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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족·탈북자까지 다문화에 넣는 게 맞나요?'
조글로미디어(ZOGLO) 2018년6월15일 10시13분    조회:4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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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물이름 : 예동근
[박종호의 다문화에 비친 우리] 23

조선족 출신 예동근 씨
"조선족·탈북자까지 다문화에 넣는 게 맞나요?"

 
부경대 국제지역학부 예동근 교수는 조선족 출신으로 한국에는 2003년에 처음 왔다. 주로 대학에만 있다 보니 조선족이라는 이유로 직접적인 차별은 받지 않은 편이다. 하지만 불법 체류자로 오인되어 거리에서 신분증 제시를 요구받는 일까지 피해 갈 수는 없었다. 그게 계기가 되어 조선족 타운을 찾아다니며 조선족 처우 개선을 위한 연구도 진행했다. 2012년에 <조선족 3세들의 서울 이야기>를 출간한 것도 조선족에 대한 한국인의 시선이 바뀌기를 바라는 마음에서였다고 한다. 
 
예 교수의 부인 역시 조선족 출신의 부산대 전자공학과 김향란 교수다. 이들 부부는 조선족 유학생으로 국내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하고 교수로 임용된 첫 사례. 중국 경제의 급성장 덕분에 조선족 이미지가 많이 달라지며, 조선족은 한국과 중국 사회를 연결시킬 수 있는 능력을 갖춘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늘고 있단다. 조선족 3세 중에는 교수, 법조인, 기자, 대기업 사원도 많다니 영화나 드라마 속에 등장하는 조선족에 대한 편견도 이제는 사라질 때가 되지 않았을까. 
 
예 교수는 다문화를 10년간 연구해 온 전문가답게 다문화 지원 정책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관련 예산이 급격하게 늘다 보니 다문화 분야가 너무 커지고, 예산은 합리적으로 쓰이지 않게 되었다는 것이다. 다문화 가정에 직접 도움이 되기보다 인건비로 나가는 예산이 훨씬 많은 구조라고 했다. 조선족을 다문화 범주에 포함시키는 데도 이의를 제기했다. "우리는 한민족이라는 같은 역사와 전통이 있어서 한국에 찾아왔는데 다문화라는 문화 통합 정책 안에다 왜 조선족을 집어넣나요?" 다문화는 한 사회 안에 여러 민족이나 여러 국가의 문화가 혼재하는 것을 이르는 말이다. 같은 민족인 탈북자를 다문화에 포함시키는 것도 매우 이상한 일이다. 
 
최근 남북관계가 급진전되며 통일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자 조선족과 탈북자는 다문화 분야에 있지 말고 통일 분야로 가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고 한다. 정책이 오락가락하며 조선족과 탈북자는 다문화와 통일 사이를 왔다 갔다 했다. 서로 말이 통하는 조선족은 다문화 사이에 교량 역할을 할 수 있다. 탈북자는 통일이 되면 중요한 역할이 기대된다. 조선족과 탈북자 문제를 다문화와 떼어서 정립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예 교수는 "한국이 보다 통합적인 사회가 되기 위해서는 통일과 다문화 사이에서 지나치게 한쪽으로 가지 말아야 한다. 안정적인 사회가 되려면 마이너리티(소수자)를 줄여야 한다"고 말했다. 다문화와 한민족에 대한 진지한 성찰과 고민이 필요한 때이다.

박종호 논설위원
부산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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