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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달 26일 오후 2~4시 범행 …당일 원룸 새로 얻어
팔달산 토막시신은 발견 하루 전인 3일 새벽 2시 유기
경기 수원 팔달산 토막 살인 사건 피의자 박춘봉(55·중국동포)씨가 지난 달 26일 동거녀를 살해한 당일 급히 집 근처에 원룸을 새로 얻은 것으로 경찰 수사결과 밝혀졌다.
경찰은 박씨가 시신 훼손 등 증거인멸을 위해 새 집을 얻은 것으로 보고 있다.
박씨를 구속수사 중인 경기지방경찰청 수사본부는 15일 기자간담회를 열어 "박씨가 지난 달 26일 오후 2시께 피해자인 동거녀 김모(48·중국동포)씨와 만나 매교동 주거지로 함께 들어가는 모습을 CCTV를 통해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어 "당일 오후 4시께 박씨가 혼자 집에서 나온 모습이 CCTV에 찍혔고, 이후 같은 날 오후 6시께 박씨가 부동산중개업소에 들러 급히 교동의 원룸을 계약한 사실이 확인됐다"며 "따라서 살해 시점은 지난달 26일 오후 2~4시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박씨가 새로 계약한 원룸은 전 주거지인 매교동에서 약 250m 떨어진 곳에 위치해 있으며, 화장실이 매우 크다고 경찰은 덧붙였다.
경찰은 박씨가 "매교동에서 시신을 상당 부분 훼손한 뒤 교동에서도 일부 훼손했다"고 진술함에 따라 1차 훼손 이후 2차적인 훼손이 있었던 것으로 파악했다.
경찰은 박씨가 새 집 계약 이후 휴대전화를 해지(12월1일)한 점이나 도배도 안 된 집을 급히 계약한 점으로 미뤄 증거인멸을 위한 장소를 구한 것으로 파악했다.
경찰은 박씨가 교동 원룸을 계약할 당시 도배가 돼 있지 않았다가 지난 1일에야 도배가 된 것으로 확인, 집 주인의 동의를 얻어 벽지와 장판을 뜯어내 미세한 양의 살점과 혈흔 등 DNA 시료 일부를 채취,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정밀감정을 의뢰한 상태다.
지난 4일 오후 1시3분께 최초 발견된 팔달산에서의 토막시신(몸통)은 전날인 3일 오전 2시께 내다버린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CCTV에 박씨가 교동 집에서 나와 검은색 비닐봉지를 한 손에 들고 팔달산에 올라가는 장면이 찍혔다고 밝혔다.
경찰은 박씨가 수원천과 수원 근교 야산에 훼손한 시신 일부를 버리거나 파묻은 사실도 확인했지만 정확히 언제, 어떤 방법으로 이동해 유기했는지는 아직 확인하지 못했다.
박씨가 "먼 거리는 택시를 타고 이동했다"고 진술했지만 택시를 타고 머리와 장기 등을 가지고 이동했다는 점은 쉽게 납득하기 어려워 신빙성을 의심하고 있다. 이에 따라 경찰은 택시기사들을 상대로 탐문을 벌이고 있다.
경찰은 이밖에 중국 내에서의 전과관계를 확인하기 위해 인터폴에 협조를 의뢰한 상태다. 박씨는 2008년 12월 여권을 위조해 국내에 입국한 불법체류자다.
경찰 관계자는 "대체로 범행을 인정하면서도 경위나 수법 등에 대해서는 자기방어적으로 진술하고 있다"며 "새벽시간 팔달산에 들고 올라 간 비닐봉지의 정체가 뭐냐고 물으면 '과일'이라고 답하는 식"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단독 범행이라고 주장하는데 CCTV 분석이 끝나면 알 수 있을 것"이라며 "여죄나 범행 동기, 훼손 방법 등에 대한 수사와 나머지 시신 수습 등도 계속 할 계획"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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