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글로로고
88세 로인, “글그림은 나의 랑만이고 꿈…”
조글로미디어(ZOGLO) 2018년6월22일 09시54분    조회:3707
조글로 위챗(微信)전용 전화번호 15567604088을 귀하의 핸드폰에 저장하시면
조글로의 모든 뉴스와 정보를 무료로 받아보고 친구들과 모멘트(朋友圈)로 공유할수 있습니다.
인물이름 : 최석준


“우리 글은 특히 글그림을 그려내기 안성맞춤하다. 글자 하나하나로, 자음과 모음마다 이야기를 만들어 낼 수 있다. 이러한 우리 말과 글이 자랑스럽다.”
 
일명 ‘글자체 회화’라고도 불리우는 ‘글그림’은 자형 설계의 필요에 의해 디자이너들이 합리적인 글자체를 설계하면서 생긴 새로운 회화쟝르이다. 이른바 글자를 쓰고 거기에 기초해 해당 내용의 그림을 만들어내는 것, 다소 생소하면서도 누구나 한두번은 접해봤을 법한 회화의 일종이다.
 
지난 7일, 사무실로 찾아온 최석준 옹(88세)의 서류가방에서는 보기에도 상당한 재치와 창의력을 필요로 하는 그림작품들이 쏟아져나왔다.
 
손바닥만한 그림 한장한장마다 그의 정성과 재치가 녹아있었다.
 
“그림을 그리는 것은 나의 랑만”이라고 말하는 최석준 옹은 “나이가 들어 그런지 기억력은 점점 흐려지지만 글씨로 어떤 그림을 만들어낼지, 구상만은 머리속에서 끊이질 않는다.”며 자신의 일상을 털어놓았다.
 
그가 이처럼 소위 ‘글그림’을 그리기 시작한 것은 하나의 특별한 계기로 인해서다. 15세에 참군한 최석준은 당시 동북인민해방군 1644사 492퇀의 위생원으로 있었는데 그가 소속한 부대는 장춘포위전(해방전쟁)중 한차례 전역에서 승리하며 적군의 전방포를 로획했다. 그 기쁨을 담아 최석준은 ‘싸울 전(战)’으로 전방포 한대를 그려냈는데 이 그림은 곧 《전투속보》에 발표됐고 전우들의 사기를 북돋아주는 데 큰 역할을 했으며 최석준 역시 이를 통해 무한한 영광을 느끼게 됐다. 그의 나이 17세, 첫 ‘글그림’ 작품이 ‘탄생’하게 된 것이다. 이후에도 그는 꾸준히 ‘글그림’을 그려냈다.
 
퇴역 후 그는 선후하여 주 위생방역소, 결핵병원, 사회정신병원 등 단위들에서 의료사업에 종사했다. 한편, 여가시간을 리용해 ‘글그림’을 그리는 일에 게을리하지 않았다.
그는 “우리 글은 특히 글그림을 그려내기 안성맞춤하다.”고 말한다. 이를테면 자음 ‘ㅊ’는 천태만변이여서 꽃 모양을 만들어낼 수도 있고 고래등 같은 기와집을 그려낼 수도 있으며 별의 모양을 낼 수도 있다. 글자 하나하나로, 자음과 모음마다 이야기를 만들어낼 수 있는 글, 최석준 옹은 이러한 우리 민족의 말과 글이 있어 자랑스럽다고 말한다.
이렇게 그린 그의 ‘글그림’ 작품은 무려 200여점, 산수, 동물, 인물 등 다양한 주제와 내용을 아우르고 있다. 게다가 그림을 그리는데 사용하는 재료는 전부 재활용품, 그는 “손자들이 쓰다가 버린 꽁다리연필이나 붓, 물감을 모아서 사용하며 화보를 보면서 멋진 배경이 될 법한 페지는 오려두었다가 사용한다.”고 말했다. 심지어 주사바늘까지 등장한다. 립체적 효과를 내기 위해서 종이 뒤면을 주사바늘로 찍어 도드라지게 만드는 것이다. 단 한번도 전문적인 회화기교를 배운 적 없다는 최석준 옹은 이처럼 생활에서 만나는 모든 요소를 자신의 작품과 직결시켰다.
 
“나는 노래 부르기 좋아하고 식물을 키우는 것이 좋으며 옥편을 뒤져 내가 모르던 글자와 만나는 일이 좋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을 동원해 글그림을 그려내는 일이 가장 즐겁다.”
 
그림 한점을 그리는데 때로는 옹근 반나절이 걸릴 때도 있다. 건강상태가 전보다 퍽 못해져 식구들은 아직도 ‘글그림’에 매달려있는 그를 몹시 걱정하고 있다.
 
