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강성철 기자 = "30년이면 강산이 세 번 변할 시기입니다. '코리안 드림'으로 시작된 조선족 한국 이주사의 명암을 가감 없이 기록해 재한 조선족 사회의 바람직한 미래를 조망해 보려고 합니다."
1980년대 중반 조선족(중국동포)의 친척 방문에서 시작된 모국 이주 역사를 기록물로 남기려고 재한 조선족 인사들이 뭉쳤다.
김정룡 중국동포사회문제연구소 소장은 "문현택 한중동포신문 편집국장, 이동렬 재한동포문인협회장과 함께 '중국 조선족 한국 이주사' 편찬위원회 구성에 나섰다"고 19일 연합뉴스에 알려왔다.
그는 150년 조선족 역사에는 세 차례에 걸친 대규모 이주가 있었다고 밝혔다.
"첫 번째는 1860년대 기근을 피해 한반도에서 중국 동북 지역으로 이주한 것이고, 두 번째는 1930년대 나라를 잃은 선조가 일제의 핍박에 못 견디거나 독립운동을 펼치려고 만주로 건너온 것입니다. 세 번째는 1992년 한·중 수교 후 현재까지 70여만 명이 좀 더 나은 삶을 위해 코리안 드림을 품고 한국으로 역이주한 경우입니다."
한국에 건너온 조선족은 초기 약 장사에서 시작해 초청 사기 피해, 국적 회복운동, 재외동포법 개정운동, 출입국법 개정, 재한 조선족 인권 향상 운동 등을 거치며 발전을 거듭해왔다.
이주사 편찬 발기인으로 나선 세 사람은 "초창기 3D 업종에 종사하며 차별과 설움을 당했던 이들이 이제는 자립해 상업, 무역, 여행업 등 여러 방면에서 당당하게 비즈니스를 펼치고 있다"면서 "한·중 간의 경제 교류와 우호 관계 구축의 한 축을 담당하게 된 재한조선족의 역사를 남기는 것은 기념비적인 일"이라고 강조했다.
"한국에 정착한 조선족 부모들은 이곳에서 태어난 자식에게 자신이 조선족 출신이라는 것을 숨깁니다. 아직도 우리 사회에 남아 있는 차별을 받을까 두려워서인데 그것은 미봉책에 불과합니다. 아이들이 자신의 뿌리를 제대로 알아 정체성의 흔들림 없이 크려면 이주사 편찬이 절실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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