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12일 오후, 서울역 앞 STX 본사 앞에서 추위를 무릅쓰고 1인 시위를 하던 중국동포 이봉진(51)씨는 아주 격앙된 목소리로 이와 같이 말했다. 물론 현재는 수위들로부터 1층 로비진입을 허락받고 있지만, 본사 측에서는 지금까지 그를 만나주지 않고 있었다.
2007년 STX가 중국 대련시 장흥도에 조선해양 종합생산기지인 ‘STX대련’을 세우자, 이봉진 사장은 예전부터 근무하던 중국 LG산전에서 사직서를 내고 사무용품 납품업체 '석봉'을 설립했다.
이후, 그는 2011년11월부터 지난해 4월 약 1년 6개월 동안 STX 대련에 사무용품을 납품했다. 그렇지만 여태까지 “STX대련 측으로부터 3억2000만원에 달하는 납품 대금을 받지 못했다.”고 한다.
그는 “중국 STX대련 사무실에 가도 사람이 없어 할 수 없이 지난 12월 23일에 한국에 왔다”며, 숱한 고생을 하다가 “지난 7일 다시 한국 본사로 찾아왔지만 아직도 누구 하나 나서서 만나주는 사람이 없어 원통하다”고 말했다.
며칠 전부터 그는 매일 오전 8시 10분부터 오후 7시까지 STX본사 앞에서 시위를 하면서 자기가 만든 전단지를 직접 배포하고 있었다.
그는 " ‘먹튀STX-포스텍-大升이 연결고리는 뭐냐?’란 제하의 전단지에서 STX가 현지에서 그동안 회사명을 'STX->포스텍-> STX大升'으로 바꾼 것을 예로 들며, STX가 부도로 인한 납품업체들의 빚을 갚지 않기 위해 '사기행각'을 벌이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기자에게 "중국에서 이 돈이면 우리 가족 전부의 목숨"이라며, "하루 빨리 STX 관계자와 대화를 해서 물건 값을 받아 중국으로 돌아가고 싶다"고 말했다.
현재 중국에 있는 그의 사무실에는 봉급을 받지 못한 직원들이 많다고 한다. 또 "중국 현지에도 숱한 조선족 동포 업체들이 피해를 보았다"며, 그러나 "소송은 꿈도 꾸지 못하고 있는 상황, 중국에서 변호사 선임비용 등 소송비가 만만치 않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죽든 살든 내 이 한 몸으로 버티고 있다"며, "STX 본사가 남은 물건이라도 빚 대신 물어주기 바란다"고 간절한 목소리로 말했다.
그는 여기저기 친구네 집들을 찾아 주숙을 하기도 하고, 사우나에서 새우잠을 자기도 하며 , 빚을 받기 위해 사력을 다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도 희망의 빛은 보이지 않는다"고 속상해서 말했다.
현재 STX는 법정관리 고비를 넘기고, 다음 주 초 자율협약 체결을 앞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STX대련 조선소는 재가동하지 않고 있는 상태이다.
지난 해 12월에는 한국 업체와 중국조선족 업체 등으로 구성된 STX대련 조선소 49개 협력업체 대표들이 서울 청운동 주민센터 앞에서 "업체들이 1년이 넘도록 약 1,000억 원의 납품대금을 받지 못해 부도 상황에 놓인 처지"라며, 정부에 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데모까지 한 상황이다.
동북아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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