어드렸지만 현지 학생들의 수준을 따라잡기 위해선 짧은 시간내에 많은 부분을 소화해야 했던 저였기에 잠자는 시간도 사치로 느껴질 정도였으니 부모님께 죄송한 마음이 크죠. 저로썬 부모님의 기대에 어긋나지 않게 더 열심히 노래공부를 하는 길밖에 없었습니다. 강신자교수님한테는 죄송한 얘기지만 한국에 와서야 게으름을 피울사이 없이 공부를 해야 하는 필요성을 알게 되였습니다. 어느 순간 갑자기 판소리를 누구보다도 잘 부르고 싶은 욕심이 생기더라구요. 매일 테이프가 늘어날 만큼 듣고 또 들으면서 가사를 받아 적어가며 판소리를 연습을 했습니다. 그랬더니 졸업공연시 한국 현지 교수님들도 높은 평가를 해주시더라구요. 6년간의 학업을 마치고 9년간 저에게 모든것을 전수해 주려고 고생하셨던 강신자교수님을 도와 후학을 양성하고 싶은 마음에 고향으로 돌아왔습니다.>

▲그녀의 삶에 참 많은 가치를 부여했던 한국유학시절 동창생들과

하지만 6년만에 다시 찾은 고향에는 변화가 컸다. 설 무대가 없다는 이유로 민요나 판소리를 배우는 학생수는 급격히 줄어든 상태였고 반면에 유행음악을 전공하는 학생들이 전에 비해 많아졌다. 소비돈을 줄여가면서 사두었던 교수용 서적과 연습과정에 느끼는 부분을 하나하나 메모해 두었던 노트는 아쉬운대로 책장에 꽂아둘수 밖에 없었다.

다행히 그녀의 실력을 아깝게 생각한 당시 연변가무단 성악부 임향숙부장이 무대를 통해 우리의 전통예술문화를 알리는 일도 후대양성 못지 않은 의의있는 일이라며 일단 가무단 가수로 입단할것을 제의했다.

▲ 고향땅에서 우리 노래를 지키기 위해 노력중인 동료가수들과

좌로부터 가수 최려나씨, 임향숙씨, 렴수원씨, 최려령씨, 강화씨

수줍음을 많이 탔던 성격탓에 교원사업이 적성에 맞는 일이라고 생각했던 그녀는 가무단의 가수로 있으면서 무대에서 노래를 부르면 바로 관중들의 박수갈채를 받는 희열을 맛보게 된다. 하여 후대양성 꿈은 잠시 접어두고 가장 일차원적인 감정표현을 그대로 하는 판소리의 매력을 어떻게든 살려보려고 무진 애를 쓴다. 그러한 과정에 30대라는 젊은 나이에 50년간 무대에서 소실되였던 우리 민족창극도 회복시킨다.

▲ 창과 관현악, 판소리 “심청가”중 한 대목인 부녀상봉을 열창중인 그녀

남들은 설 무대도 없는 판소리를 왜 굳이 고집하냐고 하지만 그녀는 이상하게 그 문제로 고민해 본적도, 후회한적도 없다고 말하고 있다. 이처럼 판소리에 대한 남다른 애착과 자신의 전공분야에 대한 자신감으로 가득했기에 그녀는 선후하여 “심청전”과 “춘향전”의 극본창작과 노래지도, 주인공역을 맡아 제 3기, 제 4기 중국소수민족연극경기에서 금상, 우수극본상, 우수 표현상을 수상했다.

▲ 그녀가 극본창작과 노래지도, 주인공역을 맡았던 “춘향전”

▲ 그녀의 또 다른 야심작 “심청전” 중 한 장면

▲ 제4기 중국소수민족연극회연 참가차 북경에 왔다가 "춘향전" 공연을 마치고

좌로부터 필자, 려령씨, 강화씨, 군룡씨 와이프, 가수 군룡씨

그녀의 말처럼 마냥 좋아서 너무 좋아서 걷게 된 전통음악인의 길이기에 결국엔 평생을 손잡고 걸어갈 인생의 동반자도 동료가수를 선택했는지 모른다.

