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글로로고
리룽·리샤오 형제, 일그러진 코리아 드림..불법체류 5년 남은 건 70만원
조글로미디어(ZOGLO) 2016년5월10일 09시04분    조회:3051
조글로 위챗(微信)전용 전화번호 15567604088을 귀하의 핸드폰에 저장하시면
조글로의 모든 뉴스와 정보를 무료로 받아보고 친구들과 모멘트(朋友圈)로 공유할수 있습니다.
[불법체류 20만 시대]
중국 동포들이 많이 사는 서울 지하철2·7호선 대림역 인근의 한 직업소개소에 외국인 근로자를 구하는 일자리 광고가 빼곡히 붙어 있다. 연합뉴스
 
[불법체류 20만 시대]

밀린 임금 달랬더니 "신고하겠다" 엄포
임금 안 주고 수수료 떼가고..강제출국 두려워 하소연도 못 해
[이데일리 전상희 기자] “곧 결혼하는데 돈이 좀 모자라서 그래. 조금만 더 기다리라니까…”

넉 달이 지났지만 수화기 너머 중국동포 김모(30)씨는 여전히 같은 말만 반복했다. 중국 한족 출신 불법체류자 리룽(李龍·29·가명)·리샤오(李嘯) 쌍둥이 형제는 기다리는 수밖에 달리 도리가 없었다.  

경찰 신고는 엄두도 내지 못한다. 쉬는 날 없이 일해 번 돈이었지만 불법체류자 신분이 들통나 강제 출국을 당하지 않을까 두려워서다. 딱한 사정을 들은 이주노동자 상담가는 “범죄 피해자의 경우 신고를 해도 출입국관리사무소에 신상이 통보되지 않는다”고 설득했다.

용기를 내서 지난 2월 상담가와 처음 경찰서 문턱을 넘었지만 “불법체류자 사건을 다뤄도 되느냐”는 핀잔이 돌아왔다. 일선 경찰관이 ‘통보의무 면제 제도’를 몰랐던 탓이다. 정부는 2013년 3월부터 피해자 구조업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알게 된 불법체류 등 외국인 신상정보를 출입국사무소에 신고하지 않아도 되는 통보의무 면제제도를 시행 중이다.

회색 후드티에 빛바랜 청바지 차림을 한 형제의 어깨는 자꾸만 움츠러들었다. 형제가 공사판 반장인 중국동포 김씨를 따라 경남 김해의 건설현장으로 내려간 것은 지난해 9월이다. 힘들고 위험해 남들이 꺼리는 대표적 3D(Dirty·Difficult·Dangerous) 일자리지만 특별한 기술이 없어도, 말이 잘 통하지 않아도 되는 건설현장은 형제에겐 최선의 일자리였다. 정식 고용절차를 거치지 않고도 김씨만 따라다니면 됐다. 비록 일당 일부를 수수료로 떼였지만, 하루 10만원은 형제에게 큰 돈이었다.  

김씨는 본인 명의로 통장을 만들 수 없던 형제에게 자신의 친척 명의로 통장을 만들어 임금을 대신 받아줬다. 형제는 김씨의 세심한 배려가 그저 고마울 따름이었다. 일을 시작한 지 석 달쯤 지났을까, 김씨는 이런저런 핑계를 대며 돈을 주지 않았다. 주변에선 김씨가 도박으로 돈을 모두 날렸다는 소문이 돌았다. 경찰에 신고하겠다는 형제의 말에 김씨는 “그래 봤자 불법체류자를 도와주는 곳은 없다”며 되레 윽박질렀다.  

임금을 떼인 게 이번이 처음도 아니었다. 2012년 처음 한국에 와 건설현장을 떠돌던 형제는 지난 2014년 경기 여주의 한 건설현장에서 처음 임금 체불 피해를 당했다. “돈이 생기면 바로 주겠다”던 사장은 차일피일 지급을 미뤘고 밀린 임금은 1000만원을 넘어섰다. 근로계약서를 쓴 것도 아니고 불법체류자 신분에 한국말마저 서툰 형제는 어디 하소연할 데도 없었다. 결국 사장은 야반도주했다.  

이듬해 울산에서 일한 곳의 업주도 임금을 떼어 먹긴 마찬가지였다. 불법체류 사실이 들통나 한국땅에서 쫓겨날까 두려웠던 형제는 달리 방법이 없었다. “자꾸 귀찮게 하면 출입국관리사무소에 신고하겠다”는 엄포에 숨죽여 기다리던 형제는 생활고에 시달리다 결국 울산을 떠나 새로운 일자리를 찾아 나섰다. 2년이 지났지만 울산 업주는 아직 “곧 주겠다”는 말 뿐이다.


[불법체류 20만 시대]리룽·리샤오 형제, 일그러진 코리아 드림..불법체류 5년 남은 건 70만원
 
대전에서 시작해 여주·울산·김해 등 전국 곳곳의 건설현장을 돌면서 형제가 떼인 임금은 수천 만원이다. 하지만 불법체류자라는 신분 탓에 정당한 대가를 받지 못하고도 강제 출국이 두려워 그간 노동청이나 경찰서에 진정할 엄두조차 내지 못했다. 관계 당국의 감시를 피해 건설현장 숙소와 일터만 오간 탓에 한국말이 서툴렀던 것도 발목을 잡았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임금 체불을 당한 국내 외국인 근로자 수는 1만 6300명이다.

고향인 중국 지린성(吉林省)을 떠나 스물 다섯 나이에 한국땅을 밟으면서 형제는 ‘이모부처럼 딱 10년만 고생하자’ 고 약속했다. 1990년대 중반 무일푼으로 한국에 건너 간 이모부는 10년 간 모은 돈으로 귀국후 버스 두 대를 구입해 굴리면서 사장님 소리를 듣는다. 이모부는 틈만 나면 형제에게 ‘’‘한국은 기회의 땅’이라고 부추겼다.  

