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글로로고
조정래, 소설가 를 만나다
조글로미디어(ZOGLO) 2006년3월6일 08시47분    조회:8514
조글로 위챗(微信)전용 전화번호 15567604088을 귀하의 핸드폰에 저장하시면
조글로의 모든 뉴스와 정보를 무료로 받아보고 친구들과 모멘트(朋友圈)로 공유할수 있습니다.
[원제: 소설가 조정래를 만나다]

“지난 20년간 술·담배도 안하고 면벽, 참선하듯 소설만 썼습니다. 그러나 대하소설 쓸 때도 다른 소설을 구상해왔습니다.” 오랜만에 인터뷰에 응한 소설가 조정래씨는 주말인데도 넥타이와 양복차림이 엄격했고, 얼굴엔 생기가 넘쳤다. 그는 신작장편 ‘인간연습’을 발표하면서 “새 이정표를 세운다”고 말했다.

―무엇을 쓸 것인가? “남북 분단을 다룬 문학은 계간 ‘실천문학’에 발표한 장편 ‘인간연습’으로 끝이다. 5월에는 단행본이 나온다. 앞으로 2~3년간 500~600장 분량의 장편소설들을 쓸 생각이다. 4~5편 정도 구상하고 있다. 강대국의 횡포, 종교와 인간 존재, 예술가의 내면, 손주들을 위한 동화 등 여러 주제로 쓸 생각이다. 75세까지 12년간 더 쓰겠다.”

―대하소설은 왜 안 쓰나? “‘태백산맥’과 ‘한강’, ‘아리랑’의 원고지를 쌓으면 5m50이다. ‘태백산맥’은 고통을 몰라서 썼다. 그러나 원고지 1만5000장의 첫 장을 쓰고 나서 느끼는 암담함이 갈수록 커졌다. 어느 독자가 ‘한강’ 이후도 써달라고 했다. 나는 “젊은 작가들이 해야 할 일”이라며 사양했다.” ―‘인간연습’은 무엇을 담으려 했나? “장기수 출신인 주인공은 소련의 몰락과 굶주리는 북한을 보며 “헛살았다”며 괴로워한다. 그는 고아원에서 아이들을 돌보는 것으로 새 위안을 찾는다. 내 분단 문학의 흔치 않은 해피엔딩이다.”

―왜 그런 결말을? “자본주의가 완전한가? 북 체제도 마찬가지다. 전향 장기수의 실망은 그 쪽에도 한계가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불완전한 인간은 완벽한 이데올로기를 만들 수 없다. 그 실패를 통해 인간은 겸손을 배워야 한다.” ―작가 본인의 이데올로기가 편향적이라는 지적도 있다. “오해다. 나는 사회주의를 찬양한 적이 없다. 반공을 앞세워 마치 공산주의자를 악마나 흡혈귀처럼, 인간이 아닌 것처럼 그린 것에 이의를 제기했을 뿐이다.” ―왜 고발 당했다고 생각하나?

“나를 가두고 책을 판금하고 싶었겠지. 사명에 투철한 작가일수록 정권과 불화할 수밖에 없다. 남한이나 북한 정부, 둘 다 사실을 사실대로 이야기하는 것을 막아왔지 않나? 1994년 ‘태백산맥’의 이적성 문제로 검찰이 내게 해명을 요구한 것은 200건 정도다. ‘재판도 없이 토벌대장의 목을 쳤다’는 부분이 한 예다. 국회기록으로 남아 있는 엄연한 사실이어서 문제 없었다. 무죄소명을 위해 사용한 자료는 내년 4월 전남 벌교에 문을 여는 ‘태백산맥 문학관’에 소장할 것이다.”

―분단을 중심으로 한 문학으로 노벨상을 받을 수 있을까? “주면 마다할 이유야 있겠나? 내 소설은 우리민족이 겪은 비극을 다루고 있지만, 크게는 인류의 공동선을 추구하고 있다. 프랑크푸르트 도서전에서 열린 한국 작가와의 만남 때 독일 참석자들이 “같은 분단국가지만 독일에서는 분단문학이 팔리지 않는다”고 지적하더라. 나는 “너희는 내전을 겪지 않았지만, 우리는 전쟁했고, 상처를 주고 받았고, 치유하고 싶어한다”고 말해줬다. 조선일보도 우리 문학의 국제적 교류에 힘써야 한다.”