▲ 다른 동료가수라면 이런 눈빛으로 서로를 바라볼수 있을까..남편 강화씨와 함께라서 마냥 행복하고 든든한 그녀

“제가 판소리를 부를때 남편이 곁에서 추임새를 넣으며 북을 쳐줍니다. 그때는 참 행복합니다. 같은 분야에서 일하기에 서로 잘 이해하면서도 작업할 때 예민하게 부딪혀 힘들때도 있지만 같은 방향을 바라보고 지향하기에 버팀이 될때가 더 많은것 같습니다”라고 말하는 그녀와 남편 강화씨는 동료가수들의 부러움을 자아내는 잉꼬부부이다. 무형문화재에 대한 국가의 중시도가 높아지면서 “춘향전”과 같은 전통음악 작품을 함께 부를수 있는 무대도 많아져 그들 부부는 현시대 춘향과 이도령으로 불리우기도 한다. 남편 역시 실력파 가수인지라 이번 무극 “아리랑 꽃”중에서 부부가 듀엣으로 주제곡 “아리랑 꽃”을 부르기도 했다. 려령씨는 자장가외에 삽곡 두곡을 혼자 불렀다.

▲ 아빠를 쏙 빼닮은 이쁜 딸 영은이, 아빠 모자 뺏어 쓰고 나도 노래 부를래요.

▲ 무대아래에서는 평범한 여느 부모들과 다를바 없는 딸바보 남편 강화씨와 려령씨

강신자 교수 다음으로 판소리 제2대 전승자로 불리우는 그녀는 우리의 전통예술이 꾸준히 명맥을 유지하고 새롭게 해석되려면 아직도 외롭고 힘든 길을 오래도록 걸어야겠지만 더 열심히 고민하고 노력하다 보면 “아리랑 꽃”처럼 곱게 피여날 날이 꼭 있을거라 생각한다고 했다. 그 꿈을 위해 그녀는 차세대들을 위한 판소리무료강좌도 준비중이다.

▲ 이제 갓 2살을 넘긴 영은이가 엄마 몰래 가야금을?

가치있는 무대와 부끄럽지 않은 공연으로 더 많은 사람들이 우리의 전통음악 판소리를 다시 받아드리게 하기 위해 그리고 “우리의 것”의 소중함을 알리고 “내 것”을 아끼고 키워 나가는 면에서 선두자 역할을 하기 위해 하루에 적어도 몇시간은 연습실에서 판소리와 민요와 씨름중인 려령씨, 그녀의 노력으로 잠깐 소외되였던 우리민족의 전통음악 판소리도 언젠가는 새로운 활력을 되찾을것이라 믿어마지 않는다.

▲ 그날이 언제가 될까.....

 

