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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임종철 디자이너 |
취업난에 범행가담… 조선족 총책 밑에서 감금·폭행 시달리며 29명에게 보이스피싱
취업난에 중국으로 건너가 보이스피싱(전화금융사기)을 저지른 청년들이 경찰에 붙잡혔다. 이들은 조선족 총책 밑에서 감금·폭행을 당하며 수화기를 든 것으로 조사됐다. 돈 벌어보려다 고생만 하고 죗값까지 치를 판이다.
서울지방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는 컴퓨터 등 사용사기 혐의로 이모씨(26) 등 9명을 체포해 구속하고 황모씨(25) 등 2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17일 밝혔다. 피의자들은 전부 20~30대다.
경찰에 따르면 이씨 등은 2012년부터 2014년까지 중국 칭다오(청도)에서 한국에 있는 A씨 등 29명에게 보이스피싱을 해 4억원가량을 뜯은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자신을 검찰 수사관으로 사칭하며 금융정보를 알아낸 뒤 현금을 빼돌렸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조사 결과 청년들은 한국에서 취업준비를 하다 여의치 않자 하나둘씩 조직에 가담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후 조선족 총책 B씨와 한국인 팀장 C씨에게 여권을 빼앗겼고 상습적으로 감금·폭행을 당하며 보이스피싱을 했다.
조직을 탈퇴하려고 시도하면 40cm가량 길이의 '사시미칼'(회칼)로 협박을 받았다.
젊은이들은 서로 동네친구거나 선후배, 연인, 예비부부 등이다. 새 사람을 데려오면 그 사람 수익의 일부를 받는 '다단계'식 보상체계 아래 서로를 조직에 끌어들였으며 감시가 쉬운 공동숙소에서 생활했다.
이들은 한국으로 돌아와 통신사 상담원으로 일하는 등 새 출발을 했지만 뒤늦게 과거 보이스피싱 범행에 대한 수사망에 걸려들었다.
경찰 관계자는 "여죄를 캐는 한편 중국 공안과 힘을 합쳐 총책 B씨, 팀장 C씨의 뒤를 쫓고 있다"고 말했다.
머니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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