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찾은 대림동 거리 곳곳에는 입주 가사도우미나 간병인을 구한다는 전단이 붙어 있었다. 한 직업소개소 앞 게시판에는 '양재동 가정부 22개월, 주 5일 근무에 160만원' 등의 구인광고 40장이 빼곡히 붙어 있다.
동네에선 중국 음식 특유의 향이 곳곳에서 난다. 한 백반집에선 염통 줄기, 콩팥, 양삼겹꼬치, 떡심 등 중국인들이 즐기는 음식들을 팔고 있다. 대림동에서 가게를 하는 한 한국인은 "대림동에서 파는 중국 요리는 한국 사람들이 거의 먹을 수 없는 음식으로 완전히 중국 현지화됐다"고 했다.
아직도 이 지역엔 월세 10만~20만원짜리 다세대 주택들이 있다. 이날 대림동의 한 직업소개소를 찾은 조선족 이모(60)씨는 "보증금 500만원에 월세 20만원짜리 지하방에 산다"며 "한국에 들어와 14년 동안 간병인, 청소일, 가사도우미 등 안 해본 게 없다"고 했다. 한 직업소개소 대표는 "일거리가 많은 서울 강남 지역으로 통하는 지하철 2호선 대림역이 가까워 조선족들이 잘 떠나지 않는다"라고 했다.
대림동은 블루칼라층 조선족을 겨냥한 상권이 발달했다. 일명 '작업복 백화점'에선 상의는 5000원, 하의는 1만원에 팔고 있다. 중국식 백반집에서 5000원이면 한 끼를 때울 수 있다. 조리나 세탁, 제빵 기술을 가르쳐주는 학원도 많다. 하지만 조선족들이 한국 주류 사회에서 소외돼 자기들끼리 어울리다 보니 이 지역이 게토화하는 경향도 있다고 이민 전문가들은 말한다.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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