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글로로고
'유치원 가기 싫다는 아이, 다독여 차 태웠는데…'
조글로미디어(ZOGLO) 2017년5월11일 08시52분    조회:2462
조글로 위챗(微信)전용 전화번호 15567604088을 귀하의 핸드폰에 저장하시면
조글로의 모든 뉴스와 정보를 무료로 받아보고 친구들과 모멘트(朋友圈)로 공유할수 있습니다.
‘中 한인유치원생 참변’ 부모들 오열
 

“편히 잠들거라” 사고현장서 어린 넋 위로 10일 중국 산둥 성 웨이하이 시 타오자쾅 터널 내 사고 지점에 희생자들을 기리는 조화가 놓여 있다. 전날 이곳에서 발생한 유치원 통학버스 사고로 한국인 유치원생 10명 등 12명이 숨졌다. 웨이하이=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
 
 
“아빠, 나 오늘 유치원 가기 싫어요. 차가 너무 뜨거워요.” 
 
2014년 12월에 태어나 30개월이 채 되지 않은 이상율 군(3)은 9일 오전 유난히 유치원에 가기 싫다며 떼를 썼다. 이 군의 아버지 이정규 씨(37)는 10일 한국 특파원들과 만나 “상율이가 뭔가를 예감했던 것”이라며 끝내 오열했다.
 
아빠는 아들을 달래 여느 때처럼 꼭 끌어안고 입맞춤을 했다. 유달리 입맞춤이 달콤했다. 그런데 그게 마지막이었다. 유치원에 다닌 지 한 달밖에 되지 않았던 상율 군은 9일 오전 중국 산둥(山東) 성 웨이하이(威海) 시 중세(中世)국제학교 부설 유치원 통학버스에 몸을 실었다가 화마(火魔)에 짧은 생을 마감했다.
 
이 씨는 “아이가 집을 나간 지 1시간도 안 돼 형체도 알아볼 수 없는 검은 숯덩이가 되어 돌아왔다”며 “상율이가 지금이라도 손을 흔들며 눈앞에 나타날 것만 같다. 믿기지 않는다”며 흐느꼈다. 
 
13년 전 태권도 사범으로 와서 이 유치원에서 아이들을 지도하기도 했던 김미석 씨(40)의 만 다섯 살이 채 안 된 딸 가은이도 이날따라 마른기침을 하며 학교에 가기 싫다고 했다. 김 씨는 아침도 먹지 못한 가은이를 야단치다시피 해서 보냈다. 오전 10시 반쯤 유치원으로부터 전화로 통보를 받았다. 웨이하이 시 당국이 시신을 안치한 장소를 알려주지 않아 병원 세 곳을 아이 엄마와 함께 헤매고 다녀야 했다.
 
유전자 검사까지 마쳐 아이 신원이 확인됐다는 연락을 받고 ‘웨이하이 빈의관(장례식장)’에 도착한 것은 10일 0시 반. 가은이는 아침에 입고 나간 분홍색 옷이 불에 탄 채로 심하게 신체가 훼손돼 있었고, 한쪽 다리는 심하게 부러져 있었다. 통학버스 앞쪽에 불이 붙자 맨 뒤쪽으로 피했던 아이들은 불길이 덮쳐오자 피할 곳도 없이 참혹한 마지막을 맞았다. 김 씨는 딸 가은이 말고도 자신이 체육수업을 했던 아이 2명도 잃었다. 그 역시 아이들의 이름을 부르며 엉엉 울었다. 
 
아버지 2명이 유족 대표로 나온 기자설명회는 참석한 취재진과 유족 모두 흐느끼는 가운데 1시간가량 진행됐다. 김 씨는 “사고가 어떻게 일어났는지, 왜 이렇게 큰 인명 피해가 발생했는지 신속하고 투명하게 조사가 이뤄져 아이들을 빨리 편한 곳으로 보낼 수 있도록 해달라”고 호소했다. 
 
