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 자격도 없으면서 대형 로펌을 옮겨 다니며 변호사 행세를 한 중국 동포가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송파경찰서는 변호사 자격이 없는데도 각종 사건을 맡고, 불법 브로커 역할을 하며 법무법인과 수임료를 나눈 혐의(변호사법 위반)로 중국동포 남모 씨(60)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21일 밝혔다. 남 씨가 2002년부터 거쳐 간 네 군데의 대형 법무법인은 남 씨가 변호사 자격을 갖췄는지도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그를 고용한 것으로 밝혀졌다.
남 씨는 부하직원과 회사 동업문제로 갈등을 겪던 농산물 수입업체 대표 왕모 씨(31·여)와 변호사 계약을 맺었다가 덜미를 잡혔다. 재판 일정도 제대로 챙기지 않고, 결국 소송에서 패소한 남 씨를 수상하게 여긴 왕 씨는 4월 중순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경찰 수사 결과 남 씨는 국내에서 활동하는데 필요한 변호사 자격을 갖추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 관계자는“외국변호사들이 한국에서 활동하려면 법무부에 등록을 하고 대한변호사협회에 신고를 해야 한다”며 “현재 한국에서 활동하는 중국 국적의 변호사들 중 단 한 명도 이런 절차를 거쳐 등록된 변호사는 없다”고 말했다.
경찰은 이런 절차상 허점으로 인해 남 씨처럼 자격을 갖추지 못한 이들이 변호사 행세를 한 것으로 보고, 남 씨가 거쳐 간 로펌 등을 상대로 추가로 수사를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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