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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서 식당하는 조선족의 손맛
조글로미디어(ZOGLO) 2015년6월8일 08시05분    조회:53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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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꼬치 맛보세요!" (서울=연합뉴스) 고현실 기자 = 서울 영등포구 대림동에서 '아리랑 양꼬치'를 운영하는 김장호 씨가 손님들을 위해 양꼬치를 굽고 있다. 중국 연변에서 온 김 씨는 역시 중국동포인 아내와 함께 2년 전부터 대림동에서 '아리랑 양꼬치'를 운영하고 있다. 2015.6.8 okko@yna.co.kr
연변에서 온 '아리랑 양꼬치'
뷔페식으로 맛보는 중국식 샤부샤부 '복만루'

<※ 편집자 주 = 귀화자를 포함해 서울에 거주하는 외국인은 지난해 행정자치부 통계 기준 42만 명으로 국내 전체 외국인의 26%에 달합니다. 서울시 전체 인구가 대략 1천만 명이니 서울시민 100명 중 네 명은 외국인인 셈입니다. 날로 늘어가는 외국인은 거대도시 서울의 풍경을 바꾸고 있습니다. 곳곳에 이국의 식당이 생겨나고, 다른 나라에서 온 이웃을 만나는 건 더 이상 드문 일이 아닙니다. 그 가운데도 이주민이 직접 꾸려가는 식당은 이들이 우리 사회의 당당한 일원으로 살아가는 모습을 보여주는 '삶의 현장'입니다. 연합뉴스는 건강한 다문화도시 서울을 만들기 위해 서울시와 협력해 이 땅에 뿌리를 내린 이주민의 과거와 현재가 담긴 맛집을 소개합니다.>

(서울=연합뉴스) 고현실 기자 = 서울에 거주하는 외국인 주민의 절반 이상은 한국계 중국인, 즉 조선족이다. 

지난해 행정자치부 통계에 따르면 서울에 사는 중국동포는 모두 24만 명으로 서울 전체 외국인 주민의 57%를 차지한다.  

조상의 땅으로 건너온 중국동포들은 공단과 가까운 대림동과 가리봉동, 건국대 일대에 걸쳐 삶의 터전을 형성했다. 이 일대에 거주하는 조선족은 서울 전체 중국동포의 절반에 달한다.

이들이 일군 '조선족 타운'은 이제 어엿한 서울의 일부가 됐다. 동포들이 갖고 온 중국의 맛은 토박이 한국인의 입맛까지 사로잡고 있다. 

◇ 아주머니의 손맛으로 만든 '아리랑 양꼬치' 

대림동 일대는 서울 안의 또 다른 중국이다. 중국어와 한국어가 뒤섞인 간판부터 식당 메뉴판을 채운 중국 각 지역의 대표 요리까지 흡사 중국에 와 있는 것 같은 느낌을 준다.

식당을 운영하는 중국동포들은 대부분 더 나은 삶을 찾아 한국에 온 이들이다.

'아리랑 양꼬치' 대표 요리
'아리랑 양꼬치' 대표 요리 (서울=연합뉴스) 고현실 기자 = 서울 영등포구 대림동 '아리랑 양꼬치'의 대표 요리인 지삼선(왼쪽)과 온면. 뒤로는 양꼬치가 자동 회전 기계 위에서 구워지고 있다. 2015.6.8 okko@yna.co.kr

대동초등학교 맞은편 '아리랑 양꼬치'를 운영하는 김장호(59)-전춘옥(55) 씨 부부도 예외는 아니다.  

'아리랑 양꼬치'의 간판에는 '도문'이란 글자가 한글로 새겨져 있다. 부부가 연변조선족자치주의 고향 이름(도문시)을 간판에 넣은 것이다. 

이들 부부가 한국에서 고향 이름을 넣은 식당을 갖게 되기까지는 10년이 넘는 세월이 있었다. 

아내 전 씨는 연변(옌볜)에서 10년 넘게 식당을 운영하다 남편과 두 딸을 뒤로하고 2001년 돈을 벌기 위해 홀로 한국으로 향했다. 이후 경기도 성남에서 양꼬치 식당을 운영하며 한국 땅에서 자리를 잡아갔다. 

연변자치주의 공무원이던 남편 김 씨는 정년퇴직하고 2011년 한국으로 들어왔다. 30년 넘게 공직에 있었지만 한국에서는 자동차부품회사의 생산직과 식당 일도 마다하지 않았다. 후회는 없었다. 

김 씨는 "중국에서 태어났어도 항상 한국인이라 생각했다"며 "본국에 와서 살고 싶다는 생각을 늘 하고 있었기 때문에 한국 생활이 그렇게 힘들지 않았다"고 돌아봤다.

한국에서 다시 만난 지 3년 만인 지난 2013년 부부는 고향의 이름을 단 '아리랑 양꼬치'를 열었다. '아리랑'은 전 씨가 연변에서부터 쓰던 식당 이름이었다.

전 씨는 "연변에서는 아리랑을 식당 이름으로 많이 쓴다"며 "우리 민족을 상징하는 이름인데 굳이 바꿀 이유가 없었다"고 설명했다. 

"일일이 고기 손질해요" (서울=연합뉴스) 고현실 기자 = 서울 영등포구 대림동에서 '아리랑 양꼬치'를 운영하는 전춘옥 씨가 양꼬치에 들어가는 갈빗살을 손질하고 있다. 중국 연변에서 온 전 씨는 역시 중국동포인 남편과 함께 2년 전부터 대림동에서 '아리랑 양꼬치'를 운영하고 있다. 2015.6.8 okko@yna.co.kr

'아리랑 양꼬치'의 모든 요리는 전 씨의 손에서 만들어진다.

