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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옌지(延吉)의 조선족 학교를 취재할 일이 있었다. 옌지 시내에는 모든 간판이 한글로 적혀 있었고 학교에서는 조선족 선생님이 조선족 학생들에게 한국어(정확히 말하면 조선족 방언)로 수업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학교 도서실에는 중국어로 된 책과 한국어로 된 책이 모두 꽂혀 있었다.
조선족은 중국 55개 소수 민족 중 교육열이 높아 명문대 입학 비율이 가장 높은 소수 민족 중 하나다. 호적상 조선족으로 남으면 대입에서도 소수민족으로서 혜택을 입어 한족보다는 조금 더 가점을 받을 수 있지만 소수 민족 교육을 받은 점이 이후 중앙 무대에 가서 주류 사회에서 한족들과 어울리는 데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일부러 자녀를 조선족 학교 대신 한족 학교를 다니게 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최근에는 중국 주류 사회에서도 능력을 인정받아 핵심 지위에 올라서는 사례가 늘고 있어 주목된다. 이현옥(중국명 리셴위(李賢玉)) 대교(대령과 준장 사이 계급)가 지난 6일 단행된 인사에서 소장으로 승진했다. 500여 명의 장성이 있지만 10명에 불과한 여장군 중 한 명으로 소수민족인 그가 이름을 올리게 된 것은 그만큼 능력이 출중했기 때문이라는 평가다. 현재 조선족 중 중국 중앙 정계에서 가장 고위급은 18대 중국공산당 중앙위원회 중앙위원인 부장(장관)급 중앙통전부 부부장 김철수(중국명 진저주 (金哲洙))다. 그리고 18대 중앙위원회 후보위원 159명 중 유일한 조선족인 김전길(중국명 진전지(金振吉)) 후보위원이 오는 11월 중앙위원에 포함될 가능성도 조심스레 제기되고 있다.
이처럼 중국 내에서 조선족들은 능력을 바탕으로 위상을 높이고 있지만 한국에서는 오히려 조선족에 대한 인식이 뒤처져 있는 것 같다. 조선족이 연루되거나 저지른 강력 사건들이 잇따라 일어난 영향도 적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조선족 전체를 백안시하거나 배척해 그들의 마음에 상처를 입히는 태도는 동포이자 한국의 이익에 도움을 줄 수 있는 귀한 인적 자원을 훼손하는 셈이다. 한국 기업이나 기관이 중국에 진출하던 초기에 빨리 정착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조선족들의 공이 적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다.
조선족은 다른 국가가 가지지 못한 한국만이 활용할 수 있는 훌륭한 인재풀로 앞으로도 잘 관리해 나가고 자국의 주류 사회 진출도 응원하는 것이 한국의 이익에도 더 부합하는 태도일 것이다.
문화일보 박세영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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