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글로로고
허련순작가-"우린 이방인"
조글로미디어(ZOGLO) 2007년3월12일 23시02분    조회:6817
조글로 위챗(微信)전용 전화번호 15567604088을 귀하의 핸드폰에 저장하시면
조글로의 모든 뉴스와 정보를 무료로 받아보고 친구들과 모멘트(朋友圈)로 공유할수 있습니다.

조선족 정체성 문제 다룬 소설 주로 써
이방인 아닌 주체로 사는게 동포들 꿈
1년에 두차례 방문…뉴스 모두 챙겨봐
“연변이 ‘연용도’라는 시로 바뀐다고 한다.”

“연변이 ‘연용도’라는 시로 바뀐다고 한다.” 

지난 9일 한겨레신문사를 찾은 조선족 여성 소설가 허련순(52)씨는 이런저런 얘기 끝에 길림성 연변 조선족 자치주가 조선족 인구 감소로 자치주로서의 지위를 위협받고 있다고 말했다. “조선족이 전체 인구의 30% 이상이 돼야 하는데, 조선족은 한국 등지로 많이 빠져나가고 그 자리를 한족이 메우고 있다. 연용도는 연변, 용정, 도문의 머리글자를 따서 합친 것이다. 길림성 정부의 5개년 계획 가운데 하나로 들어 있다.”

그의 얘기를 듣노라면 연변 자치주 인구 감소와 지위 하락은 돌이킬 길이 없어 보인다. 그곳 조선족의 한국행은 돈을 벌겠다는 경제적 이유에서만 감행되는 게 결코 아니다. 조상들의 기억이 서린 모국 회귀본능과 정체성 혼란 등도 끝없이 그들을 한국으로 향하게 만드는 요소들이다. 허 작가 자신이 1년에 적어도 두어번 정도는 온다. “한 번 올 때마다 3개월 비자로 오는데, 이번 여행은 한 달 남짓으로 줄여잡았다.” 한국문학 번역 등 일이 있지만 꼭 무슨 일이 있어서만 오는 게 아니다. “가서 석달쯤만 지나면 다시 여기 오고 싶어 견딜 수가 없다.” 올 때는 꼭 한국이 초행인 동료 작가를 한 명씩 데려온다. “나라 바깥에 나라가 있고 또 다른 세계가 있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았던 자신처럼 새로운 세계를 체험하도록 해 주고 싶어서다.

중국작가협회 회원이며 연변여(女)문인협회 회장인 그는 국가 1급 작가다. 1급 작가면 우리돈으로 250만원 정도의 월급을 받는다. 중국내 조선족 작가 670여명 가운데 중국작가협회 회원은 50여명, 1급 작가도 50명 정도다. 그는 올해 조선족단체(사단법인)가 제정한 ‘김학철 문학상’ 첫 수상자가 됐다. 수상작은 〈누가 나비의 집을 보았을까〉. 최근 그를 연변에 가서 만나고 이날 한겨레신문사도 함께 방문한 서경식 교수에 따르면, 이 작품은 생명의 위험을 무릅쓰며 한국으로 밀항을 시도한 조선족 동포들의 실패한 도항 얘기다. 연변 조선족의 아이덴티티 문제가 주제라고 허 작가는 말했다.

“우리는 중국 국적자고 중국어와 중국문화 속에 살지만 영원히 한족이 될 순 없는 존재다. 소수민족 우대정책이란 것 자체가 실은 완전히 중국인이 될 수 없다는 걸 역설하고 있다. 본질적으로 늘 소수자의 외로움, 고독을 느낀다. 우리 문학은 중국 문학과 정서가 다르다. 우리 문학을 우리말로 써서 보람을 느끼기도 하지만 실은 그게 슬픔이다. 차라리 중국인으로 태어나거나 한국인으로 태어났어야지. 난 뭔가? 중국 주류도 한국 주류도 될 수 없는 이방인이다.”

그는 한국 사람들보다 한국 문학작품들을 더 많이 읽고 문화유적지도 더 많이 찾고 한국 뉴스는 빼지 않고 꼼꼼히 챙겨 본다. 그래서 한국 사람들보다 두루 더 많이 알 것이라고 장담했다. 투표권을 주기만 하면 “좋은 대통령 뽑는 것도 자신 있다”는 그의 얘기에선 “귀신 씻나락 까먹는 소리” 등 어려운 말이 툭툭 튀어나왔다. 1996년에 낸 〈바람꽃〉도 조선족 동포 정체성 찾기를 다뤘다.

1918년 회령에 살던 그의 할아버지가 농사지으려 강을 건넌 뒤 가족 이주사가 시작됐다. 어릴 때 건너간 아버지는 여섯 형제였는데 삼촌 한 분은 문화혁명 때 맞아죽었다. 지금 남과 북에 한 분씩 삼촌이 살고 계시다.

“인정 많고 아기자기하고 서비스도 좋고 남자들이 너무도 친절한(중국에 비해) 한국은 천국”이라는 허 작가는 한국의 자유를 부러워하면서도 “정치는 되게 저질”이라며 덧붙였다. “더 크게 보고 좀더 멋있게 하지.”

