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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획 ②] 新 한류열풍 <음식 분야> 요우커, 노량신 수산시장·광장시장 등 한국 전통음식 관광 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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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서는 잘 안 먹는 회·산낙지·간장게장 등 해산물 즐겨 찾아
한국인의 삶과 문화 느낄 수 있는 시장과 ‘맛 골목’도 요우커들로 북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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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등 해외에서 대대적인 한류열풍을 일으킨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에서 남자주인공 도민준(김수현 분)이 노량진 수산시장에서 사온 개불을 여자주인공 천송이(전지현 분)가 맛있게 먹고 있다. 사진=SBS 화면 캡처
[데일리한국 황혜진 기자] 최근 중국인 관광객(요우커)들이 한국의 음식에 눈을 돌리고 있다. 이미 한식문화가 중국에 소개된 지 오래지만 이젠 메뉴의 폭이 광범위해진 것이다. 비빔밥, 불고기 등 전형적인 한식 메뉴를 넘어 삼겹살과 떡볶이, 생선회까지 즐겨 찾고 있다.
과거 단체 여행 상품으로 한국을 찾았던 중국인들은 많은 인원을 수용할 수 있는 한국 전통 음식점 등 여행사에서 정해주는 식당을 찾는 게 다반사였다. 이런 곳들의 전형적인 메뉴는 역시 불고기나 비빔밥이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개인이 스스로 여행 일정을 짜고 숙소와 식당을 정하는 독립적인 요우커들이 많아졌다. 단체보다 개인여행을 즐기는 이들이 한국인이 실제로 많이 먹는 생활밀착형 음식을 직접 체험하는 것을 더 선호하면서 이들을 통해 한국의 일반 음식이 중국 전역에 입소문을 타고 있는 것이다.
최근 서울 노량진 수산시장은 중국인 관광객들로 북적이고 있다. 수협노량진수산주식회사는 하루 평균 500~1,000명 정도의 중국인 관광객이 노량진수산시장에 방문하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는 최근 2~3년 사이에 급증한 것으로 한국인들의 삶의 숨결이 느껴지는 도매시장에서 값싸고 싱싱한 해산물을 맛보고자 하는 수요가 늘어난 데 기인한다.
중국에서는 원래 회를 먹지 않기로 유명하다. 말린 고기라할지라도 반드시 익혀서 먹는 전통이 있었다. 하지만 최근 중국의 경제 성장과 함께 대륙 내에서 값이 비싼 회를 고급음식으로 여겨 즐기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한국 수산시장에서는 해산물을 중국보다 싼 값에 즐길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싱싱한 활어를 그 자리에서 바로 먹을 수 있다는 점까지 더해져 요우커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특히 노량진 수산시장은 지난해 전지현과 김수현이 출연해 중국에서 인기몰이를 한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의 촬영지로 주목받으며 한국 관광의 필수 코스로 자리 잡았다.
최근에는 중국인으로 착각 받아 중국어로 호객행위를 받았다는 한국 방문객들이 많을 정도로 노량진 수산시장에는 중국 관광객을 사로잡으려는 상인들의 움직임이 발 빠르다. 중국어 대화가 가능하다는 푯말이 곳곳에 붙어있고 멍게, 넙치 등 통역하기 어려운 단어들도 능숙하게 구사하는 조선족 직원들이 절반이 넘는 소매업체에서 근무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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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별 관광으로 한국을 찾는 요우커들이 증가하면서 한국의 삶과 문화를 가까이 직접 체험할 수 있는 시장과 맛 골목들이 인기를 끌고 있다. 종로 광장시장(위), 장충동 족발골목. 사진=한국관광공사 제공
중국 베이징에서 유전공학을 전공하는 대학원생 리 모 씨는 한국에 와서 가장 먹고 싶었던 음식이 ‘산낙지’였다. 살아서 꿈틀거리는 낙지가 보기에는 징그럽지만 맛이 좋기로 소문이 나있다는 것이다. 산낙지회를 먹기 위해 노량진 수산시장을 찾은 리 씨는 상인이 수족관에서 꺼내 건네준 살아있는 낙지를 들고 기념사진을 찍기도 하고 푸짐한 모듬회와 중국 3대 진미 중 하나로 꼽히는 전복 등 다양한 해산물을 주문해먹었다.
수산시장에서 중국인 관광객들에게 인기 있는 해산물은 킹크랩, 꽃게, 씨타이거 새우 등이다. 상인들은 이 수산물들이 익었을 때 붉은 색으로 변하기 때문에 빨간색을 좋아하는 중국인들이 이 같은 상품을 선호하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또 중국에서는 값이 비싸 쉽게 먹을 수 없거나 중국에서는 원래 잘 먹지 않아 호기심에 먹어본다는 산낙지, 개불, 전복 등도 인기 상품이다.
