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화호 여성 토막 살해범, 조선족 남편 김하일 검거
경기 시흥시 시화호에 여성 토막 시신을 유기한 범인이 검거됐다. 피해자인 조선족 한모(42)씨의 남편 김하일(47·조선족)씨로 부부싸움 끝에 한씨를 살해한 뒤 시신을 여러 토막으로 잘라 버렸다고 자백했다. '오원춘 사건'을 비롯해 경기 남부 지역에서 중국 동포가 연루된 토막 살인 등 잔혹한 범죄가 잇따라 발생하자 주민들의 불안도 커지고 있다.
이 사건을 수사해 온 시흥경찰서는 8일 오전 10시20분쯤 김씨를 살인과 사체유기 혐의로 긴급 체포했다. 김씨는 지난 1일 오전 11시쯤 시흥시 정왕동 집에서 한씨를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한 후, 다음 날 자전거를 이용해 5㎞ 정도 떨어진 시화방조제 일대에 버린 혐의를 받고 있다. 한씨 시신은 지난 5~7일 몸통, 머리, 양손과 양발이 따로 발견됐다.
경찰은 7일 채취한 시신 지문을 바탕으로 한씨 신원을 확인한 뒤 남편 김씨를 용의자로 추적해왔다. 김씨는 8일 오전 7시20분쯤 집에서 나와 가방을 메고 300m 쯤 떨어진 건물로 들어가는 모습이 잠복한 형사들에게 포착됐다. 경찰은 이 건물 옥상에서 양쪽 팔·다리 등 시신의 나머지 부분을 발견하고 김씨를 시화공단 직장 근처에서 붙잡았다.
아내를 살해한 뒤 시신을 유기한 피의자 김하일씨가 8일 오전 나머지 시신 일부를 조카의 집으로 옮기는 모습이 CCTV에 찍혀 있다 경기경찰청 제공
시흥경찰서로 압송된 김씨는 취재진에 "나도 모르게 욱하는 마음에 그랬다. 집사람에게 죽을죄를 졌다"고 말했다. 김씨는 경찰에서 "중국의 집 구입 자금 문제로 말다툼을 벌이다 아내 머리를 둔기로 치고 목을 졸라 살해했다"고 진술했다. 김씨는 2009년, 한씨는 2013년 입국했으며 주로 시화공단 일대 공장에서 일해왔다.
경기 남부 지역에서는 최근 조선족이 연루된 잔혹 범죄가 집중 발생, 이들의 집단 거주 지역 인근 주민들 사이에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2012년 4월 수원에서 귀갓길 20대 여성을 납치해 성폭행하고 살해한 뒤 엽기적으로 훼손한 '오원춘 사건'이 발생한 데 이어 작년 11월엔 동거녀를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해 수원 팔달산 등에 버린 '박춘풍 사건'이 충격을 줬다.
그러나 실제로는 중국 동포의 범죄율이 내국인이나 다른 국적 외국인에 비해 높지 않으며 집단 전체를 매도해서는 안 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한국형사정책연구원 발표에 따르면 2011년 기준 국내 외국인 1000명당 범죄자 수는 몽골인이 70.6명으로 가장 많았고, 다음 미국인(67.5명), 캐나다인(41.2명), 러시아인(37.8명) 등 순이었다. 조선족이 포함된 중국인은 8위(29.2명)로 내국인 범죄율(36.9명)보다 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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