―대하소설 세 편에 한국의 20세기를 담았다. 21세기 전망은 어떻게 보나?

“전쟁 겪고 우리처럼 발전한 나라 있나? 돈 가진 사람들이 스스로 존경 받도록 사회적 책무를 다해야 하고, 양극화 문제도 해결해야 한다. 그러나 전반적으로 희망이 크다.” ―시민단체 임원으로 과거사 문제에도 적극적이던데. “조사 대상 대부분이 죽었다. 처단하려고 과거사 조명하자는 것이 아니란 얘기다. 그러나 기록은 해야 한다. 밝힐 것은 밝히고 넘어갈 수 있을 만큼 우리 사회는 민주적으로 성숙했다. 조선일보도 전향적인 자세를 보여야 한다.”

―조선일보는 ‘조선일보 80년 사사(社史)’에서 이미 공과를 밝혔다. “그런데 왜 친일규명을 반대하는 것처럼 비쳐질까? 그렇게 비쳐지는 것이 이롭지는 않을 것이다.” ―통일 전망도 낙관하는가? “우리는 이미 절반쯤 통일한 상태다. 금강산 관광과 개성공단, 상상이나 해봤나? 서서히 해나가면 된다.”

“손으로 쓰며 사색… 컴퓨터·휴대전화 사절” 조정래의 글쓰기 조정래씨에게는 2개의 문명의 이기(利器)가 없다. 컴퓨터와 핸드폰. 소설 쓰는데 방해되기 때문이다. “손으로 한 자 한 자 쓰면 머리가 아닌 손으로 사색하는 것 같아요.” 그는 손으로 쓰는 질감을 즐긴다. 문장 하나 쓰려고 한 나절 고민할 때도 컴퓨터는 쓸모가 없다고 생각한다. 휴대전화도 자유를 구속당하는 것 같아 사절이다.

세상과 담을 쌓은 것은 아니다. 대하 소설 ‘한강’과 ‘아리랑’을 쓸 때는 세계 곳곳을 돌아다녔다. 기억에 남는 것은 사우디아라비아 현지 취재. “사우디가 기자와 작가 입국을 원천 봉쇄했어요. 사우디 대사를 세 번 만났고, 오일 달러로 한국이 도움 받은 얘기 쓰겠다고 했죠.” 훗날 ‘한강’이 나온 뒤 그는 소설을 사우디 대사관에 보냈다. “감사하다”는 인사도 받았다.

조씨는 얼마전 ‘족쇄’ 하나를 벗었다. 그는 1994년 4월 이승만 전 대통령의 양아들 이인수씨와 대한파월유공전우회 등 8개 단체로부터 국가보안법 위반 등 혐의로 고소·고발당했는데, 이 사건은 지난해 4월 검찰이 최종 무혐의 처분을 내림에 따라 11년 만에 마무리됐다.

