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글로로고
조선족은 한국에서 어떻게 2등 시민이 됐나?
조글로미디어(ZOGLO) 2014년11월15일 11시01분    조회:7518
조글로 위챗(微信)전용 전화번호 15567604088을 귀하의 핸드폰에 저장하시면
조글로의 모든 뉴스와 정보를 무료로 받아보고 친구들과 모멘트(朋友圈)로 공유할수 있습니다.

한중수교 후 입국 20년…김대중~박근혜 정부의 중국동포 관리 정책 변화
“어디서 오셨어요? 북한, 중국?”

생김새는 같은 데 말투가 다르다. 식당이나 건설공사 현장 등 일상생활에서 쉽게 마주칠 수 있는 중국동포들이다. ‘조선족’으로 불리는 이들이 한국 사회에 발 딛기 시작한 것은 1992년 한중수교 이후부터로, 한국 사회에 모습을 드러낸 지 20여년이 지났으나 여전히 국내에서 2등 시민 혹은 미등록 체류자로 차별받고 있다. 누가 그들을 2등 시민으로 만든 것일까.

KIN(지구촌동포연대)은 13일 서울 재한조선족연합회 문화활동중심에서 ‘재외동포법 개정 운동, 중국동포 차별 철폐 및 자유왕래 이야기’ 제목의 KIN 네트워크 포럼 열었다.

조선족은 중국에서 태어나고 자란 이들로 주로 중국 연변조선족자치주 출신이다. 2011년 ‘위대한 탄생’이라는 TV 프로그램에서 우승한 백청강도 조선족이다. 그들의 부모 혹은 조부모는 대부분 일제강점기 전후 중국으로 이주했다. 지금 조선족의 조상은 독립운동을 위해 혹은 일제의 강제 이주 정책 등 자의·타의로 중국으로 옮겨간 이들이다. 하지만 한국에 입국한 그들을 기다리는 것은 조선족이라는 멸시와 사기, 미등록체류자라는 낙인이었다.

유봉순 재한조선족연합회장은 “한중수교 후 한국에서 살기 좋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한국 입국 붐이 일었다”고 말했다. 유 회장은 “조선족은 한국 입국 당시 집과 땅을 팔아 브로커(입국 중개인) 비용을 마련하는데 3개월은 브로커 비용을 갚기에도 너무 짧았다”며 “그 돈을 갚기 위해 부득이하게 불법체류를 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유 회장은 이어 “당시 중국에 온 한국 사람들은 ‘(한국에) 초청해주겠다’며 조선족에게 돈을 받아가고 입을 쓱 닦았다”며 “이렇게 사기 당한 가구만 3만 가구 10만 명 가량”이라고 설명했다.

이들을 서럽게 한 것은 또 있었다. 정부의 재외동포 정책이다. 김대중 정부가 1999년 제정한 ‘재외동포의출입국과법적지위에관한법률(재외동포법)’이 실제로는 ‘노동력 관리’에 중점을 두는 법안이었기 때문이다.

   
유봉순(오른쪽 두번째) 재한조선족연합회장이 13일 서울 서대문구 재한조선족연합회 문화활동중심에서 진행된 KIN 네트워크 포럼에서 발표하고 있다. 사진=김유리 기자
 

1997년 한국 경제는 거품이 빠지면서 위기가 닥쳤다. 정부는 1994년엔 ‘산업연수생 제도’를 도입하면서 외국인력을 싼 값에 부렸으나 내국인 실업자가 늘자 외국인력을 귀국시키며 노동력 관리를 시작했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제정된 것이 재외동포법이다. 물론 조선족과의 국제결혼으로 인한 피해 사례 증가 등도 재외동포법 제정에 한 몫 했다.

유 회장은 “미등록체류자가 된 조선족들이 정규직으로 취업할 수 없다보니 3D산업으로 몰리고 임금체불도 잦아졌다. 산업재해 각종 인신 모욕 등 비인권적 현실을 감내해야 했다”며 “심지어 2000년 들어서 정부는 미등록 조선족을 고용한 업주에게 2000~3000만 원 가량의 벌금을 물리고 조선족은 강제 추방하는 ‘인간사냥식’ 정책을 쓰기도 했다”고 말했다.

