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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막 살인범' 머릿속 MRI 촬영해 재판에 활용한다
2014년 12월 17일 경기 수원 팔달산 토막 살인 피의자 박춘풍이 피해자 시신의 살점 등이 발견된 수원천 변에서 현장검증을 하고 있다./ 성형주 기자
수원 팔달산 토막 살인 사건 범인 조선족 박춘풍(56)과 경기 시화호 토막 살인 사건 범인 조선족 김하일(47)의 2심을 심리하고 있는 재판부가 이들의 뇌 영상을 촬영해 재판에 이용하기로 했다. 재판 과정에서 심리 평가를 넘어서 뇌 영상을 직접 촬영해 활용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9일 서울고법에 따르면 형사5부(재판장 김상준)는 오는 16일 오전 10시 이화여대 뇌인지 과학연구소에서 박춘풍의 뇌 영상을 촬영하기로 했다. 23일 오전에는 김하일에 대한 뇌 영상 촬영이 진행된다. 여러 질문과 사진에 대해 뇌가 반응하는 부위를 자기공명영상(MRI)을 이용해 시간대별로 촬영하는 것이다.
박춘풍은 작년 11월 26일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집에서 동거녀 김모(당시 48세)를 목 졸라 살해하고, 팔달산 등 5곳에 나눠 버린 혐의로 구속기소돼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김하일은 지난 4월 1일 오전 부부싸움을 하다 아내를 살해한 뒤 시신을 잘라 시화호에 버린 혐의로 구속기소돼 1심에서 징역 30년은 선고받았다.
김 부장판사는 “박춘풍 측 변호사가 ‘1심에서 인격장애검사(PCL-R) 검사 결과 기준에 맞지 않았는데도 사이코패스 진단을 받고 무거운 처벌을 받았다’고 주장했다”며 “2심에서 인격장애검사를 다시 하면서 뇌 영상도 한 번 찍어보자고 해서 이화여대 뇌인지과학연구소에 의뢰하게 됐다”고 말했다. 박춘풍 뇌 영상 촬영을 의뢰하면서 같은 재판부에서 2심이 진행 중인 김하일 뇌 영상 촬영도 요청했다고 한다.
연구소는 두 사람의 뇌 영상과 일반 사람을 비교 분석해, 결과를 재판부에 통보할 예정이다. 재판부는 감정 결과를 양형 등에 반영한다는 방침이다. 실제 미국에는 뇌를 다친 후 포악해져 범죄를 저지른 사람에게 무죄를 선고한 판례가 있다고 한다.
김 부장판사는 “박춘풍은 어릴 때 사고로 오른쪽 눈을 다쳐 현재 의안(義安)을 하고 있으며, 이 의안이 뇌에 영향을 미쳤다고 주장하고 있다”며 “뇌 영상 촬영을 통해 의안이 박춘풍 심리에 영향을 미쳤는지도 살펴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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