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글로로고
조정래, 소설가 를 만나다
조글로미디어(ZOGLO) 2006년3월6일 08시47분    조회:8488
조글로 위챗(微信)전용 전화번호 15567604088을 귀하의 핸드폰에 저장하시면
조글로의 모든 뉴스와 정보를 무료로 받아보고 친구들과 모멘트(朋友圈)로 공유할수 있습니다.
[원제: 소설가 조정래를 만나다]

“지난 20년간 술·담배도 안하고 면벽, 참선하듯 소설만 썼습니다. 그러나 대하소설 쓸 때도 다른 소설을 구상해왔습니다.” 오랜만에 인터뷰에 응한 소설가 조정래씨는 주말인데도 넥타이와 양복차림이 엄격했고, 얼굴엔 생기가 넘쳤다. 그는 신작장편 ‘인간연습’을 발표하면서 “새 이정표를 세운다”고 말했다.

―무엇을 쓸 것인가? “남북 분단을 다룬 문학은 계간 ‘실천문학’에 발표한 장편 ‘인간연습’으로 끝이다. 5월에는 단행본이 나온다. 앞으로 2~3년간 500~600장 분량의 장편소설들을 쓸 생각이다. 4~5편 정도 구상하고 있다. 강대국의 횡포, 종교와 인간 존재, 예술가의 내면, 손주들을 위한 동화 등 여러 주제로 쓸 생각이다. 75세까지 12년간 더 쓰겠다.”

―대하소설은 왜 안 쓰나? “‘태백산맥’과 ‘한강’, ‘아리랑’의 원고지를 쌓으면 5m50이다. ‘태백산맥’은 고통을 몰라서 썼다. 그러나 원고지 1만5000장의 첫 장을 쓰고 나서 느끼는 암담함이 갈수록 커졌다. 어느 독자가 ‘한강’ 이후도 써달라고 했다. 나는 “젊은 작가들이 해야 할 일”이라며 사양했다.” ―‘인간연습’은 무엇을 담으려 했나? “장기수 출신인 주인공은 소련의 몰락과 굶주리는 북한을 보며 “헛살았다”며 괴로워한다. 그는 고아원에서 아이들을 돌보는 것으로 새 위안을 찾는다. 내 분단 문학의 흔치 않은 해피엔딩이다.”

―왜 그런 결말을? “자본주의가 완전한가? 북 체제도 마찬가지다. 전향 장기수의 실망은 그 쪽에도 한계가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불완전한 인간은 완벽한 이데올로기를 만들 수 없다. 그 실패를 통해 인간은 겸손을 배워야 한다.” ―작가 본인의 이데올로기가 편향적이라는 지적도 있다. “오해다. 나는 사회주의를 찬양한 적이 없다. 반공을 앞세워 마치 공산주의자를 악마나 흡혈귀처럼, 인간이 아닌 것처럼 그린 것에 이의를 제기했을 뿐이다.” ―왜 고발 당했다고 생각하나?

“나를 가두고 책을 판금하고 싶었겠지. 사명에 투철한 작가일수록 정권과 불화할 수밖에 없다. 남한이나 북한 정부, 둘 다 사실을 사실대로 이야기하는 것을 막아왔지 않나? 1994년 ‘태백산맥’의 이적성 문제로 검찰이 내게 해명을 요구한 것은 200건 정도다. ‘재판도 없이 토벌대장의 목을 쳤다’는 부분이 한 예다. 국회기록으로 남아 있는 엄연한 사실이어서 문제 없었다. 무죄소명을 위해 사용한 자료는 내년 4월 전남 벌교에 문을 여는 ‘태백산맥 문학관’에 소장할 것이다.”

―분단을 중심으로 한 문학으로 노벨상을 받을 수 있을까? “주면 마다할 이유야 있겠나? 내 소설은 우리민족이 겪은 비극을 다루고 있지만, 크게는 인류의 공동선을 추구하고 있다. 프랑크푸르트 도서전에서 열린 한국 작가와의 만남 때 독일 참석자들이 “같은 분단국가지만 독일에서는 분단문학이 팔리지 않는다”고 지적하더라. 나는 “너희는 내전을 겪지 않았지만, 우리는 전쟁했고, 상처를 주고 받았고, 치유하고 싶어한다”고 말해줬다. 조선일보도 우리 문학의 국제적 교류에 힘써야 한다.”

