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연합뉴스) 박정헌 기자 = 노인들을 집 밖으로 유인한 뒤 침입하거나 경찰 등을 사칭해 직접 돈을 건네받는 수법으로 약 1억원을 챙긴 보이스피싱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이들은 300만원 이상 현금을 이체할 시 30분이 지나야 인출이 되도록 한 지연인출제도 때문에 범행이 어려워지자 절취형·대면형 보이스피싱이라는 신종 수법을 동원한 것으로 드러났다.
창원중부경찰서는 사기 등 혐의로 중국동포 A(18)군 등 3명을 구속했다고 28일 밝혔다.
범행으로 빼돌린 돈을 중국으로 송금한 중국동포 B(36·여)씨 등 2명은 외국환거래법위반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이들은 올 8월 말부터 한 달간 서울, 울산, 경남 등 전국을 돌며 피해자 8명으로부터 총 1억1천300만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조사 결과 이들은 절취형·대면형 보이스피싱이라는 신종 수법으로 범행을 저지른 사실이 드러났다.
절취형 보이스피싱 사례를 보면 이들은 올 9월 7일 피해자 C(61)씨에게 전화해 수사기관을 사칭하면서 '인적사항과 신용정보가 유출돼 보이스피싱에 이용되고 있다'며 계좌에 있는 돈을 모두 인출해 집안에 보관하게 했다.
이후 '수사관이 인근 주민센터에 있으니 가서 만나라'고 지시해 C씨를 유인한 뒤 집 안으로 침입해 현금 2천400만원을 훔쳤다.
대면형 보이스피싱 사례를 보면 이들은 올 9월 21일 D(74·여)씨에게 전화해 '국제전화 요금이 체납돼 통장 잔금이 결제될 수 있으니 모두 인출하라'고 요구했다.
이후 '인출한 현금은 불법자금이니 경찰을 보내 정상적인 돈으로 바꿔주겠다'며 D씨를 직접 만나 900만원을 건네받았다.
당시 이들은 D씨에게 '현금 인출 시 사용처를 물을 테니 적당한 답변을 생각해두라'고 사전교육하거나 휴대전화 통화 상태로 인출 과정을 실시간 감시하는 등 치밀함을 보이기도 했다.
경찰은 공범과 확인되지 않은 범행이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할 계획이다.
경찰 관계자는 "경찰이나 금융당국이 예금을 보호해주겠다며 직접 찾아와 돈을 받거나 '예금을 인출하라'고 지시하는 경우는 없으니 이와 같은 전화를 받으면 보이스피싱을 의심하고 즉시 경찰에 신고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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