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뉴시스] 조명규 기자 = 강원 원주시의 한 대학원을 졸업한 A(28·여)씨는 '코리안 드림'을 안고 온 중국 지린성 옌볜주 출신 재중동포, 일명 조선족이다.
4년이라는 유학생활 동안 A씨가 느낀 한국은 편견과 차별이라는 높은 벽이 가로막고 있었다. 취업을 위해 면접을 보는 직장마다 능력과는 상관없이 '외국인'이라는 이유로 떨어졌으며 아르바이트 임금도 내국인보다 적었기 때문이다.
A씨는 "말이 통한다고 한국에 융화될 수 있는 건 아니었다"며 "한국정부조차 다문화 가정을 장려한다지만 조선족 출신은 예외인 것 같다"고 토로했다.
이어 "최근 인터넷이나 TV, 영화에서 나오는 조선족은 살인, 폭력 등으로 얼룩진, 상대하면 안 될 부류로 묘사되고 있다"며 "사실이 아니라도 부정적인 이미지는 회복하기 힘든 것이 현실"이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한국인 남자와 결혼한 B(40)씨는 "외로움과 멸시로 보내온 한국생활이 벌써 10년"이라며 "아이도 차별받는 것을 원하지 않아 조선족 출신이라는 것을 감추며 생활하고 있다"고 눈물을 훔쳤다.
5일 안전행정부에 따르면 2013년 강원도내 외국인 거주 주민은 총 2만3738명. 이중 한국계 중국동포는 3941명으로 매년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하지만 정부나 지자체의 예산 지원이나 정착 프로그램은 다른 외국인들과 달리 전무한 실정이며 자유롭게 채류 연장이 가능한 F4 비자 자격요건도 취득이 용이한 선진국(미국, 영국, 일본 등) 동포들과 달리 엄격하게 심사되고 있다.
한국이주동포개발연구원 곽재석 원장은 "수교 이후 20여년 동안 동포 대부분이 일용직, 공장, 식당, 간병 등 한국의 3D 업종을 채우고 있다"며 "직업적으로도 열등하고 힘든 더러운 일을 하는 계층으로 고정화됐다"고 지적했다.
그는 "통일 한국을 바라볼 때 중국 동북 3성의 200만명의 조선족은 중국과의 교류, 무역에서 징검다리 역할을 할 수 있는 중요한 자원"이라며 "이 사람들을 적극 포용하고 안는 것이 국익에도 도움이 된다"고 강조했다.
강원도 다문화가족팀 관계자는 "현재 다문화 가정 지원예산은 언어나 한국사 이해가 어려운 외국인을 상대로 운영되고 있기 때문에 언어소통 자유롭고 정서가 비슷한 조선족 동포들이 상대적으로 소외감을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소외됐다는 감정을 자제하고 고용센터나 가정문제 중재 등 동포들을 위한 여러 가지 제도가 있으니 적극 이용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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