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중 접경 지역서 "외신 취재진 상대 중국인이 북한군 연기로 돈 벌어"…中 환추스바오
【서울=뉴시스】문예성 기자 = 북한 김정은 제1 국방위원장이 잠적 40일만인 14일 다시 공식석상에 나타난 가운데 중국 관영 언론이 북·중 접경 지역에 몰려든 외국 취재진의 '수요'에 따라 중국인이 북한군 연기를 하는 새로운 돈벌이 수단마저 나타났다"고 전했다.
15일 중국 관영 환추스바오(環球時報)는 북한 신의주와 국경을 맞댄 랴오닝(遼寧)성 단둥(丹東)지역에 대한 특별 취재 등을 통해 이같이 전하면서 일부 언론들이 확인 없이 북한 뉴스를 보도하는 행태를 꼬집었다.
언론은 또 "김정은 실종 40일 동안 외신 취재진들이 벌떼같이 단둥 지역으로 몰려들었고, 한·미·일 그리고 서방 언론 취재진이 특히 많았다"면서 현지에 일어난 코믹한 에피소드를 소개했다.
린(林)이란 성만 알려진 현지 남성은 언론에 "한 친구가 외국 취재단을 접대한 적이 있는데 이들은 북한 군인을 취재하고 싶다고 요청했고, 그 친구는 나에게 북한 군인 연기를 할 조선족 주민 몇 명을 찾아 부탁했다. 내가 찾아 준 가짜 북한 군인은 군복까지 차려 입고, 카메라에 대해 북한 정세를 증언하면서 명연기를 선보였고, 해당 취재진은 이를 소중한 정보로 생각하고 만족스럽게 돌아갔다. 이번 거래로 잠깐 사이에 3000위안(약 51만원)을 벌수 있었다"고 밝혔다.
독일 국제관계 전문가 더크 메스너 베를린 자유대 교수는 신문에 "서방 언론과 한국, 일본 언론은 '북한 정보 갈급증'에 걸렸고, 현 상황을 보면 거의 불치병 수준"이라고 주장했다.
환추스바오는 북한이 정치적·체제적으로 '지구 상에 가장 투명하지 않은 국가'인 데 반면 언론은 북한에 지대한 관심을 가지면서 무수한 루머를 만들어냈다고 지적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지난 12일 '김정은에게 무슨 일이? 미국 중앙정보국(CIA)에도 미스테리'라는 보도에서 김정은 잠적에 따라 억측이 난무한 것은 북한 내부 접근이 어렵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보여줬다고 주장했다.
익명의 미 정보 당국자는 북한 정권이 관리의 절대적 충성을 요구하기 때문에 외부 첩보 요원의 접근이 불가능하고, 북핵을 포함한 북한 첩보는 주로 위성사진 등을 통해서 얻을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한편 중국 지도부의 목소리를 직설적으로 대변하는 것으로 유명한 환추스바오는 김정은 잠적 20여 일째 된 지난달 말 '북한 정변설 거짓 소문 퍼뜨리기 재미 있는가'라는 사설을 통해 인터넛을 통해 거짓 소문 퍼뜨리는 행위에 대해 강도높게 비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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