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글로로고
아이들 꼭 닫혔던 아픈 마음에 빗장을 열어…
조글로미디어(ZOGLO) 2014년1월15일 09시38분    조회:2967
조글로 위챗(微信)전용 전화번호 15567604088을 귀하의 핸드폰에 저장하시면
조글로의 모든 뉴스와 정보를 무료로 받아보고 친구들과 모멘트(朋友圈)로 공유할수 있습니다.
   

찬 겨울해가 종적을 감춘지도 이슥하다. 매일 룡정에서 연길로 출퇴근을 하는 리미화(43)씨는 손시린 이 지꿎은 겨울이 여간 야속한게 아니다.

밤늦은 저녁이라 식구들 깰세라 조심조심 남편이 차려놓은 식탁에 마주앉는다. 뒤늦은 저녁을 먹고는 이내 서재로 들어간다. 퇴근후 리미화씨는 매일 자페아이들을 소재로 다룬 영화 한두편을 꼭 챙겨본다.

자페증을 이겨내고 미국 사립대학의 대학교수이자 동물학자로 우뚝 선 템플 그랜딘의 인생을 담은 영화, 몸은 20살이지만 정신년령은 5살밖에 안되는 자페증을 앓고있는 주인공이 4만 2195킬로메터의 마라손코스를 완주하기까지의 우여곡절 이야기를 그린 휴먼드라마까지… 그녀는 장애자들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를 단 한편이라도 놓친적이 없다.

“영화는 잔잔해요. 눈물 쥐여짜는 감동은 없지만 다 보고난 뒤에 가슴 가득히 채워지는 느낌은 쉽게 가시질 않네요.”

세상과 담을 쌓은 아이들, 아무리 두드려도 쉽게 마음을 열지 않는 아이들과 어울려 사는 그녀이다.

리미화씨는 연변대학 한어문학과를 졸업했다. 그후 바로 룡정중학교에서 10여년을 한어과목을 가르치다 일본류학을 다녀온후에는 연변대학 농학원에서 일어를 가르치던 평범한 교원이였다. 그런 그녀가 연변언어장애훈련쎈터에서 자페증을 앓고있는 아이들의 언어치료사로 직업을 바꾼것은 5년전이였다.

우연한 기회에 고중동창생이였던 쎈터 원장인 리향란씨를 만난것이 인연이 되였던것이다.

휴식실에서 친구를 기다리는데 아이들 엄마들끼리 하는 대화를 무심결에 듣게 되였단다.

“우리 아이들은 절대로 정상이 될수 없습니다. 스스로를 속이면 안됩니다.  평생  누군가의 짐이 될 우리 아이들 부모로서  그 짐을 질 준비를 해야 합니다…”

서로를 위로하는 그 말 한마디가 가슴에 와 쿵하니 박히더란다.

“내 마음이 이렇게 쓰라린데 그 아이들 부모마음이야 오죽하겠어요.”

그날 저녁 이리 뒤척 저리 뒤척 한잠도 자지 못했다. 며칠 뒤 그는 사표를 내고 바로 연변언어장애훈련쎈터 언어치료사를 지원했다고 한다.

“쉽지 않은 결정이였습니다.”

그도 그럴것이 남들 부러워하는 대학강사직업을 포기하고 다들 꺼리는 장애인교육을 선택했으니 말이다.

“엄마, 아빠.”

그녀가 5살짜리 어린애와 마주앉아 한시간째 이 두마디만을 골백번 되뇌이고있다. 5살 먹도록 아직 한번도 “엄마, 아빠”를 제대로 불러보지 못하고있다.  온갖 손짓, 몸짓 다 해가며 가르치다보니 온몸이 녹초가 되여도 짜증 한번 내지 않는 그녀다. 되려 감정조절이 자유롭지 못한 아이가 괴성을 지르며 와락 달려들어 마구 물어놓고 쥐여뜯는다. 혼자 감당하기도 어려울텐데 내색 하나 없다.

“아이 장애를 알기전까지는 남부러울것 없었습니다.”

아이 아버지가 처음으로 그녀에게 아이를 맡길 때 했던 말이였다. 아무리 힘들어도 눈물 글썽이던 아이들 부모 생각에 절대 포기할수가 없다는 리미화씨이다.

“부모가 세상을 떠난후 자립해 살아갈수 있도록  아이들의 터전을 마련해주는것이 내가 할 일입니다. 허락되는한 지금 내가 하고있는 일은 계속될것입니다.”

아이의 인생이 얼마나 멀고 험난할가 하는 마음이 먼저 앞서는 모양이다.

얼마전에는 그녀의 교육치료를 받고 보통학교에 입학한 아이가 기말시험에서 수학성적이 전교에서 앞자리를 차지한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요즘은 아이들때문에 살맛납니다.”