형제는 고향을 등지면서 인생역전까지는 아니어도 결혼자금은 마련해 돌아가자고 다짐했다. 브로커를 통해 관광비자를 만드는 데 2400만원이 들었다. 친척집을 돌아다니며 어렵게 마련한 돈이었다.  

불행 중 다행으로 친척들에게 빌린 돈은 지난달 겨우 다 갚았다. 이제 형제가 가진 돈은 70만원 뿐이다. 김씨가 결혼 준비 때문에 급전이 필요하다며 빌려가 갚지 않고 있는 돈은 형제의 결혼자금이기도 했다. 형제는 이제 포기하고 한국을 떠날지 아니면 좀 더 참고 견뎌볼지 고민 중이다. 형제에게 ‘코리아 드림’은 악몽일 뿐이다. XML: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5838
  • 외국인 개인정보 도용 마그네틱카드 제작…17일간 2천800여만원 '펑펑' (제주=연합뉴스) 고성식 기자 = 제주에서 외국 신용카드를 위조·제작, 스마트폰과 태블릿 PC 등 2천800여만원어치의 물품을 산 중국인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제주지방경찰청은 1일 여신전문금융업법 위반 혐의로 디모(32)씨와...
  • 2016-06-02
  • ■ 처음 사회에 들어선 80후들이 대화를 하려는 갈망과 달리 90후는 사회규칙에서 상대적으로 온화하다. 이들은 사회의 주류요구에 순응하며 또 보다 풍부한 정신세계를 소유하고있다. 이들은 독특한 세계를 발전시키고있는바 이들과 함께 있으면 어떤 때는 “언어가 통하지 않는다”는 감이 든다.   ■ 90...
  • 2016-06-02
  • 인민넷 조문판: 생활질량이 제고됨에 따라 오늘날 아이들의 발육 또한 현저히 빨라지고 있다. 국내 공공뻐스, 철도, 풍경구 등 시설에서 "키높이"로 어린이표를 판매하는 표준이 감독자들에 있어서 비록 직관적이고 쉬우나 "한칼에 베여버리는" 규정은 왕왕 "키가 큰 아동"들이 응당 누려할 복리를 상실하게 하고 있다. 몇년...
  • 2016-06-02
  • 수원지방법원 형사11부는 중국동포 47살 이 모 씨를 살해하고 시신을 야산에 묻은 혐의로 기소된 47살 홍 모 씨에 대해 징역 20년을, 홍 씨보다 2살 어린 친동생에 대해 징역 12년을 선고했다.   이들 형제에게 적용된 혐의는 살인과 사체은닉 등이다.    형인 홍 씨는 지난해 10월 경기도 용인의 자신의 집...
  • 2016-06-01
  •     (흑룡강신문=하얼빈) 윤운걸 길림성특파원=고속철이 개통되면서 연길서역 택시들의 각종 추태가 극도에 달해 언론에까지 보도되자 마구수금하는 추태가 다소 가라앉는듯 했다.   26일, 필자가 심양-연길행 고속철로 저녁 8시 30분경 연길서역에 도착하자 택시운전수들이 앞다투어 "미터기를 사용한다"고 고함...
  • 2016-06-01
  • (서울=연합뉴스) 신유리 기자 = 시민단체인 동북아평화연대는 다문화 가정 학부모에게 자녀 교육법을 알려주는 릴레이 강좌를 연다고 31일 밝혔다. 서울 구로동 구로도서관에서 지난 29일 시작해 6월 일요일마다 열리며, 국내 조선족 동포를 포함한 다문화 가정 학부모에게 긍정적 훈육 방법, 자녀와의 소통법, 한국의 교육...
  • 2016-06-01
  • 연변식품약품감독관리국 신고전화 12331, 8333999 식품안전사고발생을 효과적으로 예방하고 고중, 대학 입시간 음식안전을 담보하기 위해 주식품약품감독관리국에서 2016년 고중, 대학 입시기간 음식식품안전주의보를 발령했다. 주식품약품감독관리국은 학교 식당, 집단식사음식배달단위 등 집단식사를 책임진 단위들에서 ...
  • 2016-06-01
  •   할빈시 동력조선족소학교 '2016년 민속전통체육대회' 개최   (흑룡강신문=하얼빈) 한동현 김철진 기자 = 최근 컴퓨터나 게임에 밀려 우리 민족의 전통놀이가 자칫하면 사라지고마는 시점에 도심에 자리잡은 조선족학교가 전통과 함께하는 체육대회를 개최해 눈길을 끌고 있다. 현재 300여명 소학생과 유치원...
  • 2016-06-01
  • 여행업 등록 없이 중국인 관광객들을 모집해 가이드를 하고, 이들을 대상으로 불법으로 자동차 운전교습을 한 중국 동포 일당이 입건됐다. 제주지방경찰청은 중국동포 C씨(32.여)를 관광진흥법위반 및 도로교통법 위반 등의 혐의로 구속하고, C씨의 일당 2명도 함게 입건했다고 30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C씨 등은 지난해...
  • 2016-05-31
  •   /그래픽제공=뉴스1   세 살배기 아들이 정신지체 장애인이 될 것으로 보고 아들을 한강에 익사시킨 엄마가 중형을 선고받았다.   서울동부지법 형사합의11부(부장판사 이상윤)는 살인 혐의로 기소된 중국동포 김모씨(29·여)에게 징역 4년을 선고하고 치료감호를 명령했다고 30일 밝혔다.   재...
  • 2016-05-31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