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글로로고
중국과 한국을 나드는 보따리 상들, 요즘 한숨만 쉰다는데...
조글로미디어(ZOGLO) 2014년11월26일 07시51분    조회:3250
조글로 위챗(微信)전용 전화번호 15567604088을 귀하의 핸드폰에 저장하시면
조글로의 모든 뉴스와 정보를 무료로 받아보고 친구들과 모멘트(朋友圈)로 공유할수 있습니다.

벌써 한숨 내쉬는 보따리상

11월 12일 오후 인천 중구 인천항 제2국제여객터미널을 찾았다. 출국장 밖에서 소규모 무역상(보따리상)의 모습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이들은 뭉쳐 다니지 않고 혼자 움직였다. 젊은 사람은 보이지 않았다. 대다수가 중·장년이었다. 여성도 있었다. 이들은 무표정하게 휴대전화를 만지작거리거나 의자에 기대어 쉬고 있었다. 옆에는 허름한 빅사이즈의 캐리어나 테이프로 친친 감아 터지지 않게 보수한 상자들이 놓여 있었다.

한 여성 소무역상은 가방에 무엇이 들었는지 묻자 잔뜩 경계하며 “화장품을 사서 친지들에게 나눠줄 것”이라고 짧게 답했다. 말투에 중국어 억양이 섞여 있었다. 그러나 이민 가방 크기의 캐리어 2개를 가득 채운 화장품을 전부 친지가 쓸 것처럼 보이지는 않았다. 또 다른 남성 소무역상은 중국어 억양이 섞인 말투로 “부탁받은 게 있어 전기밥솥을 몇 개 들고 간다. 돌아오는 길에 고추랑 깨랑 먹을거리를 좀 사올 생각”이라고 말했다.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은 이들 소무역상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까. 인천항, 평택항을 중심으로 활발히 이뤄지던 한국과 중국 간 소무역상 활동은 2012년 정점을 지나 최근 쇠퇴기를 맞이했다. 이번 한중 FTA가 소무역상의 쇠퇴를 더 촉진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2012년 5월 이후로 감소세

소무역상은 개인이 운반할 수 있는 소량의 물품을 갖고 국경을 넘어 다른 국가와 무역하는 과정에서 이름 붙은 무역 형태를 말한다. 우리에게는 보따리상, 따이공 같은 말이 익숙한데, 당사자들은 소무역상으로 불리는 걸 선호한다. 2000년대 초 여객선을 통한 한중 무역이 시작될 당시 등장한 이들은 국내에서 주류나 전기밥솥, 전기장판, 휴대전화 같은 공산품을 가득 채운 배낭과 캐리어를 들고 배에 오른다. 중국에 도착하면 캐리어에 든 물건을 팔고 빈 캐리어에 중국산 농산물을 채워 국내로 들어온다. 여객터미널 주변에서 소무역상에게 물건을 받고자 기다리는 중간책들의 승합차를 여럿 볼 수 있었다.

비공식 무역 활동을 지속하던 소무역상이 급감하기 시작한 건 2012년 중국 세관의 규제가 강화되면서부터다. 2012년 5월 중국 세관당국이 1인당 50kg 한도 내에서 특별한 제재 없이 통과시켜주던 수하물 반입을 막기 시작한 것. 당시 중국 세관은 통관을 강화하면서 2002년 8월 공고한 ‘중화인민공화국 세관본부 공고 18호’를 엄격히 집행하겠다고 한국-중국 항로 선박회사에 통보했다. 여기에 따르면 15일 내 입출국이 2회 이상인 여객이 면세로 가져올 수 있는 물품은 담배 100개비, 시가 25개비, 담뱃잎 250g으로 제한되고, 주류는 통관이 일절 금지된다. 중국 세관이 강경하게 나온 데는 한중 FTA 협상 분위기가 한몫했다. 한국과 중국이 FTA 협상을 시작한 건 2012년 5월로 중국 세관의 규제가 강화된 시기와 일치한다.

