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 꺼진 객석. 무대에 조명이 켜지자 삼현륙각 반주에 맞춰 흰 장삼자락이 하늘을 찌르고 남색 치마, 흰 저고리, 붉은 가사, 흰 고깔이 나비처럼 춤추며 하얀 버선발이 관객의 멎은 호흡 마디마디를 사뿐사뿐 밟는다.
지난 12일 서울 강남구 대치동 ‘한국문화집 코우스’에서 조선족출신 한국 전통무용가인 리화의 ‘무미 화향 2006 리화의 춤’ 공연이 열렸다.
리화(36·녀)는 이날 공연에서 무형문화재 27호 예능보유자인 스승 정재만이 안무를 맡은 ‘승무’, ‘큰태평무’, ‘살풀이춤’과 자신이 직접 안무를 맡은 ‘붉은댕기’ 등을 선보였다.
이날 공연은 원 인천지방검찰청 리정학계장, 인천일보사, 리상인법률사무소, ㈜마진건설, 지예종합건설㈜, 모아종합건설㈜, 삼정하우징㈜, 유림교역, 신화종합목재, 탑매쓰학원 등에서 한화 2000만원을 후원해 이루어졌다.
중국 연변대학과 중앙정법대를 졸업하고 현역 군인으로서 94년부터 2003년까지 중국 인민해방군의 안무를 맡으며 중국에서도 높은 사회적 위치에 오른 그녀가 뒤늦게 한국 전통춤에 빠져든 리유는 민족이라는 원형적 뿌리의식때문이다.
그녀는 “여러 민족의 예술과 무용이 중국에 보급됐으나 우리 민족의 문화와 무용보급은 미흡해 안타까웠다”며 “조선민족의 뿌리를 찾고 민족의 우수성을 널리 빛내고 싶어 한국전통무용을 계승하게 됐다”고 말했다.
중국 무용에도 일가를 이룬 그녀가 바라보는 우리의 춤세계는 고요함 속에 역동성이 있고 역동성 속에 고요함이 있다.
리씨는 “한국춤은 인간 내면세계를 깊은 호흡으로 전달한다. 그래서 한국춤은 년륜이 쌓일수록 매력이 느껴진다”고 우리춤을 평한다.
숙명녀대에서 스승 정재만으로부터 전통무용을 전수받고 올해 석사학위를 받은 그는 무용리론과 철학적 세계관을 함께 지닌 진정한 예술가로 거듭나기 위해 철학 박사과정을 밟을 예정이다. 이후 중국에 돌아가서는 국제 예술교류와 한중교류의 전도사 역할을 하고싶은 당찬 포부도 가지고 있다.
2006/06/03 흑룡강신문 리인선 기자, 박태청
리화 간력
1994년 중국 연변대학 졸업
1996년 중국 련합대학 졸업
2000년 중국 중앙정법대학 졸업
1994~2003 년 중국 군부대 안무자
2003년 중국 연변대학 연수
2006년 한국 숙명녀자대학교 석사학위 취득
중국 무용가협회 부주석
중국 길림성 무용가협회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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