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운동가 후손을 비롯한 강제징용자, 재외동포 권익신장에 기여한 공적이 큰 유공동포 등 27명이 재외동포재단(이사장 이광규) 초청으로 5일 방한한다.
이들은 오는 11일까지 머물며 국립현충원, 청와대, 국사편찬위원회를 방문하고 금강산 관광을 한 뒤 삼성전자 등 산업체를 둘러볼 예정이다.
다음은 이번에 방한하는 주요 유공동포의 면면이다.
▲필랸스카야 옐레나(45.여)씨와 예브게니 김(65)씨-독립운동가 김경천(1888-1942)선생의 손녀와 손자. 김경천 선생의 둘째 아들 겐지나 김씨의 딸인 옐레나씨는 러시아 모스크바에, 선생의 삼남인 페테르 김씨의 아들인 예브게니씨는 카자흐스탄 카라간다에 각각 거주한다.
옐레나씨는 카자흐스탄에서 출생해 카자흐스탄국립대학을 졸업하고 모스크바로 가 소아과 의사로 활동 중이며 예브게니씨는 카라국립의대를 졸업하고 2004년까지 시 위생 보건국 의사로 활동하다 은퇴했다.
'시베리아 항일영웅' 김경천 선생은 1919년 일본군을 탈출해 만주로 망명해 신흥무관학교에서 독립군을 양성했고, 1920-1922년 노령에서 창해청년단 사령장, 수청고려의병대, 한국 의용군 등을 지휘했으며 1922년에는 고려혁명군 사령관으로 항일 무장투쟁을 했다. 1998년 대통령장이 서훈됐다.
▲로베르트 계(66)씨=독립운동가 계봉우(桂奉瑀,1880-1959)선생의 손자. 크즐오르다주 스르다리야 솔로튜베에서 출생해 할아버지와 함께 살았다. 현재 카자흐스탄 타라즈에 거주하는 그는 1991년부터 장사를 하고 있다.
카자흐스탄에서 활동한 한글학자이며 역사가인 계봉우 선생은 임시정부 수립 후 상하이(上海)로 건너가 민족운동에 가담했다. 얼마 후 임시정부의 명령으로 모스크바로 향하던 중 러시아 내전으로 외몽골 치타로 옮겨가 한글잡지 '새바람'의 주필로 일했다. 그 후 블라디보스토크와 하바로프스크 등지를 전전하며 우리말 독본을 내거나 한글을 가르쳤으나 1937년 스탈린 정권에 의해 카자흐스탄 크즐오르다로 강제이주 당했다. 1995년 8월 건국훈장 독립장이 추서됐다.
▲박이골(77)씨= 독립운동가 박 드미트리 니콜라예비치의 아들. 1937년 연해주에서 우크라이나로 강제이주한 이후 카자흐스탄으로 가 고등학교를 마치고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 대학을 졸업한 전형적인 고려인 강주이주 세대. 그는 1972년부터 모스크바에서 건설기사로 일하고 있다.
독립운동가 박 드미트리는 국제 빨치산부대에 들어가 항일 운동을 펼쳤고, 이르쿠츠크 붉은 군대 지휘관 학교를 나와 지휘관이 됐으며 1929년 중동선 철도 분쟁에 따른 치열한 전투에서 공을 세웠다. 1937년 스탈린에 의해 박해를 받다 이후 소식이 끊겼고 1953년 명예가 회복됐다.
▲림태환(70)씨= 사할린으로 강제 징용됐다 다시 일본 도쿄 탄광으로 이중징용된 림능소씨의 아들. 러시아 유즈노사할린스크에 거주하는 림씨는 자신의 가족을 평생 이산의 슬픔 속에 살도록 한 일제의 만행에 치를 떨고 있다.
▲레오니드 강(64)씨= 1971년 타지키스탄 공예전문대학 건축학과를 졸업하고 두쌴베기브로고르 설계대학교 총장을 지낸 인물. 건축설계로 이름을 날린 그는 두쌴베에 있는 한 거리에 이름이 명명될 정도로 실력을 인정받은 고려인이다.
그는 1981년 건축협회장에 이어 타지키스탄 연방국 건축부 차관까지 지냈다. 현재 러시아 건축자 연합회원으로 고려인 관련 각종 건축의 무료 설계를 맡아주는 등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2006/07/04 (서울=연합뉴스) 왕길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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