[조선일보 김태훈기자]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3624
  • 독일에서 유학하는 소프라노 박자영(33)씨가 모차르트 탄생 250주년을 맞아 지난 6일(현지시간) 체코 프라하에서 올해 처음 열린 '아드 호노렘(친애하는) 모차르트' 국제 성악콩쿠르에서 대상을 차지했다. 재독작곡가 장영구씨는 9일 "박자영씨가 2-6일 이어진 1, 2차 예선을 통과해 6명이 올라온 3차 최종 결선에서 심사위...
  • 2006-08-09
  • 료녕성조선족리과장원 ㅡ최월명 금년 대학입시에서 철령시조선족고중의 최월명학생은 641점의 높은 성적으로 료녕성조선족리과장원을 따내고 남개대학 공상관리전업에 록취돼 사람들의 부러움을 자아내고있다. 최월명학생은 공부에 그 어떤 비결이 있는가라는 필자의 물음에 《비결이란게 따로 없어요. 푸른 잎이 없으면 아...
  • 2006-08-09
  • ALA 주관 유명인사 캠페인 포스터에 재미동포 여성 코미디언 1호이면서 배우인 마거릿 조(38·사진)가 최근 ALA(Ameria Library Association)가 주관하는 유명인사 ‘독서(Read)’ 캠페인 포스터 모델로 선정됐다. 7일 미국도서관협회 홈페이지(www.ala.org)에 따르면 다소곳이 책을 안고 있는 포스터와 함께 조씨의 미국 내...
  • 2006-08-08
  • 길림량식고등전문학교 남호태부교장을 만나보다 남호태부교장 전국 유일의 길림량식고등전문학교 졸업생들이 전국 각지에서 고기술의 조작능력과 실천능력, 창신능력으로 몸 담근 회사에서 주력군으로 활기띠고있다. 여기에는 학생들을 사회에서 수요하는 창신능력이 있는 인재로 키우기 위해 모든 정력과 심혈을 기울인 남...
  • 2006-08-07
  • 최근 북경에서 개최된 "2006중국관리학가포럼 및 제8회중국관리혁신대회"에서 연변을 대표한 연변아리랑매스컴발전유한회사 박준덕리사장이 "2005중국백명걸출관리인물"에 선정되는 영광을 따냈다. 기획운영계의 대표인 박준덕이 이끌고있는 연변아리랑매스컴발전유한회사는 성립된 6년래 주내의 각 류형의 기업과 단위들에...
  • 2006-08-07
  • 제5차 세계한상대회(www.hansang.net)가 100여일 앞으로 다가왔다. 10월 31일부터 11월 2일까지 부산 벡스코에서 열리는 이번 세계한상대회는 규모 면에서 역대 최고다. 1500명이 넘는 해외 한상(韓商)이 참가 신청서를 작성했고 국내 경제인들도 1500명 이상 참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회가 코앞으로 다가오면서 누구보다...
  • 2006-08-04
  • -윤동주녀동생부부를 만나 지난 14일, 기자는 연길 해당화식당에서 오스트랄리아에서 온 민족시인 윤동주의 친 녀동생 윤혜원녀사와 그의 남편 오형범씨를 만났다.이들 량주는 1947년 4월 22일에 결혼한 로부부(83세 정동갑), 올해는 바로 결혼 60년을 맞은 해였다. 윤동주와 맺은 인연 자기가 주책이 없다 보니 24살 늦은 ...
  • 2006-08-03
  • 장춘한일인테리어유한회사 김정태사장을 만나서 장춘한일인테리어유한회사는 2000년에 설립되여서부터 《정통 한국식 그대로》의 독특한 인테리어풍격으로 경쟁이 치렬한 장춘인테리어시장에 발붙여왔다. 한일인테리어유한회사는 인간을 근본으로 창조, 실무, 단련, 고효를 관리원칙으로 하였으며 신용을 생존의 기반으로 잔...
  • 2006-08-03
  • ——— 상지시조선족중학교 고중 2학년 3반 박명명학생의 이야기 "양란, 가명과 같은 사회자들을 아주 흠모해요. 그들의 연박한 지식과 유모아적인 성격, 그리고 여러 나라 언어를 구사하고있는 그들의 재질에 감복해요. 그러나 저의 리상은 명문대학을 졸업한다음 행정사업을 하는것이예요" 해맑은 미소를 ...
  • 2006-08-03
  • [원제:박찬조 사장 "시장에서의 '명함'은 품질이다"] 조선족 음주습관 우유제품으로 대체해야 적지 않은 요구르트생산기업이나 대리판매사들이 연변주에 설립되였거나 진출하려다 치렬한 경쟁에서 도태되여 거의다 '요절'되였지만 연변묘묘우유유한회사는 설립되여 근 6년간 연변시장을 석권하며 상승가도를 달리고있다. 이...
  • 2006-08-02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