―대하소설 세 편에 한국의 20세기를 담았다. 21세기 전망은 어떻게 보나?

“전쟁 겪고 우리처럼 발전한 나라 있나? 돈 가진 사람들이 스스로 존경 받도록 사회적 책무를 다해야 하고, 양극화 문제도 해결해야 한다. 그러나 전반적으로 희망이 크다.” ―시민단체 임원으로 과거사 문제에도 적극적이던데. “조사 대상 대부분이 죽었다. 처단하려고 과거사 조명하자는 것이 아니란 얘기다. 그러나 기록은 해야 한다. 밝힐 것은 밝히고 넘어갈 수 있을 만큼 우리 사회는 민주적으로 성숙했다. 조선일보도 전향적인 자세를 보여야 한다.”

―조선일보는 ‘조선일보 80년 사사(社史)’에서 이미 공과를 밝혔다. “그런데 왜 친일규명을 반대하는 것처럼 비쳐질까? 그렇게 비쳐지는 것이 이롭지는 않을 것이다.” ―통일 전망도 낙관하는가? “우리는 이미 절반쯤 통일한 상태다. 금강산 관광과 개성공단, 상상이나 해봤나? 서서히 해나가면 된다.”

“손으로 쓰며 사색… 컴퓨터·휴대전화 사절” 조정래의 글쓰기 조정래씨에게는 2개의 문명의 이기(利器)가 없다. 컴퓨터와 핸드폰. 소설 쓰는데 방해되기 때문이다. “손으로 한 자 한 자 쓰면 머리가 아닌 손으로 사색하는 것 같아요.” 그는 손으로 쓰는 질감을 즐긴다. 문장 하나 쓰려고 한 나절 고민할 때도 컴퓨터는 쓸모가 없다고 생각한다. 휴대전화도 자유를 구속당하는 것 같아 사절이다.

세상과 담을 쌓은 것은 아니다. 대하 소설 ‘한강’과 ‘아리랑’을 쓸 때는 세계 곳곳을 돌아다녔다. 기억에 남는 것은 사우디아라비아 현지 취재. “사우디가 기자와 작가 입국을 원천 봉쇄했어요. 사우디 대사를 세 번 만났고, 오일 달러로 한국이 도움 받은 얘기 쓰겠다고 했죠.” 훗날 ‘한강’이 나온 뒤 그는 소설을 사우디 대사관에 보냈다. “감사하다”는 인사도 받았다.

조씨는 얼마전 ‘족쇄’ 하나를 벗었다. 그는 1994년 4월 이승만 전 대통령의 양아들 이인수씨와 대한파월유공전우회 등 8개 단체로부터 국가보안법 위반 등 혐의로 고소·고발당했는데, 이 사건은 지난해 4월 검찰이 최종 무혐의 처분을 내림에 따라 11년 만에 마무리됐다.

