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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속버스 출입문이 막히거나 불이 나면 어떻게 탈출해야 할까? 지난 13일 10명의 목숨을 앗아간 경부고속도로 사고 이후 국내외에서 크고 작은 고속버스 사고가 잇따르고 있다. 전문가들은 사고 직후 1~2분 사이의 초동 대처가 어떠냐에 따라 생사가 결정될 수 있다고 강조한다. 나와 내 가족의 목숨을 지킬 수 있는 간단한 '비상 탈출법'을 익혀보자.
우리나라 고속버스에는 끝이 뾰족한 비상용 망치가 구비돼 있다. 창문들 사이에 2개씩, 양쪽으로 보통 4개 정도가 걸려 있다. 하지만 무작정 때리면 건장한 남성이라도 강화유리로 된 고속버스 창문을 깨기는 쉽지 않다. 상대적으로 빨리, 적은 힘으로 깨는 요령이 따로 있다.
직각으로 귀퉁이를 쳐라
강북소방서 고속버스 탈출 실험(21일) 1. 창의 네 귀퉁이 쪽을 조준한다. 2. 유리면과 망치의 뾰족한 끝 부분이 직각이 되도록 내려친다.
유리창의 중앙보다는 귀퉁이 쪽이 충격에 약하고, 직각으로 부딪힐 때 내려치는 힘이 가장 크게 전달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파편으로부터 몸을 피하기에도 한쪽 귀퉁이를 치는 편이 유리하다.
오늘(21일) 서울 강북소방서가 실시한 탈출 실험에서도 이 같은 이론이 입증됐다. 남성 구조대원의 경우 망치를 제대로 직각으로 내려쳤을 때는 한 번 만에도 전면 유리를 제거해냈다. 여성 실험자도 '직각으로 귀퉁이를 조준'했더니 2~3번 만에 유리창 전체가 자잘한 알갱이 모양으로 깨지며 탈출이 가능했다.
소화기도 된다
고속버스에 비치된 소화기도 망치 대용으로 쓸 수 있다. 다만 닿는 면이 뭉툭하다 보니 남성의 경우에도 귀퉁이 쪽을 강하게 서너 번 내려쳐야 깨졌다. 그 외 안전벨트 버클, 자동차 열쇠, 휴대전화 등은 실험에서 모두 실패했다.
강북소방서 장두익 구조단장은, 평소 머릿속으로 이런 비상 상황을 가정해볼 것을 권했다. '만약에 사고가 나면 어떻게 해야 되지?' 자신이 움직일 방향을 예상해보고 망치와 소화기의 위치 등을 파악해 두는 것만으로도 실제 사고를 당했을 때 덜 당황하게 되고 곧장 행동을 취하기 쉬워진다고 설명했다.
"경부고속도로 사건처럼 사고 이후 불이 나면 인명피해가 커지는데, 불길이 연료탱크로 옮겨붙기까지는 짧으나마 시간이 있습니다. 불과 1~2분이지만 기사는 소화기로 초기 진화에 나서고, 승객들은 창문을 깬 뒤 서로 탈출을 도우면 최악의 상황은 막을 수 있습니다."
고속버스를 탈 때는 비상 망치의 위치를 파악해두고, '귀퉁이를 직각으로 친다'를 명심하자.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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