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전 한국 들어와 일해… 월급 받으면 대부분 저축… 작년 어머니·언니도 불러
“매일 밤늦게까지 힘든 일을 하면서도 전혀 힘든 내색 없이 쉬는 날마다 어머니를 찾아온 효녀였는데….”
조선족 박춘봉(55)에 의해 처참하게 살해된 수원 팔달산 토막 살인사건 피해자 김모(여·48) 씨는 여느 조선족 동포와 마찬가지로 ‘코리안 드림’을 꿈꾸며 3년 전 한국으로 들어와 마트 등에서 착실히 일을 해오다 박 씨를 만나면서 청천벽력 같은 일을 당해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
15일 수원 서부경찰서 등에 따르면 김 씨는 3년 전 이른바 ‘코리안 드림’을 안고 한국으로 들어와 경기 수원에 정착했다. 이후 김 씨는 박 씨에게 무참히 살해당하기 전까지 수원 팔달구 매교동 인근 한 마트에서 종업원으로 힘들게 일하면서도 월급 대부분을 저축하고
행복한 미래를 꿈꿔왔다.
직장동료나 아는 사람들과 만나도 먼저 반갑게 인사하는 등 성격도 좋았다. 직장 동료 이모 씨는 “
중국에서 온 김 씨가 평소 열심히 일하고 나름 저축도 하면서 앞날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했다”면서 “그야말로 ‘코리안 드림’의 모습을 보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그런 김 씨는 지난해 중국 옌볜(延邊)에 있던 어머니와 언니까지 한국으로 불러들여 수원 지역에서 같이 살았다. 김 씨는 어머니와 언니가 같이 한국에 있어서인지 매일 밤늦게까지 고된 일을 하면서도 전혀 힘든 내색을 하지 않는 성실하고 착한 딸이면서 하나뿐인 동생이었다. 언니 김모 씨는 “동생은 쉬는 날이면 어머니를 걱정하며 늘 맛있는 먹을 것을 사 가지고 왔다”며 “정말 착한 동생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던 김 씨는 지난 4월부터
공사현장에서 일용직으로 전전하던 박 씨를 만나 매교동 한 주택에서 동거를 시작했다. 가족들은 비록 박 씨와의 동거지만 홀로 지내온 김 씨가 뒤늦게나마 한국에서 제 짝을 찾은 것 같아 안도를 한 것도 잠시, 지난 11월 26일부터 연락이 닿지 않자 언니 김 씨가 지난 8일 경찰에 실종 신고를 했고, 결국 우려했던 일이 현실이 됐다.
언니 김 씨는 “동생이 계속
전화를 안 받아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동거하는 사람과 함께 놀러 간 것으로 생각했다”며 “이후에도 너무 연락이 안 돼 경찰에 ‘찾아달라’고 신고를 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또 언니는 “동생이 한동안 연락이 없었지만 이런 일을 당했으리라고는 전혀 상상도 못 했다”고 눈시울을 적셨다.
문화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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