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중근 의사를 연구하는 中조선족 하얼빈시 조선민족사업촉진회 서명훈 명예회장
(서울=연합뉴스) 왕길환 기자 = 중국 헤이룽장(黑龍江)성 하얼빈(哈爾濱)시의 조선민족사업촉진회 서명훈(78) 명예회장은 조선족 사회에서 '안중근 연구 전문가'로 불린다.
서 회장은 1989년 고국을 방문해 당시 독립기념관 안춘생 관장(안중근 의사의 5촌 조카)과 안중근의사숭모회 윤치영 회장으로부터 '안중근 의사 자서전'과 '민족의 얼-안중근 의사 사진첩'을 선물로 받으면서 안중근 의사에 빠져들었다. '안응칠 역사'와 '안응칠 의사 공판기'는 한 글자도 빠짐없이 읽을 정도였다고 한다.
같은 해에 그는 중문판 하얼빈일보에 '안중근 의사 하얼빈역에서 이토 히로부미(伊藤博文)를 격사'라는 글을 기고한 것을 시작으로 1990년 하얼빈정치협상회의가 발행하는 '하얼빈 문사자료'에 같은 제목으로 발표해 안중근 의사의 생애와 업적을 소개했다. 1992년에는 '얼음도시 열혈보' 아동총서 제4권에 안중근 의사의 업적을 실어 청소년에게 알렸다.
또 서 회장은 수십 차례 안중근 강연회를 열어 조선족에게 긍지를 심어줬다. '안중근 연구회'를 조직해 자료를 입수하고, 체계적으로 연구한 것은 물론 하얼빈 조선민족예술관에 안중근 전시실을 개관했고, 안중근 의사의 의거 현장에 표지물을 설치하고, 하얼빈의 조린공원에 안중근 기념석을 세웠다.
20년간 안중근을 연구한 서 회장은 17일 흑룡강신문과 인터뷰에서 "저에게 '안중근 연구 전문가'란 칭호는 합당치 않다"며 "지식구조나 연구성과로 볼 때 '안중근 사상을 배우는 학도'라고 부르는 게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현재 안중근 연구에서 나타나는 지역이나 출신, 민족 등에 국한되는 편협한 사고방식은 버려야 한다"며 "안 의사는 우리 민족의 영웅일 뿐만 아니라 아시아 나아가 세계의 영웅임에 손색이 없다"고 밝혔다.
그는 "100년 전 안중근 의사가 제창한 평화사상은 오늘날 유엔의 설립정신과 일맥상통한 것"이라며 "안중근을 세계에 널리 알리고 연구하는 것은 우리 모두의 사명"이라고 강조했다.
안중근 의사 의거 100주년을 기념해 올해 역사 자료집 '중국인 마음속에 안중근'을 출간할 예정인 그는 "만약 젊은 학자들이 안중근 연구에 나선다면 소장한 자료를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ghwang@yna.co.kr
이미지를 클릭하면 다음이미지가 보여집니다.
1 /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