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글로로고
우리 농경문화 혼 이어가는 아름다운 길목에서
조글로미디어(ZOGLO) 2017년6월12일 09시57분    조회:5355
조글로 위챗(微信)전용 전화번호 15567604088을 귀하의 핸드폰에 저장하시면
조글로의 모든 뉴스와 정보를 무료로 받아보고 친구들과 모멘트(朋友圈)로 공유할수 있습니다.
인물이름 : 강빈


박은 예로부터 우리 서민들의 일상생활에 없어서는 안될 생활도구로 널리 사용되여왔다. 물을 떠마시거나 술을 마실 때, 그리고 쌀을 퍼낼 때에도 우리 조상들의 손에는 어김없이 박이 쥐여져있었다. 박을 던지거나 밟아 깨뜨림으로써 잡귀를 쫓아내는 주술적 풍습도 가지고 있어 박의 크기는 작지만 쓰임새는 아주 컸다.

옛 문서에 의하면 신라의 시조 박혁거세 탄생신화에서도 박이 나오고 삼국유사 원효조도 바가지를 두드려 악기로 썼다는 기록이 있다. 얼마 전에는 ‘100년 애환이 깃든 바가지 기증식’을 통해 말로만 전해듣던 ‘쪽박 차고 두만강을 건넜다.’의 진정한 뜻을 알 수 있었으며 박은 그 자체의 실용성의 한계를 지나 민속신앙과 우리 중국조선족 이민사의 징표로까지 다뤄졌음을 증명할 수 있었다.

옛스러움이 묻어나는 박은 산업의 발전으로 플라스틱 제품에 밀려나 그 기능을 잃었고 재배 규모도 크게 줄었다. 초가지붕 우에 앉아있는 큰 박과 더불어 울타리에 주렁주렁 매달려있는 조롱박의 모습은 이젠 찾아보기도 힘들다.

우리들의 시야에서, 생활 속에서 점차 사라져가는 박에 새로운 생명을 부여하고 싶다는 화가 강빈씨를 지난 9일 그의 작업실에서 만났다.

건물이 즐비한 골목길을 돌아 찾은 그의 작업실에는 생활용품을 넘어 예술로 승화된 박 공예 민속품들이 곳곳에 전시되여있었다. 올망졸망한 조롱박, 표주박들은 조용히 한곳에 자리잡아 명장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는 듯했다.

작업실 안방 병풍에 가까이 다가가 보니 감나무 밑에서 흥겨롭게 떡치는 놀부 부부, 상모를 흥겹게 돌구는 나그네, 곱게 비단 한복을 차려입고 탁주를 붓는 아낙네들의 모습이 생동하게 그려져 금방이라도 박을 뚫고 뛰쳐나올 듯했다. 전통형식보다도 만화로 아기자기하게 그려진 그림들은 전래 동화 속 이야기를 속삭여 줄 것만 같았다.

평소 민속화에 특별한 애착을 갖고 있었다는 강빈씨는 룡정시 태양촌 출생이다. 그곳에서 자라난 그는 시골에 대한 감정이 뼈속 깊이 배여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때문일가? 그의 그림들을 둘러보면 절주 빠른 요즘 도시생활에서 볼 수 없었던 정답고 푸근한 시골생활을 잘 반영하고 있었다.

 

 

 

정성을 다해 만들어놓은 아름다운 박 공예품들이 제대로 인정받음으로써 전통의 맥이 끊어지지 않는다면 좋겠지만 때로는 우리들만의 자부심만으로 버티기에는 버거울 때가 많다. 박이 귀한 시대, 박 생산량이 점점 줄어드는 요즘에는 박을 구하기는 여간 쉽지 않다. 어디 그뿐인가! 강빈씨의 말에 의하면 박 공예는 얼핏 보면 쉬워보이지만 박 자체의 껍질이 치밀하고 둥글게 생겨 다른 공예보다 세밀한 작업이 필요하다고 한다.

“기억 속에서 잊혀져가는 박에 다시금 생기와 활력을 불어넣어 공예품으로 재탄생하게 해 사람들의 향수를 끄집어내고 싶었어요.”

이렇듯 강빈씨가 박을 소박한 멋과 친근함을 주는 공예품으로 새롭게 탄생시킨 것은 우리 조상들이 박을 통해 기원했던 풍요로움과 따뜻한 정감을 현재 우리들 기억 속에서 다시금 더듬어보고픈 마음에서 비롯됐다.

색바래져가는 우리 민속공예품으로 고향의 순수한 정취를 내 곁으로 가져와 그것을 간직하고 지켜가는 것, 그의 아름다운 전통 계승에 박수를 쳐주고 싶다.