중앙인민방송국

파일 [ 1 ]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3624
  • 재일조선족연구학회 회장 정형규교수와의 인터뷰 재일조선족연구학회 회장 정형규교수 “민족 : 조선족” 이라고 쓰는것이 일상이였던 시절에 그 단어의 의미와 무게에 대해 생각해본적이 단 한번도 없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단지 하나의 절차이고 구분이라고 여겼을뿐. 요즘 여기저기 네티즌들 사이에서 자주...
  • 2016-08-02
  • "중국에서 평상복으로 즐겨 입는 한복 만들고 싶다" (서울=연합뉴스) 강성철 기자 = 재외동포재단이 7월 27일부터 8월 4일까지 시행하고 있는 '재중동포 청소년 한국 방문' 프로그램에 참가 중인 조선족 중에는 장래 꿈이 한복디자이너인 학생이 있다. 7월 31일 KBS가 재중동포 청소년을 대상으로 녹화한 '도전...
  • 2016-08-02
  • 조선족 최초 프로야구 데뷔, 무사사구 완봉으로 첫승… KBO 사상 처음 "꿈을 이루려면 실천 중요…힘든 시기 와도 차근차근 하던 일 해야" (수원=연합뉴스) 신유리 기자 = "이렇게 재밌는 운동이 있었다니!" 중국에서 온 11살 소년은 한국에서 난생처음 야구라는 운동을 해보고는 깜짝 놀랐다. 학교 운동장에서...
  • 2016-08-01
  • 중국현대무용의 창시자 김성.   (흑룡강신문=하얼빈) 류대식 기자= "자신의 꿈을 가볍게 보지 마세요…"   그녀가 속삭이듯 말한다. 평범한 담소지만 말 한마디 한마디마다 에너지가 꽉 차있는 듯하다.   그녀의 지나온 인생은 금빛광환으로 장식된 한편의 전기소설이다.   중국현대무용의 개척자 창시자, 중...
  • 2016-08-01
  • 안정금아줌마 “애령막걸리”를 무형문화유산으로 등록해볼 타산 가져   막걸리항아리를 여는 순간의 짜릿함에 승부를 거는 안씨아줌마. 며칠전, 모아산기슭에 자리잡은 중국조선족민속원에 전시매장을 차린 50대의 안씨아줌마는 손수 빚은 막걸리를 차려놓고 고객들에게 맛부터 보라며 팔고있었다. 이때&n...
  • 2016-08-01
  •    (흑룡강신문=하얼빈) 나춘봉 기자 =한국에 시집 온 여성들 중에는남다른 성취로결혼이주여성에 대한 편견의 벽을 뛰어넘으며 내조와 외조를 훌륭히 수행하는 조선족여성들이 많다. 한 가정의 며느리, 아내, 엄마로서 또한 사회인으로서 독립과 자존과 성공을 상징하는 당당한 조선족 여성상을 만들어가는 한국...
  • 2016-07-28
  • 운동선수 출신으로 미용실·식당·옷가게 거쳐 보험업계 투신 연간 100억원 판매, 고객 3천여명 …8년째 '名人' 타이틀 보유 연봉 수십억원, 30% 고객관리에 재투자…"첫째도 둘째도 성실" (서울=연합뉴스) 왕길환 기자 = 생명보험협회에 가입된 국내 생명보험회사는 25개다. 이들 회사에...
  • 2016-07-25
  • [연해지역 조선족탐방]대련행 제8부 평소에 기반을 많이 닦아야   “제품생산, 회사운영 나아가 인생도 설계하고 실천해야 한다” 대련조선족기업가협회 리경원 집행 부회장의 말이다. 현재 기계공정회사를 경영하고 있는 리경원 부회장과 대련시의 연분은 대학시절부터 시작된다. 1994년 대련리공대학 졸업...
  • 2016-07-23
  • 13년 만에 이룬 '한국 가수'의 꿈…밑천은 의지·성실함 암투병 2년 공백 딛고 컴백 "간절한 꿈 있다면 도전하라" (서울=연합뉴스) 신유리 기자 = 중국 연변에서 태어난 9살 소년은 단 하나의 꿈이 있었다. 한국에 가서 가수가 되는 것. 노래를 부를 때 가장 행복했기에 연변의 야간 업소를 돌며 밤무...
  • 2016-07-11
  • 칭다오 정양학교…"실생활 도움주려 연변말 대신 한국어로 수업" (서울=연합뉴스) 강성철 기자 = 중국 산둥(山東)성 칭다오시에는 조선족 학교인 정양학교가 있다. 동북 3성 이외의 지역에 있는 유일한 조선족 정규학교다. 이 학교의 조선족 아이들은 '조선어'가 아닌 '한국어'를 배운다. 특히 유치...
  • 2016-07-08
‹처음  이전 61 62 63 64 65 66 67 68 69 70 71 다음  맨뒤›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