그녀의 얼굴에 행복한 미소가 번져져간다.

글·사진 신연희 기자

연변일보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5838
  • 조선족 L씨는 중국 장춘에서 기계공정사로 일하면서 취미로 글쓰기에 매진해 조선족 일급 잡지에 시를 100여 편 발표한 중견시인이다. 중국조선족사회에서 가히 엘리트에 속하는 L씨는 3년 전 정년퇴직하고 아내 따라 한국에 왔다. 아들 며느리 일본에서 잘 나가고 딸은 중국에서 석사 졸업하고 모 연구소 연구원이다. L씨...
  • 2014-01-21
  • 천대와 모멸은 끝내 선상반란 비극으로 1996년 8월 남태평양에서 조선족 선원들이 주도한 한국 해운 사상 최악의 페스카마호 선상반란 사건으로 한국인 7명, 인도네시아인 3명, 조선족 1명이 목숨을 잃었다. 1996년 9월2일의 페스카마 선상 살인 현장검증 모습. 자료사진 [토요판] 김형민의 응답하라 1990  ⑭ ‘조...
  • 2014-01-21
  • 중국 지방정부끼리 “북한 인력 달라” 아우성…현지 한국 기업도 고용 간절히 원해 중국 정부가 허용한 북한 인력이 처음으로 중국 땅을 밟기 시작한 2012년 5월, 평양을 출발한 북한 인력이 단둥을 거쳐 속속 투먼(图们)으로 진입했다. 당시 이를 부러움 속에서 유심히 지켜본 것은 투먼과 인접한 훈춘...
  • 2014-01-21
  • (수원=뉴스1) 장석원 기자 = 경기 수원남부경찰서는 동거남을 흉기로 찔러 살해하려 한 김모(47·여·조선족)씨를 살인 혐의로 구속했다고 20일 밝혔다. 김씨는 17일 오전 6시40분께 수원시 권선구 자신의 집에서 잠든 동거남 신모(42)씨의 목을 흉기로 찌른 혐의를 받고 있다. 신씨는 출동한 119구급대에 의해...
  • 2014-01-21
  • 일전 현찰 7만 3000여원을 받아쥔 훈춘시 양포만족향송림촌의 왕로인은 《메돼지한테 물리운 배상비를 2년만에 받았어요》하며 기자에 당시 메돼지습격을 받던 악몽 같은 광경을 들려준다. 평생 산골에서 살아온 왕로인은 80세를 넘겼지만도 봄이면 나물 캐고 가을이면 송이 등 버섯 캐러 산으로 다닌다고 한다. 10여킬로그...
  • 2014-01-20
  • 지난 한 해 동안 28만명의 조선족들이 한국에 입국했던것으로 나타났다. 한국 법무부가 1월15일 발표한 2013년도 출입국자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외국인 입국자 수는 약 1067만명이였으며 이중 조선족수는 2.6%인 28만 130명인것으로 조사됐다. 한국 법무부는 또한 지난해 외국적동포 거소신고자수가 총 23만 3000여명에 달...
  • 2014-01-19
  • 울산 중부경찰서는 마사지업소를 차려놓고 성매매 영업을 한 혐의(성매매 알선 등 행위의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로 업주 반모(55)씨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17일 밝혔다. 반씨는 지난 2012년 9월부터 최근까지 중구 학성동에 마사지 업소를 차려놓고 재외동포(F-4)비자로 체류 중인 중국 동포 여성 1명을 고용한 뒤 성매매를...
  • 2014-01-17
  • [앵커] YTN 8585! 오늘은, 어제 보도한 중국동포의 방문취업제가 허술하게 운영되는 근본 원인을 고발합니다. 법무부에서 추진해 설립한 운영 주체, 동포교육지원단은 수수료 수십억 원을 챙기는 데만 급급합니다. 지원단은 사단법인인데도 법무부 출신들이 요직을 독차지하고 있습니다. 한동오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 2014-01-17
  • 연길시에서는 올해에도 계속 20가지 혜민항목을 실시하여 군중들에게 실제적인 혜택을 주기로 했다. 20가지 혜민대상은 다음과 같다. 면적이 100만평방메터 되는 《따뜻한 집》 개조공사를 완수한다. 500세대가 입주할수 있는, 면적이 2만 3000평방메터 되는 렴가임대주택을 건설하고 24만평방메터 되는 단층집을 파가이주...
  • 2014-01-17
  •         15일 저녁 11시경, 연룡도로 광신촌 부근 도로에서 룡정방향으로 달리던 화물차 두대가 충돌하면서 맥주운수 차량 한대가 전복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다행이 이번 사고로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두 화물차가 정도부동하게 파손되고 차에 실은 물건이 크게 파손됐다.  연변인터넷방송...
  • 2014-01-17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