결국 그들은 또 다시 재외동포법 개정 운동을 시작했다. 1999년 ‘올바른’ 재외동포법 제정 운동에 이어 모든 동포에게 평등한 제외동포법 개정 운동이 시작된 것이다.

배덕호 KIN 대표는 “재외동포법은 45년 8월 이전 출국한 동포를 동포 범주에서 제외함으로써 구소련과 중국, 일본 조선적(무국적) 동포를 제외하는 결과를 낳았다”며 “당시 미주·유럽 등 부자 나라 동포만 동포냐 가난한 나라에서 온 동포는 동포도 아니냐면서 법 개정 운동이 시작됐다”고 설명했다.

한국 헌법재판소는 2001년 재외동포법이 형평의 원리에 위배된다며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려 2003년 12월 31일까지 법개정을 주문했다. 유 회장은 “2003년 11월 15일부터 ‘공구리(콘크리트의 일본식 표현)’ 바닥에서 밤에는 스티로폼을 깔고 침낭 덮고 2000원짜리 도시락을 사 먹어가며 농성했다”며 “노무현 대통령 시절 강금실 법무부 장관과 국회에 법 개정을 요청하는 등 노력한 결과 2004년 2월 9일 동포로 인정받았다”고 회상했다.

재외동포법은 개정됐지만 끝난 건 아니었다. 출입국관리법과 여권법 등에 따른 조선족의 자유로운 왕래는 막혀있었다. 재외동포로서의 법적 지위는 인정받았지만 자유왕래와 취업 등 현실적인 제약은 여전했다. 재한조선족연합회와 불교·기독교 등 종교단체, 시민단체는 여전히 자유로운 출입국 정책을 정부에 요구하고 있다.

노무현 정부는 자진 출국하는 조선족에 한해 1년 후 합법적으로 재입국 할 수 있도록 하는 ‘동포귀국지원 프로그램’을 2005~2006년 두 차례 실시했다. 친척 초청으로 국내 입국할 수 있는 연령도 60세 이상에서 2003년 처음으로 30세 이상으로 하향 조정됐다.

이명박 정부 들어선 방문취업제도(2007년)를 도입해 입국 인원을 조절했다. 일할 능력을 증명하거나 제조업·농축산업 등에서 일정 기간 근무한 조선족에게만 영주권·초청권을 부여하는 등 관리 정책을 시행했다.

김용필 동포세계신문 편집국장은 “이명박 정부 이후부터는 내국인이 기피하는 업종으로의 조선족 동포 인력을 유도하기 위한 방안이 정책들이 추진됐다”며 “2012년 오원춘 사건 이후 단순노무분야 취업자에게 범죄경력증명서와 건강진단서 제출 등을 의무화하는 등 여러 관리제도가 생겨났다”고 말했다.

정부의 정책 자체가 노동력 특히 저임금 노동력 관리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이들은 대학을 졸업하고도 내국인이 기피하는 단순노무직에 종사했고 직업에 따른 차별을 고스란히 ‘조선족’이라는 낙인의 동창생으로 받아들이게 됐다.

한국정부는 2015년 재외동포 정책에 대한 전면적인 개편에 들어갔다. 국무총리실 산하 재외동포정책위원회는 복수국적법 개정과 함께 국내외 거주 중인 조선족을 포함한 재외동포 비자 문제 등에 대한 정책 변경을 단행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진복자 재한조선족연합회 총무는 “우리 조상이 왜 한국을 떠났고 중국에서 뭘 했고 어떤 평가를 받았나, 또 우리는 왜 빚을 가득 짊어지고 한국으로 왔는가, 와서 무엇을 했는가, 앞으로 무엇을 할 것인가를 꼼꼼히 생각해봐야 한다”며 “과거를 알고 역사를 아는 사람이 현실에서도 열심히 살 수 있다”고 강조했다. 

