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글로로고
“꽃을 만지면서 나도 꽃이 되였습니다”
조글로미디어(ZOGLO) 2017년7월6일 11시09분    조회:7455
조글로 위챗(微信)전용 전화번호 15567604088을 귀하의 핸드폰에 저장하시면
조글로의 모든 뉴스와 정보를 무료로 받아보고 친구들과 모멘트(朋友圈)로 공유할수 있습니다.
인물이름 : 리나

(흑룡강신문=하얼빈) 렴청화 연변특파원= 완연한 여름이다. 가는 곳마다 꽃이 보이니, 그야말로 꽃의 계절이다. 꽃에 대한 사람들의 사랑이 새삼스러울 정도로 모멘트에는 온통 꽃사진들이다. 숲을 자주 찾을수 없는 요즘 사람들은 좀 더 가까이에서 자연을 느끼고 싶어 꽃을 가꾼다. 거기다 세상이 각박하니 꽃에 대한 사람들의 갈증은 더 커져가는것 같다. 그래서 꽃으로 일상을 행복하게 만드는 직업이 각광받는 요즘이다.

  일명 플로리스트. 사전적 의미로는 꽃, 식물 등 화훼류와 다양한 소재를 리용해 목적별로 보기좋게 디자인하는 사람을 뜻한다.

  리나(30세, 연길)씨도 그중 한사람이다.

  꽃은 ‘열정’이다

  꽃을 꾸민다하면 습관적으로 ‘우아함’을 떠올리지만, 실상은 고된 육체로동의 반복이다. 리나씨가 아침의 여유를 꽃시장에 반납한지도 어언 1년. 사들이는데서 시작해 꽃을 다듬고 고객이 원하는 디자인으로 꾸며내기까지 쉬운 과정은 없다.

  전업주부의 우울함을 털어버리려 나선 산책에도 동네꽃방을 찾아 꽃 한다발씩 안아오던 그녀였다. 남편은 별종이라 놀렸지만 꽃이 좋았던 리나씨는 마냥 행복했다. 어린 새댁으로 시작해 독박육아만 7년을 견뎠다. 그러다 서른을 맞는 이른바 ‘아홉수’에 문득 생각이 많아진것이다.

  “나는 누굴까. 내가 좋아하는 일은 뭘까.”

  삶의 무게가 록록치 않음을 배워가던 무렵, 리나씨는 꽃 만지는 일을 시작했다. 무작정 체험반에 등록해 불철주야 열정을 불태우면서 배우고 또 배웠다. 그러다 늘 꿈꿔온, 자기만의 ‘꽃이야기’를 연것이 작년이다. 그후에도 배우려는 일념 하나로 한국에 날아가 화훼분야의 엘리트들을 만나는 등 주기적인 학습을 이어왔다.

  체험반에 등록할 때도, 항공편 티켓을 끊을 때도 리나씨는 용감했다. 생계 걱정은 안해도 좋으니 육아나 내조에만 전념해주길 바라는 집안분위기가 물론 부담됐지만 집념을 꺾을 이는 없었으니 그녀에게 꽃이란 실로 열정 그 자체였던 셈이다.

  꽃은 ‘기억’이다

  한국의 원빈·리나영 커플이 치렀던 극비결혼식을 상기한다. 남자의 고향, 그중에서도 다산과 결실의 상징으로 되는 밀밭이 버진로드(신부입장시 걷는 길)로 선택됐다. 명품도 카메라 세례도, 그 흔한 주례마저도 생략된 이들의 결혼식에서 들꽃으로 옹기종기 엮어진 화관이나 부케가 단연 돋보였었다. 이처럼 꽃은 그 자체로 긍정과 화합 그리고 아름다움을 내포하고 있으며 요즘 류행하는 스몰웨딩은 꽃의 의미를 잘 보여주는 단적인 례로 된다.

  이런 에피소드가 있었다고 한다. 우연히 들린 한 꽃방, 플로리스트가 남자인데다 손놀림이 너무 빨라 무척 신기했던 리나씨. “어렵지 않냐”고 물었단다. “어렵다니? 되게 쉽다. 그저 정해진 격식대로 똑같이 만들면 된다. 힘만 있으면 된다.” 그 말을 들은 리나씨는, 이것이 우리가 늘 접해온 꽃문화의 단면으로 느껴져 어쩐지 슬펐다고 한다.

