촌민들 어깨춤 들썩
27일 오전 9시, 화룡시 숭선진 죽림촌, 젊은축들이 많이는 국외나 국내 도시로 떠나가고 로인들만 남아 적막감이 감돌았던 마을이 오랜만에 북적거렸다.
“의사량반, 나 많이 아픈거요?”
“혈압이 조금 높으시네요. 일시적인것 같은데 혹시 아침에 뭐 드셨어요?”
“박카스 한병 마신거 말고는 없슈.”
죽림촌에는 변변한 진료소 하나 없다. 마을에는 대부분 로인들만 남겨진데다 교통이 불편해 10여킬로메터 떨어진 진병원을 찾으려면 40여분 정도 차량으로 이동해야 되다보니 제대로 된 의료서비스를 받지 못하는 어려움을 겪고있었다. 그런 와중에 주심계국에서 조직한 빈곤지역부축사업의 일환인 “의료사랑나눔”활동을 통해 연길시익수당종합문진 진료팀이 마을촌민들을 대상으로 의료봉사에 나서자 주변 마을사람들까지 몰려들어 장사진을 이뤘다.
마을회관 앞마당에 설치한 탁자 4개와 의자 4개, 침치료도구와 의약품, 심전도와 혈액검사에 필요한 의기들을 갖추고 의사들과 간호원들이 끊임없이 이어지는 환자들을 1대1로 상담, 진료, 치료하느라 여념이 없다.
목발 짚고 휠체어를 탄 할아버지부터 손주를 품에 안은 할머니까지 마을회관앞으로 몰려왔다. 그런가 하면 이웃마을에서도 소식을 전해듣고 다들 뜨락또르나 오토바이를 몰고 죽림촌을 찾아오기도 했다.
“귀가 불편하다”며 의료봉사단을 찾은 할머니, “허리가 시리다”는 할아버지들은 진료소앞 퇴마루에 걸터앉아 순서를 기다렸다.
침치료를 받은 한 촌민은 “봉사팀 덕에 멀리 나가지 않아도 무릎치료를 받을수 있어 얼마나 고마운지 모른다”며 “요즘 건강이 념려스러웠는데 이렇게 무료로 상비약까지 챙겨가졌으니 한시름 놓았다”고 기뻐서 어쩔줄 몰라했다
또 “다리도 아프고 눈도 침침하고 아래배도 아프고, 이제서야 소식 듣고 밭일을 하다 달려왔다네”라고 말하는 고길삼(72살)할아버지, 진료팀이 왔단 소문을 듣고 미처 흙을 털어내지도 못한채 혈압, 혈당 검사부터 받는다.
그런데 이때 림시로 설치한 진료실에서 로인의 외마디 비명이 들렸다. 오른쪽어깨와 왼쪽무릎 통증을 호소하던 지꽃분(83살)할머니가 익수당종합문진 원옥선원장의 진료를 받고있었다.
“오십견이 심한것 같은데 바르는 약이랑 파스 드릴테니 반드시 사용하고 일 적당히 하세요.”
평생 밭일을 하느라 오십견이 온지도 몰랐다는 지꽃분할머니는 원옥선원장에게 고맙다고 연신 인사한다.
의료진은 몸이 불편한 로인들에게 건강회복을 위해 주의해야 할 사항 등을 친절하고 자세하게 안내했다. 환자가 주의해야 할 내용에는 형광펜으로 표시하는것도 잊지 않았다.
한편 이번 의료봉사활동에서 모든 의약품을 무료로 지원한 연길시익수당종합문진에서는 앞으로도 마을촌민들에게 여러차에 나누어 4만여원 가치에 달하는 의약품을 지원하기로 약속했다.
죽림촌의 제1서기인 왕리빈(41살)은 “현재 마을에는 200여명의 촌민이 살고있습니다. 이들 대부분이 평생 농사를 짓고 살면서 아파도 의료기관이 멀어 제대로 된 치료를 받지 못했는데 봉사팀이 멀리 떨어진 시골까지 와서 상담, 진료해주니 온 동네가 건강해지고있습니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연변일보 글·사진 신연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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