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투데이 박정배 기자 = 보이스피싱(전화 금융 사기) 인출책이 사기임을 뒤늦게 깨달은 피해자의 신고로 경찰에 덜미를 잡혔다.
서울 영등포경찰서는 보이스피싱 수법으로 물품보관함에 넣어둔 피해액을 가로채려 한 혐의(사기미수 등)로 중국동포 유모씨(30) 등 2명을 구속했다고 31일 밝혔다.
유씨 등은 지난 23일 이모씨(72)로부터 금융감독원 직원과 경찰관을 사칭해 돈을 가로채려다 미수에 그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개인정보 유출로 전화비가 연체된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혹시 모를 피해 방지를 위해 계좌의 잔액을 모두 찾아 물품보관함에 넣어달라”고 말하며 이씨를 속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씨는 처음에는 이 말을 믿고 은행에서 예금 400여만원을 찾고 또 다른 은행에서 적금 1600만원을 해지하는 순간 보이스피싱인 사실을 깨달았다는 전언이다.
신고를 받은 경찰은 돈을 넣어두기로 한 여의도역 물품보관함에 신문지 뭉치가 담긴 가짜 돈 봉투를 대신 넣어두고 잠복한 끝에 이를 찾아가는 유씨 등을 검거했다.
유씨 등은 지난 3월 중국에서 국내로 입국한 뒤 신원이 밝혀지지 않은 총책의 지시로 범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 관계자는 “경찰이나 금감원 등 공공기관은 절대 돈을 이체·인출하라거나 개인정보를 요구하지 않는다”며 “이런 요구를 받으면 즉시 경찰에 신고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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