  “격식만 생각하면서 꽃을 똑같이 만든다는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다. 플로리스트라면 단순히 꽃을 꾸미는게 아니라 저마다의 감각을 살려 독창적으로 만들어야 한다. 사람이나 행사의 성격에 맞도록 꽃을 변화시키고 의미있는 형태로 연출해내는게 우리가 할 일이다. 조화를 늘 념두에 둬야 한다. 쉽게 말해 손끝에 령혼을 실어야 하는것이다.” 리나씨는 받는 이의 취향이나 마음을 념두에 두지 않는 기계적인 테크닉은 싫다고 말한다. 이는 그녀가 한국에서의 체험반 성료에 돈과 시간을 아낌없이 투자하는 리유이기도 하다.

  욕세례를 받은적도 있었다. 소통에 문제가 생긴것. 손님은, 주문한건 꽃바구니인데 보낸건 왜 꽃다발이냐며 노발대발했다. 아침부터 욕을 바가지로 먹었지만 리나씨는 의기소침을 떨치고 꾸역꾸역 꽃을 만들어 손님에게 손수 배달해줬다.

  “꽃은 조만간 시든다. 그럼에도 사람들이 꽃을 찾는건, 그 순간의 행복한 기분을 느끼기 위해서이다. 손님의 기대를 망가뜨리고 싶지 않았다. 난 꽃을 만드는 사람이니까.” 조신함속에 숨겨진 그녀의 강단이 느껴졌다.

  꽃은 ‘나’다, 나는 ‘꽃’이다

  ‘꽃이야기’는 처음 몇개월 동안은 아무런 광고도 하지 않은채 조용히 주문만 받았지만 후에 입소문이 나면서 작은 규모의 체험반을 진행하는 등 다양한 시도를 해왔다. 막상 오픈하고나니 꽃방 운영에서 단지 꽃을 만지는 테크닉만 필요한게 아님을 실감했고 그렇게 시도한 체험반에서 수강생들을 응대하면서 얻는게 더 많았다고 한다.

  애초에 리나씨는 부대낌이 싫어져 자기만의 공간을 꿈꾸며 꽃을 배웠다. 하지만 일상은 꽃으로 인해 더 분주해졌다. “‘꽃이야기’는 나만의 작은 섬이고 성소이다. 지친 삶을 달래기 위해 이곳에서 혼자 조용히 잠수하려 했다… 그러나 혼자라는 홀가분함이 어쩐지 좋지만은 않았던 때에, 내 공간에 물밀듯이 들어오는 사람들을 보면서 저도몰래 안도했다. 참 모순된다.” 섬이란 타인이 없어야만 하는 유토피아임과 동시에 타인이 있어야만 하는 디스토피아란 말이 있다. 그녀 역시 21세기의 로빈슨 크루소처럼 혼자보단 부대끼는 삶에 더 만족을 느끼며 살고있었다.

  그러면서도 ‘플로리스트’라는 부름에는 어쩐지 송구한 마음이 든다고 했다. 자신이 가진 그릇에 비해 그 호칭이 너무 거대하게 느껴져서 그저 부끄럽다고 말했다.

  이쯤하여 한국 리해인 수녀의 ‘꽃과 나’라는 시가 떠오른다.

  예쁘다고 예쁘다고 내가 꽃들에게 말을 하는 동안 꽃들은 더 예뻐지고,

  고맙다고 고맙다고 꽃들이 나에게 인사하는 동안 나는 더 착해지고,

  꽃물이 든 마음으로 환히 웃어보는 우리는 고운 친구...

  그렇게 리나씨는 세상의 수많은 꽃들이 어떤 계절에 피고, 어떤 감촉과 향을 가졌고, 어떤 배경과 잘 어울리는지를 배우고 익히는 한편 자신의 일상을, 삶을 어떻게 영위할지를 결정하면서... 자기만의 꽃길을 만들어가고있다.