[조선일보 김태훈기자]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3624
  • 광주홍상보건품유한회사 총경리 조현호는 금년에 36살, 젊은 나이에 한국미래물산주식회사와 손잡고 미국서북천연제품유한회사(NORTHWE STNATURALPQODUCTS)의 브랜드제품인 《곰아기》 다종비타민과 칼슘의 대중화구역총대리를 맡고 중국대륙시장을 헤쳐가고있다. 1987년 고향인 룡정시 동성용진 해란촌을 떠나 흑룡강성민족...
  • 2006-03-09
  • [원제: 할빈 댄스왕 조선족 최창림 CCTV '비상 6+1'프로 기예대결 우승] 할빈 나아가서 흑룡강성의 젊은이들한테 댄스왕으로 알려지고 있는 할빈체육학원의 조선족대학생 최창림군이 최근 CCTV 제2채널의 문예오락프로 신판 '비상 6+1'프로의 기예대결에서 우승의 월계관을 따냈다. 현재 할빈체육학원 대학 4학년생인 최창림...
  • 2006-03-08
  • (싱가포르=연합뉴스) 현윤경 기자 = "일본에 관한 정보는 나에게 맡겨"20년 가까이 일본통으로 활동하며 한국 수영의 국제화에 큰 힘을 보태고 있는 인물이 있다. 주인공은 재일동포 김일파(48)씨. 고베 대학 체육과 교수이자 재일본대한수영연맹 회장을 겸하고 있는 김씨는 싱가포르에서 열리고 있는 제7회 아시아수영선수...
  • 2006-03-08
  • [원제: 매하구시민족문화관 녀관장 추화 그녀의 걸음마다 민족문화의 향기…] 매하구시에는 3만여명의조선족들이 34개 조선족촌과 도시에 분포되여 생활하고있다. 이 지역 조선족들이 다른 지역 못지 않게 경제를 발전시키고 조선족문화활동을 활발히 전개하면서 자신들의 삶을 다채롭게 가꾸어가는데는 매하구시민족문화관...
  • 2006-03-07
  • 북 축구대표 출신 안영학 기자회견 “이효리 최지우 보아가 좋고요, 코리아팀에서도 뛰고 싶어요.” 올시즌 새롭게 국내 무대를 밟은 북한 국적의 재일동포 안영학 이 K리그 개막을 앞두고 한국 축구와 그간의 한국 생활에 대한 느낌을 밝혔다. 안영학은 5일 오전 부산 아이파크 클럽하우스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한국-앙...
  • 2006-03-07
  • [원제: 소설가 조정래를 만나다] “지난 20년간 술·담배도 안하고 면벽, 참선하듯 소설만 썼습니다. 그러나 대하소설 쓸 때도 다른 소설을 구상해왔습니다.” 오랜만에 인터뷰에 응한 소설가 조정래씨는 주말인데도 넥타이와 양복차림이 엄격했고, 얼굴엔 생기가 넘쳤다. 그는 신작장편 ‘인간연습’을 발표하면서 “새 이정...
  • 2006-03-06
  • 《홍두깨》 녀인ㅡ오희란 비공유제경제의 건전한 발전을 지지하고 민영기업을 적극 부축일데 관한 당중앙의 정신을 참답게 관철시달하며《전민창업》활동가운데서 민영기업인들이 자기의 위치를 옳바르게 선정하고 창업분위기를 형성하게 하기 위한데 취지를 두고 본지는 부동한 인물, 부동한 품목, 부동한 차원으로 소자본...
  • 2006-03-06
  • [원제: 연변IT업계의 코기러기] 첫 창업에서의 실패의 아픔을 딛고 제2창업을 거듭하면서 등록자금 10만원에서 200만원으로 튼튼한 사업기반을 다진 연길시디코과학기술개발유한회사의 리매총경리(33살) 는 연변IT업종의 코기러기로 불리고있다. 1997년, 연변대학 과학기술학원을 졸업한 리매씨는 2년간의 외자기업《실습》...
  • 2006-03-06
  • (서울=연합뉴스) 왕길환 기자 = 재미동포 1.5세인 대니 배(23.한국이름 배동균)씨의 세일즈 성공스토리가 동포사회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배씨는 세계 최대 규모의 통신마케팅 회사인 ACN(American Communications Network)의 네바다주 총책임자(RVP)로 근무하고 있다. 미시간주에 본사를 둔 ACN은 18개국에 지사를 두고 있...
  • 2006-03-03
  • 중앙민족어문번역국 리란부교수 만나 2000년 《두 회의》문건번역때 인민대회당에서 우리 민족의 전통복장을 곱게 차려입고 동시통역을 하고있는 장면을 렌즈에 담은적이 있다. 우아하고 청순한 목소리로 우리 조선족 대표와 위원들의 한결같은 긍정을 받아온 리란씨.6년만에 기자는 수도 북경에서 리란씨와 재회하고 이야기...
  • 2006-03-02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