남편 김 씨는 아내를 두고 음식에 관한 한 교수 못지않은 전문가라고 불렀다. 음식에 대한 고집이 남다르기 때문이다. 

고집대로 전 씨는 양꼬치를 만들 때 육질이 좋은 갈빗살만을 쓴다. 일일이 비계를 떼어내 손질하고, 양념으로 양고기 특유의 누린내를 잡는다.

고기를 부드럽게 하는 인공유연제를 넣지 않음에도 이곳의 고기가 유독 부드럽고 도톰한 데는 이러한 전 씨의 고집이 한몫했다. 

수동으로 꼬치를 돌려서 구워야 하는 다른 식당과 달리 자동으로 꼬치를 돌려주는 기계도 이곳의 자랑이다.  

남편 김 씨는 "대림동의 중국 식당은 경쟁이 치열하다"며 "하룻밤 자고 나면 여러 식당들이 생기고 없어지다 보니 손님의 마음을 사로잡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곳에서는 꼬치류 외에 50가지가 넘는 중국 요리를 선보인다. 감자, 가지, 피망을 넣고 센 불에 볶은 지삼선은 양꼬치와 특히 잘 어울리는 요리다.

여기에 옥수수면에 김칫국물을 넣고 끓인 온면은 정통 중국식 온면과는 또 다른 맛을 느끼게 한다. 

서울의 '조선족 타운' 건대입구
서울의 '조선족 타운' 건대입구 (서울=연합뉴스) 고현실 기자 = 서울 지하철 2호선과 7호선이 만나는 건대입구역 부근의 중국동포 밀집지역. 2000년대 들어 이 곳에 중국동포들이 모여들면서 '조선족 타운'이 형성됐다. 2015.6.8 okko@yna.co.kr

김 씨는 "한국에 오래 산 동포들은 입맛도 한국식으로 바뀐다"며 "한국 사람의 입맛에 맞는 음식을 만들면 동포들도 좋아한다"고 전했다. 

◇ 무한리필 훠궈의 맛…건대입구 '복만루' 

중국동포의 수가 꾸준히 늘면서 가리봉동과 대림동 일대에 국한됐던 '조선족 타운'은 2000년대 중반부터 지하철 2호선을 타고 확대되기 시작했다.

건대입구역 부근은 비교적 최근 형성된 '조선족 타운'이다. 이 일대는 주거비가 상대적으로 싸고, 강남과도 가까워 일자리를 찾는 조선족이 많이 찾는다.

건대 로데오거리 뒤편의 '동일로 18길'은 중국동포들이 운영하는 식당이 즐비해 '중국음식 거리' 혹은 '양꼬치 거리'로 불린다. 이 일대에서 조선족이 꾸려가는 식당만 60여 곳에 달한다. 

'복만루'(福滿樓)는 그 가운데도 명소로 꼽힌다. 이 일대에서 중국식 샤부샤부인 훠궈(火鍋)를 무한리필 방식으로 선보인 최초의 식당이기 때문이다.

훠궈는 고기뼈를 우려내 만든 두 종류의 육수에 각종 고기와 채소를 익혀 먹는 방식이 일반적이다.  

대부분 1만 원대에 정량을 내놓지만, '복만루'에서는 1만4천 원만 내면 쇠고기와 양고기 등 네 종류의 고기에 20여 가지의 채소와 해산물을 무제한으로 먹을 수 있다.

무한리필 훠궈 식당 운영하는 중국동포 부부
무한리필 훠궈 식당 운영하는 중국동포 부부 (서울=연합뉴스) 고현실 기자 = 건대입구역 부근에서 무한리필 훠궈(중국식 샤부샤부) 식당 '복만루'를 운영하는 정성주(왼쪽)-김순희 씨 부부. 2015.6.8 okko@yna.co.kr

무한리필 아이디어는 식당을 운영하는 동갑내기 부부 정성주(37)-김순희(37) 씨의 고육지책에서 나왔다. 

부부가 이곳에 식당을 연 건 지난 2010년. 다른 동포 식당들처럼 처음에는 중국 요리를 만들어 팔았지만 생각만큼 장사가 잘되지 않았다.  

김 씨는 "이 주변은 대학가라 유학생 손님이 많은데 학생들에게 중국 요리는 비싼 음식"이라며 "학생 손님을 잡기 위해 2년 만에 뷔페식으로 바꾸게 됐다"고 설명했다.

반응은 금세 나타났다. 유학생 손님이 늘기 시작했고, 한국인들까지 입소문을 듣고 가게를 찾았다.  

지난해 한 지상파TV에 소개된 후에는 한국인 손님 비중이 10%에서 40%까지 늘었다.

김 씨는 "재료 값이 계속 올라가 이익을 남기기 점점 힘들어져도 손님들을 생각하면 가격을 올릴 수가 없다"면서 "가게에 온 손님을 잡지 못하면 안 된다는 걸 경험으로 깨달았다"고 설명했다. 

김 씨가 고향 헤이룽장(黑龍江)을 떠나 한국에 온 지는 올해로 20년째. 그 사이 동향 사람인 남편을 만나 결혼하고 세 살배기 딸까지 뒀다. 

과거에는 돈을 벌기 위해 한국을 오가는 중국동포가 많았지만 최근에는 김 씨처럼 한국에 정착하고 사는 조선족이 늘고 있다.  

김 씨 역시 "결혼식부터 돌잔치, 칠순잔치, 장례식까지 챙겨야할 경조사가 옛날보다 많이 늘었다"고 전했다. 

그는 "조선족을 안 좋게 보는 분도 있지만 이 땅에 정착해서 열심히 사는 동포가 많다는 걸 알아줬으면 좋겠다"고 희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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