미디어오늘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5838
  • 영등포구(구청장 조길형)는 보건소에서 외국인 근로자 및 결혼이민자를 대상으로 무료 건강 검진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영등포구는 언어 소통의 어려움, 비용부담, 주중 생업 종사 등의 이유로 의료 혜택을 받지 못하는 이들의 건강을 보호하기 위해 건강 검진을 시행하기로 했다. 이번 건강검진은 오는 20일(일요일) 오전...
  • 2013-10-16
  • 내년부터는 사업주의 귀책사유로 성폭행 사건이 발생한 사업장은 수년간 외국인 근로자를 고용하지 못한다. 고용노동부는 최근 외국인 근로자 사업장에 대한 성폭행 감점 항목을 강화한 이 같은 내용의 점수항목 변경 지침을 공고했다고 4일 밝혔다. 내년 1월부터 시행되는 변경 지침에 따르면 사업주의 귀책사유로 외국인...
  • 2013-10-16
  • 중국지질학회 관광지학 및 지질공원연구분회 등 기구의 주최로 가진 제1회 《중국의 가장 아름다운 지질공원》평선에서 장백산국가지질공원이 돌출한 지질유적보호, 과학보급기여 등 우세로 14위에 뽑혔다. 전국적으로 30개 곳을 선정했는데 장백산이 우리 성 유일, 동북3성에서는 대련빈해지질공원과 함께 입선되였다. 《...
  • 2013-10-15
  • 날씨 원인으로 14일부터 연길시는 앞당겨 열공급을 시작했다. 집이 따뜻해진다는 소식에 기쁨도 잠시, “아차, 아직 난방비를 물지 않았는데 혹시 이렇게 되면 계약위반금을 내야 하는건 아닌지?” 연길시 모 단위 종업원 안모의 걱정이다. 아직 난방비를 납부하지 않았거나 열공급중단을 미처 신청하지 못한 열...
  • 2013-10-15
  • 일전 연길시 시민 전선생은 13만원을 주고 동풍닛싼 승용차를 구입했다. 하지만 차를 구입한 기쁨도 채 가시기전, 1000킬로메터도 달리지 않은 차의 발동기에서 이상한 소리가 나기 시작하더니 정상적으로 달릴수도 없게 되였다. “13만원이나 주고 산 차가 다른 곳도 아닌 발동기에 문제가 생기다니!” 전반 차...
  • 2013-10-15
  • [북경=신화통신] 14일, 중공중앙 조직부, 인력자원사회보장부와 국가공무원국에 따르면 2014년도 중앙기관 및 직속기구의 공무원 시험채용사업이 곧 시작되며 시험등록과 공공과목 필답시험 시간도 이미 확정되였다. 10월 15일후부터 응시생들은 인력자원사회보장부 인터넷포털사이트(http://www.mohrss.gov.cn)와 국가공무...
  • 2013-10-15
  • “짝퉁”서탑대랭면 18곳 정리개혁 일전, 심양시공상행정관리국온라인감독관리분국에서는 공동구매사이트나 평론사이트에서 “서탑대랭면”을 검색하면 심양시 각구의 부동한 지점의 음식점간판에 “서탑대랭면”이란 문구를 사용하고있다는 신고를 받았다. “서탑대랭면”은 심양...
  • 2013-10-15
  •     현재 연변병원 동쪽 건강로와 국자거리 교차로에서 남북으로 설치되여있는 교통신호등이 작동되지 않아 차량운전들이 많은 불편을 겪고있다. 교통신호등에 대한 관련부문의 적시적인 점검이 요청된다. 연변인터넷방송 김걸 견습기자
  • 2013-10-15
  •         최근 연길시 신민교 서쪽의 중환로와 외환로 교차로가 교통사고 다발지역으로 변하고 있다. 현재 연길시 도심에는 교통신호등이 잘 설치되여 있지만 도심을 벗어난 이런 교차로에는 교통신호등이 설치되여 있지 않아 교통사고가 빈번하게 발생하고있다. 교통사고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한 해당...
  • 2013-10-15
  • 연변인터넷방송에 따르면 기온이 급격히 떨어지는데 대비해 연길시에서 일주일 앞당겨 열공급을 시작하기로 하여 14일 저녁부터 대부분 가정들이 온기를 느낄수 있을것으로 보인다. 목전 집중열공급, 철남열공급, 가능열공급, 항윤열공급, 국전룡화 등 연길시 각 열공급기업들에서는 보일라설비 검사수리, 낡은 도관망 개조...
  • 2013-10-15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