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민의 아들로 태여나 부모를 도와 농사일을 하다가 농사를 지어서는 아예 전도가 없다는 결론을 내리고 연길에 와서 창업하고 보쌈집을 경영하더니 인젠 다시 농촌에 돌아가 농촌을 변화시키겠다고 마음 먹은 젊은이가 있다.
훈춘, 룡정, 연길에 있는 사과배기지, 남새기지, 입쌀생산기지, 양계장, 매장과 음식점 사이를 오가며 항상 얼굴에 웃음이 넘실거리는 최한(47)씨를 만난 건 지난 6월 말의 어느 하루였다.
일군들과 함께 입쌀생산기지를 돌아보고 있는 최한(왼쪽사람).
“음식점을 경영하면서 내가 먹는 음식이 내 피가 되고 내 살이 된다는 것을 알게 되였지요.” 최한(47)씨는 항상 깨끗한 음식을 고객들에게 대접하고 싶었다고 하면서 그러다보니 농업분야의 전문가와 음식분야의 전문가들을 만나 가르침을 받게 되고 관련 서적들을 뒤지게 되였다고 말한다.
독실한 독서가이기도 한 최한씨가 재배전문가인 연변농업과학원 박영진교수를 스승으로 모신지는 벌써 10년이 된다. 박교수의 지도로 그는 자연농법을 터득했고 그 방법으로 남새와 입쌀과 사과를 재배하고 있다.
훈춘의 치벽한 농촌마을에서 태여난 최한씨는 어려서는 먹고 살기 위해 농사일을 하였지만 음식점을 경영하면서부터는 깨끗한 음식을 만들기 위하여 남달리 농사에 관심을 가지게 되였다고 한다.
남새기지에서 싱싱하게 자라고 있는 적근대가 먹음직스럽다.
“우리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남부녀대하고 두만강을 건너 이땅을 개간할 때는 화학비료가 없었지요. 그래도 풍년이 든 해에는 팔뚝같은 옥수수와 개꼬리만한 조이삭, 떡돌 같은 호박이 창고에 넘쳐났다는 이야기를 어느 책에서 읽은 기억이 나요.” 자연농법을 설명하기 위하여 최한씨는 이렇게 허두를 뗀다.
다 알다싶이 생산량을 추구하던 시절에 만들어진 것이 농약이고 화학비료다. 땅의 비옥도나 식물의 본능적인 생존수단과는 관계없이 식물의 생산량을 높여주는 농약이나 화학비료는 식물의 결과물에 함유된 영양분은 아예 고려하지 않는 것이 특점이다. 고혈압이나 동맥경화 환자들에게 특별히 좋다는 가지에는 원래 산성과 알칼리성의 균형을 잡아주는 칼륨이 풍부히 포함되여 있다. 그런데 농약을 치거나 화학비료를 치며 재배한 가지는 크고 보기는 좋지만 칼륨 함량이 현저히 내려가 인체의 수요를 만족시키지 못한다. 또 당뇨, 빈혈, 성인병에 좋다는 감자에는 원래 비타민 C가 풍부하여 건강식품이라고 했지만 농약으로 재배한 감자에는 비타민 C 함량이 미미할 정도다. 단백질, 비타민 등 많은 영양소가 들어있는 입쌀을 포함한 모든 먹거리들도 마찬가지다.
최근년간 대부분의 로동력이 대도시와 외국으로 빠지면서 많은 농촌들에서는 기계농사와 농약, 화학비료 농사가 위주로 되였다. 하다보니 농민이 키우는 황소가 농약냄새 때문에 벼짚을 먹지 않고 옥수수대를 먹지 않는 현상까지 나타나게 되였다.
박영진교수는 ‘자연농업은 자연과의 조화를 기본으로 이루어지는 농업’이라고 하면서 자연의 섭리를 따를 것을 권장한다. 이를테면 사과나무가 생장하고 결실하는 것은 후대를 번식하기 위한 수단이지 사람이 뜯어먹으라고 결실하는 것은 절대 아니다. 사과가 크고 물이 많고 보기 좋고 맛있게 하기 위하여 여러가지 농약을 치고 화학비료를 주면 결국 사과나무가 뿌리내린 땅을 죽이는 수단이 될 수도 있고 사과에 응당 있어야 할 칼륨, 칼슘, 인산, 나트륨, 철, 셀렌과 같은 미량원소의 함량이 떨어지게 된다.
최한(앞사람)과 박영진교수가 유기농사과기지를 돌아보고 있다.
최한씨는 숨쉬는 땅, 미생물이 대량으로 포함된 땅에서 생산된 농산물은 할아버지 시절의 그 맛과 그 영양분을 고스란히 갖고 있다고 말한다. 훈춘시 반석진 맹령에촌 위치한 그의 유기농사과배기지는 생초재배법으로 땅을 살려 맛갈스럽고 풍부한 미량원소를 함유한 사과를 생산하여 유명세를 타고 있다.
룡정시 로두구진 동불사촌에 위치한 그의 남새기지에서 생산되는 상추, 적근대, 오이 등은 매장에 내놓기가 무섭게 팔리고 이러한 남새를 음식재로 사용하는 이레원식당들은 싱싱하고도 맛나는 음식을 찾는 고객들로 붐빈다.
동불사촌에 위치한 20여쌍 면적의 입쌀생산기지는 논밭을 휘젓고 다니는 물오리들로 유명하다. 1200여마리의 오리가 아침에 논밭에 방출되였다가 저녁이 되면 어김없이 논가에 지어놓은 ‘집’으로 돌아오는데 지나가던 물오리들이 자기들의 놀이터로 생각하고 합류한 모양이다.
논밭은 먹새 좋은 오리들 때문에 풀 한포기 없고 오리발에 허비여진 논바닥은 벼뿌리가 기지개를 켜는 최적의 환경으로 된다. 깨끗한 논밭을 가리키면서 최한씨는 이렇게 말한다. “이전에 땀을 흘리면서 제초기를 밀고 다시 손으로 포기사이의 풀을 뽑던 때가 생각납니다. 그땐 생활도 구차했고 또 오리농법이란 무엇인지도 몰랐을 때였지요. 허허.”
오리들 때문에 논밭이 살아 숨쉰다.
소개에 따르면 오리농법으로 벼농사를 지으면 여러가지로 좋은 점이 있다. 첫째는 농약과 화학비료 대신 오리가 해충을 없애고 벼를 제외한 풀들을 없애주니 농사비용을 줄일 수 있고 둘째는 유기질함량이 높은 오리똥이 자연산 유기비료로 되여 땅을 비옥하게 하며 셋째는 입쌀에 함유된 미량원소 함량이 높아지며 넷째는 농약이 묻지 않은 벼짚이 유기비료로 고스란히 논밭에 돌아갈 수 있다는 것이다. 거기에 오리농법으로 생산한 입쌀은 가격이 일반 입쌀보다 비싸고 논밭에서 자란 오리를 팔아 얻는 소득까지 더하면 정말 ‘꿩 먹고 알먹기’식 농사가 아닐 수 없다.
현재 연길시 일부 슈퍼마켓들과 ‘해나눔자연농가’에서 팔리는 ‘친환경 입쌀’을 비롯한 농산품은 모두 최한씨가 오리농법으로 직접 생산한 입쌀과 그가 주변 농민들을 이끌고 생산한 무공해 농산품들이다.
길림신문 김태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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