현재 인천국제여객터미널에서 한중 카페리 10개 항로를 이용하는 소무역상은 1300여 명으로 추정된다. 이들 중 실제 활동하는 것으로 보이는 인원은 1000명 이내. 5년 전까지만 해도 인천국제여객터미널을 이용하던 한중 카페리 항로 이용객 중 소무역상은 70% 이상을 차지했다. 이 때문에 터미널에 상인전용 출국장이 따로 있을 정도다. 그러나 인천국제여객터미널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이용객 91만8437명 중 여행 목적으로 카페리에 승선한 여행객은 63만5793명(69.2%)이었던 반면, 소무역상은 28만3019명(30.8%)에 불과했다. 항로별 소무역상 비중은 2011년과 2013년을 비교했을 때 인천-다롄이 22.7%에서 0%, 인천-칭다오가 45.2%에서 24.1%, 인천-단둥이 20.4%에서 7.9% 등으로 줄었고, 인천-옌타이는 46.0%에서 33.5%, 인천-잉커우는 33.5%에서 0%, 인천-친황다오는 76.3%에서 2.1% 등으로 감소했다.

“중국 한 번 갔다 오면 5만 원 남아”

7월에는 중국산 농산물을 대량으로 몰래 들여와 유통한 혐의(식품위생법 위반)로 소무역상들이 불구속 입건되기도 했다. 서울지방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에 따르면 수입업자 박씨 등 2명은 3월부터 평택과 중국을 오가는 중국인 무역상 300여 명으로부터 중국산 농산물을 1인당 50kg씩 사들여 600t(시가 32억 원 상당)을 밀수입한 혐의를 받았다. 세관을 거쳐 정상 수입할 경우 높은 관세(참깨 630%, 녹두 607.5% 등)와 창고 보관료를 내야 한다. 한중 FTA 타결 이후 이런 부분에서도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인천항에서 한국과 중국을 오가며 6년여 간 소무역상으로 일한 진모(58) 씨는 “2012년 중국이 강경하게 규제한다고 나왔을 때는 일하던 2000여 명의 발이 묶여 거의 개점휴업 상태였다”고 말했다. 그는 사업을 벌이다 큰 손해를 봤고, 이후 신용불량자가 돼 마땅한 직업을 구하기 어려워지자 고민 끝에 지인 소개로 소무역상을 시작하게 됐다. 진씨는 “국산 화장품과 전기밥솥, 전기장판 같은 물건을 사서 중국에 들어갔다가 중국산 농산물을 사와 중간책에게 넘겨주면 수고비를 받는다. 초기엔 벌이가 나쁘지 않았는데 이제는 뱃삯을 치르면 남는 게 없다. 한 번 갔다 오면 5만 원 정도 수중에 떨어진다”고 말했다.

배에서는 무엇을 할까. 그는 “딱히 할 게 없다. 잠을 자거나 동료들과 고스톱을 친다”고 했다. 한중 FTA가 어떤 영향을 미칠 것 같냐고 묻자 그는 “아직 확실하게 정해진 게 없지 않나. 방송에선 소무역상이 밀수나 하는 나쁜 사람처럼 그려지는데 대다수는 생계를 위해 배를 탈 뿐이다. 이렇게 숨통을 조여오니 당장은 아니어도 장기적으로는 다른 일을 알아봐야 하지 않을까 싶다”며 한숨을 쉬었다.