민미령 황련화 윤금희 기자

파일 [ 2 ]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3624
  • - 긴밀한 경제협력 통한 한중관계 개선 의지 밝혀     ▲ SICO(The Silk Road International Organization) 이선호 주한국총대표 ⓒ뉴스타운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2월, 중국 국빈방문 기간 중 충칭에서 열린 한중산업협력 포럼에 참석해 “대한민국의 신남북방정책과 중국의 일대일로(一帶一路) 구...
  • 2018-01-08
  • 장춘시 구태구 기타목진 신선촌 김승철서기 촌간부 구하려다 손목 중상 외국로무를 갔다가 10년전 고향에 돌아와 촌민들을 이끌고 치부의 길을 걷고 있는 장춘시 구태구 기타목진 신선촌 당지부 서기 김승철, 지난 여름에 그는 절체절명의 시각에 촌간부를 위험에서 구해내 ‘훌륭한 장춘사람'-‘...
  • 2018-01-03
  • , 등 군중들이 즐겨부르는 노래로 우리 나라 저명한 조선족 녀고음가수 방초선, 어릴 적부터 노래하기 좋아하고 춤추기 좋아하던 그는 15세에 입대하여 문예전사로 되였다. 그는 선후로 나라를 위해 많은 영예를 안아왔다. 전쟁의 포화 속에서 노래를 부르는 깊은 함의를 알게 되고 꾸준히 노래실력을 키워온 그는 달콤한 ...
  • 2017-12-20
  •    료녕춘명변호사 사무소 주임 조봉 변호사   13일, 북경 만달(万达)문화호텔 7층에서는 문재인 한국 대통령이 부인과 함께 재중 한국인들과 독립유공자 후손 등 해당관계자 400여명을 초대한 초청간담회가 진행, 이번 초청간담회에는 료녕공안사법관리간부학원 교수, 료녕춘명변호사 사무소 주임인 조봉...
  • 2017-12-18
  • 미래의 승무원들의 마음속에 아름다운 꿈을 심어주는 인재양성의 요람을 맨주먹으로 일떠세운 이가 있다. 지난 1일에 만난 연변항공승무학교 교장 겸 당지부 서기 최옥금씨(54세)가 바로 그 주인공이...
  • 2017-12-15
  • 웨이하이애심여성협회 신영옥 차세대위원장   신영옥 회장이 사무실에서 인터뷰를 받고 있다.     (흑룡강신문=웨이하이)김명숙 기자=“젊은이들과 함께라면 사는게 신나고 더 젊어지는 것 같아요”   웨이하이애심여성협회 신영옥 차세대위원장의 말이다. 48세 나이 답지 않게 젊어보이고 카리스...
  • 2017-12-06
  • 재한조선족유학생네트워크(KCN) 황병모 회장 서울대 대학원 재학중 8대 회장 뽑혀 "진로개척 도움주겠다"    (서울=연합뉴스) 강성철 기자 = 한국에 입국해 대학원 석·박사 과정을 밟는 조선족 학생은 몇 명이나 될까?   국내 조선족 대학원생은 무려 2천500명에 달한다는 통계를 낸 단체가 있다. 바...
  • 2017-11-25
  • 조선족 출신으로 문예지 통해 ‘첫 등단’한 이송령 씨   “힘들 때 있지만 ‘희망’ 품고  ‘반짝이는 존재’가 되고 싶어  내년 귀화 주민증 취득 계획”   “중국 하얼빈(哈爾濱)에서 조선족으로 태어나 어려서부터 한국어를 썼지만 외국인 신분&hel...
  • 2017-11-24
  •   젊은 시절의 음악가 백문순   -연변가무단의 첫 클라리넷 연주자 백문순은 음악가 백철의 아버지 일전에 필자는 저명한 재미조선족 음악가 백철클라리넷리스트를 취재하면서 그의 뒤에 서 계시는 크고 위대한 산, 백철씨의 아버지 백문순음악가와 어머니 최금성무용가의 존함을 듣게 되였다. “부모는 자...
  • 2017-11-22
  •      (흑룡강신문=하얼빈)웨이하이 애심여성협회는 2015년 2월에 설립, 짧은 2년8개월밖에 안되지만 ‘꿈과 사랑, 나눔과 정열로 동반성장’을 슬로건으로 웨이하이지역 조선족여성뿐만 아니라 다문화 가정의 여성들을 위한 친목교류, 차세대리더양성, 자선공익, 자녀교육, 그리고 민족문화 전승...
  • 2017-11-10
‹처음  이전 39 40 41 42 43 44 45 46 47 48 49 다음  맨뒤›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