파일 [ 1 ]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560
  • 《동남아 한인경제인》 말레이시아 전광재씨 일화 말레이시아 무역유통업체 《KJ월드》의 전광재(53)사장. 기자는 지난해 한국 경주에서 개최된 월드옥타 제16차세계경제인대회를 취재하던중 우연히 말레이시아에 정착해 무역유통업에 뛰여들어 연간 450만딸라의 매출을 올리고있는 한국인 전광재씨를 만나게 되였다. 정든...
  • 2013-04-16
  •   '경영은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예술' 장신의 경영신조...   (흑룡강신문=하얼빈) 장신(張欣ㆍ48) 소호차이나 CEO는 공동 대표인 남편 판스이와 함께 중국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부부 경영인으로 꼽힌다. 인기 블로거로도 활동하고 있는 이들 부부의 말 한마디는 부동산 뿐만 아니라 경제 전반에까지 영향을 ...
  • 2013-04-12
  • 심양신길달무역회사 리정선사장의 창업스토리 요즘은 녀성들도 당당하게 남성들과 어깨를 겨루며 창업하는 시대, 성공한 녀사장들이 갈수록 늘어나고있다. 심양신길달무역회사 리정선(1968년)사장도 그중 한 사람이다. 심양태생인 리정선씨는 지난 1991년 동북재정대학을 마친후 심양변압기제조공장 재무과에 배치받아 2001...
  • 2013-04-09
  • 중국조선족기업가협회회장 집행회장 료녕성 신성그룹 표성룡회장 수억원의 자산에 수천명의 직원을 거느린 료녕성 신성그룹 표성룡회장(57세), 허스키한 목소리에 무뚝뚝한 평안도억양으로 얼굴에 편안한 웃움을 띤 그의 얼굴에는 자신의 꿈꾸는 일에 대한 뜨거운 열정과 름름한 배려가 한데 엉켜있어 언제나 손에 잡힐듯한...
  • 2013-04-09
  • 길림천우그룹 전규상 회장 사람의 내외면을 한꺼번에 표현할수 있는 단어가 있다. 터벅터벅 길을 걷다가 스치는 사람들속에서조차 공기처럼 쉽게 발견되는 , 그래서 어찌보면 더욱 느끼기 힘든 "사람의 향기"가 바로 그것이다. 길림천우그룹 전규상회장(57세)한테서 풍겨오는 사람의 향기는 바로 "사람냄새"이다 바로 이런...
  • 2013-04-03
  • 한국에서 조선족이 가장 많이 살고 있는 대림동, 지하철 7호선 11번 출구 직진 50M 거리(명지성모병원 옆 건물)에 전가복음식점이 위치해 있다. 자산가치가 7억 원이 되는 규모가 큰 전가복식당의 주인은 조선족 출신 오홍매 사장이다. 1980년 연길에서 태어난 오홍매 사장은 2000년 20살 꽃다운 나이에 코리안 드림의 꿈을...
  • 2013-04-03
  • 대와현 조선족기업중 최대 납세업체로  반금방성무역유한회사(방청옥대표리사)는 2010년 복장가공업에 뛰여든후 련속 3년간 복장가공 생산액 1천만원을 돌파하며 반금시 대와현 조선족기업중 최대 납세업체로 급부상했다. 반금시 대와현 영흥진과 영구시 참전구(站前$?에 두개의 복장가공공장을 두고 180여명의 고정...
  • 2013-04-02
  • 단동성민복장유한회사 리영호리사장 1.86메터 거구의 리영호(1969)씨는 단동지역에서 기업인으로보다 가수로 더 알려졌고 단동지역의 조선족행사때마다 두간히 초청가수로 무대에 올라 전업가다운 가창력을 발휘했다. 흑룡강성 오상시의 조선족마을에서 태여난 그는 어려서부터 노래를 잘 부른다는 평판을 들으며 가수꿈을 ...
  • 2013-04-01
  • 《영양술 하면 연변동방주업, 그게 제 꿈입니다》 -연변동방주업유한회사 박경옥리사장 영양술업계의 최고봉까지 달릴터 연변동방주업유한회사 리사장 겸 총경리 박경옥 우리 몸에 좋은 효능을 주는 웰빙식품으로 인기가 높은 더덕이 질좋은 곡주와 만나 건강한 더덕술로 뜨고있다. 연변동방주업유한회사가 생산하고있는 더...
  • 2013-03-29
  • ㅡ심양장수촌건강제품 양춘봉씨의 창업스토리 심양장수촌건강제품유한회사 양춘봉사장(47)은 우연한 기회에 한국건강제품과 인연을 맺어 현재는 평생의 사업아이템으로 승부를 걸고있다. 연변 화룡태생인 양춘봉씨는 지난 1987년 동북재정대학을 마친후 국가재정부에 배치받아 국가재정부 특파원신분으로 길림성재정청에 파...
  • 2013-03-27
‹처음  이전 35 36 37 38 39 40 41 42 43 44 45 다음  맨뒤›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