인천국제여객터미널 관계자는 “소무역상 중 내국인은 많지 않고 대부분 중국인이나 조선족”이라고 말했다. 이어 “과거 한국과 일본을 오가는 소무역상이 많았다가 점차 줄어든 것처럼 중국을 오가는 소무역상도 비슷한 전철을 밟을 것으로 보인다. 예전처럼 돈이 되지 않기 때문”이라며 “한중 FTA가 타결됐다 해도 시장이 곧바로 전면 개방되는 것은 아니니 소무역상이 당장은 크게 줄어들지 않을 것이다. 다만 전망이 밝지 않은 만큼 그 수도 꾸준히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주간동아]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5838
  • 지난 8월 1일부터 9월 30일까지 연길시공안국 교통경찰대대에서는 주교통지대의 통일적 포치로 전 시 관할구역에 대해 교통안전 특별정리행동을 전개했다. 료해한데 따르면 2달간 진행된 교통안전 특별정리행동은 하남중대, 하북중대, 공원중대, 직속중대 등 11개 중대를 포함한 전체 교통대대에서 동시에 진행했으며 주로...
  • 2014-10-09
  •   ▲ 권용현 흑룡강성조선족상공회 회장 권용현 흑룡강성조선족상공회 회장 “감동적이고 아주 기쁩니다.” 세계한인회장대회에 참가한 권용현 흑룡강성조선족상공회 회장은 밝은 표정으로 소감을 밝혔다. 박근혜 대통령과 윤병세 외교부 장관을 만날 수 있어서 좋았다는 권 회장은 특별히 7일 오후에 열린...
  • 2014-10-09
  • 서울 지하철역 물품 보관함을 이용해 대포통장과 카드 등을 주고 받은 국내 보이스피싱 조직이 붙잡혔다. 이들의 범행에는 부부와 처남 등 일가족 3명이 운영하는 퀵서비스 회사까지 가담한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 광진경찰서는 중국 청도에 근거지를 둔 총책의 지시를 받고 국내 보이스피싱에 사용된 대포통장에서 현금을...
  • 2014-10-09
  • 일, 주공상국에서 료해한데 따르면 올해 10월 1일부터 “기업정보공시잠행조례”를 실시하기 시작한다. 소개에 의하면 국가공상총국에서는 “기업정보공시잠행조례”를 관철, 시달하기 위해 지난 8울 27일 “기업경영이상명록관리잠행방법”, “기업공시정보추출검사잠행방법”, &...
  • 2014-10-08
  • 연변 주에서 사회양로서비스사업에 대한 투입을 강화한데서 주내 사회양로서비스사업이 활발하게 진행되고있다. 우리 주의 총인구수는 214.97만명에 달하는데 그 중에 60세 이상의 로인이 37.7만명으로 총인구수의 17.5%를 차지한다. 우리 주의 로령화가 가속화되는 추세에 대비해 우리 주에서는 사회양로서비스사업에...
  • 2014-10-08
  • 반성하는 김경남사장(파란옷 차림의 남성) 10월 6일 도문시 월청진 백년부락 백룡촌에서 도문시지체장애자협회 야외활동이 1박 2일로 조직되였다. 해내외 관광객들이 부절히 찾는 관광지이지만 곁군의 도움이 없이는 어찌할수 없는 지체장애자들에게는 하늘의 별따기만큼 크게 벼르고 또 처음 맞는 행사였다. 오죽하면 100...
  • 2014-10-08
  • 씨앤앰 (C&M )지역채널을 담당하는 씨앤앰미디어원이 한국내거주 중국동포들을 위한 《연변소식》 프로그램을 씨앤앰 전 지역으로 확대 방송한다. 씨앤앰은 지난 2009년 2월부터 중국연변라디오영화텔레비전방송국(이하 연변방송국)과 업무협약을 맺고 재한 중국동포들이 가장 많이 거주하는 서울 구로구와 금천구에 《연변...
  • 2014-10-08
  • 내두산촌입구에 세워진 장승 10월 4일, 장백산기슭 《하늘아래 첫 동네》라고 불리우는 조선족촌인 안도현 이도백하진 내두산촌에 우리 민족 토속신앙의 대표신물인 장승이 세워져 내두산촌을 찾는 길손들을 반기게 됐다.   장백산기슭에 자리잡은 내두산촌은 지금껏 우리민족의 민속풍습을 굳게 지켜가고있는 개척력...
  • 2014-10-08
  • 지난달 23일 법무부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가 발표한 통계월보에 따르면 지난 8월 기준 국내 체류 외국인이 171만896명으로 최대치를 기록했다. 국내 체류 외국인 수는 2003년 67만8천687명에서 2004년 74만7천467명으로 늘어난 데 이어 2007년 처음으로 106만6천273명으로 100만명을 넘어섰다. 이후에도 2008년 11...
  • 2014-10-08
  • 9월 29일, 연길시 북산가두 단령사회구역 뢰봉반과 조양소학교 뢰봉반의 100여명 성원들은 국경절을 맞으면서 위문품을 마련해갖고 연변광영원 로인들을 위문하였다. 광영원로인들은 다채로운 문예종목을 구경하고 즐기면서 사회의 사랑과 관심에 고마움을 표하였다. / 리성복 특약기자
  • 2014-10-08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