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들의 항의가 이어지자 영화 제작팀은 인터넷 게시판에 "모성애라는 영화 주제에 맞는 따뜻한 배경의 공간이 필요해 (이 아파트에서) 촬영하는 것"이라는 해명 글을 올렸다. 일부 이웃 아파트 단지 주민들도 "영화는 영화일 뿐인데 너무 과민한 것 아니냐"며 영화 촬영에 찬성한다는 의견을 올렸다. 하지만 아파트 관리사무소 측은 주민들의 반발이 거세다는 이유로 결국 제작사에 '촬영 장소 대여가 어려울 것 같다'는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2006년에도 '이형호군 유괴사건'을 재구성한 영화 '그놈 목소리' 제작진이 서울 강남구의 한 아파트 단지에서 촬영을 진행하다 뒤늦게 영화 내용을 알게 된 주민들의 극심한 반대에 부딪혔다. 2008년 연쇄 살인마 유영철을 모티브로 한 영화 '추격자'는 극중 주요 배경으로 '망원동'이라는 지명을 썼다가 해당 지역 주민들의 항의를 받았다.
영화계 관계자는 "개봉 전에 영화 내용이 노출되면 곤란해 주민들에게 설명을 상세히 할 수 없는데, 범죄나 재난영화의 경우 주민들이 동네 이미지가 영화 속 장면과 겹쳐질 것이라고 오해해 설득하느라 애를 먹는다"고 말했다. 주은우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는 "번화한 상업지구를 배경으로 촬영한 영화는 내용이 부정적이어도 홍보 효과를 누릴 수 있지만, 개발이 뒤처진 지역이나 주택가일수록 지역에 대한 인상이 나빠질까 봐 주민들이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이라고 했다.
조선일보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