수협노량진수산주식회사 기획총무부 안진우 대리는 “최근 2~3년 사이에 중국인 관광객들이 급증했다”며 “노량진 수산물도매시장 현대화 사업에 따라 내달 새 건물이 완공되면 중국인 통역 서비스 등 다양한 콘텐츠로 요우커 유치 마케팅을 추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렇게 한국 해산물에 대한 중국인들의 높아진 관심에 부응하기 위해 해양수산부는 지난 8월부터 중국 최대 온라인 여행상품 구매사이트인 씨트립(Ctrip) 홈페이지에 한국 수산홍보관을 개설해 운영하기 시작했다. 한국수산식품 체험코스로 서울 노량진수산시장, 부산 자갈치시장, 제주 동문수산시장 등 전통시장을 소개하고 김, 굴, 어묵, 전복, 넙치 등 꼭 먹어보고 구매해야 하는 해산물들을 홍보하고 있다.
김종실 해양수산부 수출가공진흥과장은 “국내 메르스 여파로 우리나라를 찾는 중국인 관광객이 많이 감소했었다”면서 “이번 홍보마케팅은 우리 수산물을 활용해 미식(美食)을 주제로 한 여행상품을 연계한 것으로 이를 계기로 한국 수산물 수출증대와 관광객 유치효과를 동시에 거둘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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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킨과 맥주, 팔색삼겹살. 사진=한국관광공사 제공
최근 요우커들 사이에 화제가 되고 있는 또 다른 음식은 육회다. 육회를 먹는 것은 한국 고유의 음식문화로 중국이나 일본에서는 쇠고기를 날로 먹는 풍습이 없었다.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광장시장에는 육회와 빈대떡에 한국 전통 술 막걸리를 곁들여 먹는 중국인들을 많이 만나볼 수 있다.
SBS 예능프로그램 런닝맨의 중국판인 ‘달려라 형제’의 한국 광장시장 편을 본 후 한국을 여행하게 되면 꼭 광장시장에 와보고 싶었다는 한 중국인 부부는 쇠고기 육회 위에 산낙지를 올린 ‘낙지탕탕이’를 주문했다. 사진을 찍어 중국 소셜미디어인 웨이보에 올리자마자 ‘텔레비전에서 본 음식이다’, ‘신기하게 생겨 먹어보고 싶다’는 등의 댓글 수십 개가 달렸다.
또 중국인 관광객들은 한국인의 삶과 문화를 직접적으로 느낄 수 있는 ‘맛 골목’을 즐겨 찾는다. 동대문 닭한마리 골목이나 장충동 족발 골목은 이미 중국인들의 인기 코스다. 한국관광공사는 중국의 청년층과 배낭여행객을 대상으로 하는 ‘서울 맛골목 체험상품’을 지난 5월 출시했다. 오장동 냉면거리, 신림동 순대타운, 신당동 떡볶이골목 등 한국의 일반 시민들이 좋아하는 음식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식도락 상품 등 한국 전통음식 투어 상품 4가지를 개발하고 현재 중국 여행 사이트를 통해 판매 중이다.
한편 한국인들이 치킨과 맥주를 함께 먹는 ‘치맥’, 한국 서민들의 단골 메뉴 삼겹살 구이 등은 요우커들에게 인기를 끌며 한국을 넘어 중국 본토까지 진출하고 있다.
중국인 관광객들 사이에서 꼭 들러야 할 한국 음식점으로 손꼽히는 ㈜팔푸드매니지먼트의 팔색삼겹살집은 8가지 소스로 숙성한 각기 다른 맛의 삼겹살을 내놓는다. 중국인들이 좋아하는 숫자 8(八·ba)이 ‘부자가 되다’, ‘돈을 벌다’라는 뜻의 단어와 발음이 비슷하기 때문에 중국인들에게 호감을 얻었다. 거기에 고소하고 쫄깃한 고기 맛이 입소문을 타면서 팔색삼겹살은 중국 항저우, 위해, 상해 등에 19개 지점을 연이어 열었다.
또 한국 드라마 속에서 치킨과 맥주를 함께 마시는 이른바 ‘치맥’이 자주 등장하면서 BBQ, 교촌치킨, 굽네치킨, 페리카나 등 중국에 진출한 한국의 치킨 체인들이 현지인들의 입맛을 사로잡으며 이미 큰 성공을 거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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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중국인 관광객들에게 인기 관광지로 자리 잡은 서울 노량진 수산시장. 사진=한국관광공사 제공
중국인 관광객을 위한 한국 여행정보 서비스업체 ‘짜이서울’의 여행상품기획 담당자 유경희 팀장은 “중국에는 없거나 중국에서는 효율적으로 즐길 수 없는 한국 음식들이 요유커들에게 사랑을 받고 있다”며 “경제 성장과 개방, 잦은 해외여행으로 인해 중국인들이 잘 먹지 않던 음식에도 쉽게 마음의 문을 열고 다양한 음식 문화를 체험해보는 것을 즐기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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