“그래도 멈출 수가 없다. 아직도 눈 감으면 여러 구상들이 떠오르는데 죽기 전에 이 걸 다 그려낼 수 있을가. 죽는 것은 두렵지 않으나 다 그리지 못하고 죽는 것이 아쉬울 뿐이다.”라고 말하는 로인의 얼굴엔 평온한 미소가 어려있다.
 
연변일보 글·사진 박진화 기자

파일 [ 2 ]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3624
  • 북경 강어헌 로인의 집(北京康语轩老年公寓, 이하 로인의 집으로 략칭) 김은경 원장은 치매로인들은 단기기억을 상실하는 등 증세가 있지만 존엄있는 삶을 살아야 한고 강조하면서 강어헌은 인간을 중심으로 둔 리념하에 설립된 전문양로기구라고 밝혔다.     △ 북경 강어헌 로인의 집과 김은경 원장   20...
  • 2020-12-03
  • 일본 K&K소프트주식회사 주홍철대표의 창업이야기     종말이 묘연한 코로나19로 인해 움추리는 기업과 직격탄을 맞은 기업들이 적지 않은 중, 지금이 바로 기업전략을 세우는 시기라며 그 도미노사태를 피하고 있는 기업인이 있어 만나보았다.   그가 바로 현재 일본 관공서,은행,병원,기업 등을 위해...
  • 2020-11-27
  • 왕관의 무게를 견디는 자 모자를 써라 칭다오조선족골프협회 김봉웅 회장     “나에게 골프는 인생의 전부가 아니다. 하지만 나의 인생에 필수품인 것은 확실한 것 같다. 골프를 통해 느끼고 터득하고 배울 수 있는 것이 너무 많기 때문이다.”     칭다오조선족골프협회 김봉웅 회장(51세...
  • 2020-11-26
  • 요즘 틱톡을 통해 노래를 부르는 한 조선족 가수를 봤다. 의연히 카리스마 넘치는 그녀는 1988의 주제곡 “걱정말아요 그대”를 부르며 행인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었다. 물론 1분도 안되는 사이 내 마음도 이미 그녀의 가창력에 매료되여 있음을 발견했다.           ...
  • 2020-11-26
  • 천재 바이올리니스트 마이클 라빈이 연주한 , 그만의 섬세한 테크닉이 틱틱거리는 레코드판 특유의 잡음을 뚫고 나온다. 음악이 담은 울적함에 빠져 허우적대다 돌아오는 기차시간을 놓칠 번했다. 간편한 음악감상 방식에 길들여진 귀가 호강하는 순간이였다. “어떠세요? 파일로 듣는 것과는 확실히 다르죠? 레코드판...
  • 2020-11-25
  • 한국 2020석재문화상에 조선족 권오송 수묵작가가 선정됐다고 한국언론이 보도했다.   석재기념사업회(회장 김진혁)는 2020석재문화상 수상작가로 권오송 수묵 화가를 선정했다.     권오송 작가는 흑룡강대학교 예술학원 교수로 정년퇴임하고 한국의 추계예술대학교 회화과 석·박사 과정 교수로 재...
  • 2020-11-18
  • 권기식 한중우호도시협회 회장 인터뷰        중국 공산당 제 19기 중앙위원회 제 5차 전원회의에 대한 총평은?   지난 10월 26일부터 29일까지 진행된 중국 공산당 19기 5중 전회는 코로나19 팬데믹과 미중 갈등이라는 세기적인 위기 속에서 중국 공산당이 중국의 발전과 번영에 대한 자신감을 중국 인민과...
  • 2020-11-18
  • 항미원조 참전군인 김명숙 리직 후 생활을 이야기하고 있는 김명숙 로인. 4일, 연길시 하남가두에 살고 있는 항미원조 참전군인 김명숙(82세) 로인을 만났다. 그녀가 입대하게 된 계기는 다른 사람들과는 좀 달랐다고 한다. 김명숙 로인은 “가부장적인 아버지한테서 벗어나고 싶었고 또 그렇다고 시집 가서 평범한 인...
  • 2020-11-17
  • 초동은 중국조선족연극 100년의 견증인 초동(草童)이라 이름하고 해방전부터 ‘미친듯이’연극에 심취하신 분이 계신다. 새싹처럼 시들지 않고 생생한 푸르름을 지킨다는 예명(艺名)의 뜻을 빌어서인지 90세를 바라보는 고령임에도 초동의 모습은 그처럼 씩씩하고 당차고 멋스러웠다. 세월은 쉬임...
  • 2020-11-13
‹처음  이전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다음  맨뒤›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