한겨레
글 한승동 선임기자 sdhan@hani.co.kr
사진 이정아 기자 leej@hani.co.kr

파일 [ 1 ]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3624
  • [중앙일보 2005.12.26 05:06:50] 기선민 "다툼이 있는 곳에 평화가, 미움이 있는 곳에 사랑이 깃들기를 바랍니다."교황 베네딕토 16세는 크고 작은 테러가 끊이지 않았던 2005년 한 해를 마감하며 이렇게 기도했다. 특히 교황은 이날 한국어로 한반도에 "남북대화가 지속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25일 성 베드로 대성당에...
  • 2005-12-26
  • [원제: 전통음식 국수로 승부한다] 전민창업의 물결속에서 우리민족의 전통음식인 국수로 시장을 주름잡는 민영기업 눈에 뜨인다. 2004년 7월에 설립된 연변아라리식품유한회사는 국수를 주제품으로 생산하는 민영기업, 리호산경리(59살)는 장장 20년간 국수와 씨름해온 전문가다. 1990년대초 연변밀가루공장에서 미국으로 ...
  • 2005-12-26
  • [원제:“통이 크신 우리 어머님은 녀중호걸이십니다”] 심양시 서탑지구에 사는 김명화(76세)로인은 슬하에 효성심 깊은 자식 6남매를 넷을 둔 다복한 사람이다. 자식들중 아들 넷이 모두 기업을 경영하고있는데 타지에 있는 그들은 매달 어머님께 넉넉한 생활비를 부쳐드리고 있다. 김명화로인은 자식들이 보내오는 돈에서...
  • 2005-12-23
  • [한국일보 2005.12.21 19:07:25] 5살 난 딸을 둔 36세의 재미동포 주부 힐러리 진씨가 미군으로 변신했다. 21일 힘든 훈련을 이겨내고 첫 휴가를 나온 그를 만났다. 의외로 총이라도 제대로 들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작은 체구(154cm)에 전투복보다는 앞치마가 어울릴 듯한 이미지였다. 그가 군 입대를 결심한 것은 ‘도전...
  • 2005-12-22
  • [중앙일보 2005.12.22 05:58:37] '친절 택시'의 대명사로 손꼽히는 일본 MK택시 유봉식(77) 회장과 교토 ANA(全日空) 호텔 곽유지(88) 회장이 고려대에 총 20억원을 기부했다.고려대는 21일 "유 회장과 곽 회장이 우리 학교의 일본학연구센터에 발전기금 명목으로 10억원씩 기부했다"고 밝혔다. 이 학교의 관계자는 "두 분 ...
  • 2005-12-22
  • DJ "건강 허락하는 대로 평양 방문하겠다" [오마이뉴스 2005.12.20 10:36:51] 이종호 김대중 전 대통령이 "건강문제가 허락하는 대로 6자회담 상설화 등을 논의하기 위해 평양을 방문하겠다"고 밝혔다. 김 전 대통령은 20일 발매된 과의 인터뷰에서 "북한 쪽에서 와달라는 연락이 수차례 왔고 노무현 대통령도 북한을 다녀와...
  • 2005-12-20
  • [원제:뉴스위크 선정 내년 패션 유망주 재미동포 정두리씨] [매일경제 2005.12.19 16:34:01] 미국 패션계에서 주목받고 있는 재미동포 출신 여성 디자이너 정두리 씨(32)가내년에 가장 주목해야 할 패션업계 유망주로 꼽혔다. 시사주간지 뉴스위크는 18일(현지시간) 최신호에서 2006년 유망주(Who's Next2006) 리스트를 공개...
  • 2005-12-20
  • [원제:재미통포 쇼트트랙 김효정, 동계올림픽 美대표 선발] [한국일보 2005.12.18 19:56:57] 재미동포 김효정(17)이 2006쇼트트랙 전미챔피언십 여자부 종합1위를 차지하면서 내년 2월 열리는 토리노동계올림픽 미국 대표로 선발됐다. 김효정은 17일(한국시간) 미시간주 마켓 배런 이벤트센터에서 열린 대회 마지막날 여자 ...
  • 2005-12-19
  • 매하구시조선족중학교의 한족공회주석 정국강 매하구시조선족중학교에는 25년이란 긴긴 세월을 조선족 후대양성과 민족교육사업에 몸과 마음을 바쳐온 한 한족교원이 있는데 그가 바로 이 학교 공회주석이며 공산당원인 정국강이다. 정국강은 일찍 1980년 9월 매하구시조선족중학교로 전근되여왔다. 갓 전근되여 왔을 때는 ...
  • 2005-12-19
  • [원제:"미셸 위는 헤드라인 제조기" 美 골프월드 선정] [매일경제 2005.12.16 07:59:01] 올해 세계 골프계에서 가장 큰 뉴스거리를 만든 남녀 주인공은 누구일까. 마스터스에서 환상적인 칩샷으로 우승컵을 안은 타이거 우즈? 아니면 여자 무대에서는 당할 자가 없는 '골프여제' 아니카 소렌스탐일까. 미국의 유명 골프 주간...
  • 2005-12-16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