 
중세국제학교 이용규 이사장(71)은 “소중한 보배와 같은 아이들을 불의의 사고로 잃어 죄송하고 죄스럽다”며 “17년간 중국에서 학교를 운영하면서 안전을 가장 중시했는데 이런 일이 생겼다”며 사죄했다. 이어 “사고 버스 안에 소화기는 있었지만 유리창을 깰 망치는 없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오전 예리윈(葉立耘) 웨이하이 시 부시장 겸 공안청장은 별도 기자회견을 갖고 “유족에게 깊은 애도를 표한다”며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과 리커창(李克强) 총리 등도 큰 관심을 보이며 철저한 사고 조사를 지시했다고 전했다. 한국의 새 정부가 들어서는 시점에서 이번 사건을 한중 관계 개선을 위한 전화위복의 기회로 삼으려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그는 “통학버스 차량이 앞서가던 쓰레기 운반차량을 추돌한 뒤 버스에 화재가 발생했다”며 “운전사 과실 여부 등 정확한 사고 조사를 위해 베이징(北京)에서 전문가가 와서 감식을 했다”고 말했다. 전날 이 이사장을 비롯한 학교 관계자를 조사했던 현지 당국은 터널 내 폐쇄회로(CC)TV 화면 등 사고 관련 영상을 모두 공개하겠다고 약속했다. 
 
다른 차량의 운전자들이 구조에 나서지 않고 사진이나 동영상만 찍어 올렸다는 비판에 대해 예 부시장은 “다른 차량이 멈춰 구조활동을 하다 터널에 많은 차량이 갇히는 경우 인명 피해가 더 클 수 있었다”며 “인터넷에 올라온 동영상 등은 옆 차로를 지나는 차량의 블랙박스에 찍힌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사고는 9일 오전 9시경 환추이(環翠) 구 타오자쾅(陶家.) 터널 북쪽 입구에서 약 460m 지점에서 발생했다. 사고 직후 쓰레기 운반차량 운전사가 신고해 9시 5분 소방차가 터널 입구에 도착했으나 현장까지 접근하는 데 7분이 더 걸렸다. 9시 12분 진화가 시작돼 9시 27분 끝났지만 결국 한국 국적 유치원생 10명, 중국인 유치원생과 운전사 등 총 12명이 숨졌다. 
 
 
10일 오전 사고 현장은 불에 탄 차량이 철거되는 등 정리가 끝나 통행이 재개됐다. 하지만 북쪽 터널 입구에서 100m를 채 들어가기도 전 아직도 매캐한 냄새가 났다. 사고 현장은 물로 씻겨 있었으나 벽과 바닥이 불에 그슬리고 유리 등 작은 파편이 남아 있었다. 
 
웨이하이 교민들이 차를 타고 가다 내려놓은 남쪽 터널 입구의 꽃다발이 희생된 어린 넋들을 위로했다. 
 
웨이하이=구자룡 특파원
동아일보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926
  • ㆍ‘황해’ ‘신세계’ 이어 ‘범죄도시’ ㆍ“동네 이미지 왜곡” 촬영 거부 서울 구로구 가리봉동은 중국 동포들이 밀집 거주하는 지역이다. 산업화가 한창이던 1960년대부터 1980년대까지 이곳은 구로공단 노동자의 주거지였다. 판잣집이 비좁은 골목 양쪽에 다닥다닥 붙어 늘어...
  • 2017-08-10
  • 경기 안산시 지하철 4호선 초지역에서 사망 사고가 발생해 서울 방향 열차 운행이 중단됐다. 7일 오후 1시27분쯤 지하철 4호선 초지역 선로에서 중국 동포 50대 A씨가 역사로 들어오던 열차에 치여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경찰은 신고를 받고 출동해 "한 남성이 전철이 들어올 때 승강장에서...
  • 2017-08-08
  • 40대 조선족이 경찰서 주차장에 주차된 차량 유리창을 망치로 파손하다가 현장에서 붙잡혔다.    마산동부경찰서는 조선족 A씨(41)를 특수재물손괴 혐의로 입건했다.   A씨는 3일 오전 10시쯤 마산동부경찰서 민원실을 찾아와 ‘중국정부가 자신에게 돈을 보냈는데 중간에서 지인이 1490억원을 빼돌렸...
  • 2017-08-03
  • © News1 방은영 디자이너 생활고와 험난한 한국생활을 비관한 50대 중국동포 남편이 아내를 목 졸라 살해한 후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서울영등포경찰서는 지난달 31일 밤 11시35분쯤 서울 영등포구 도신로의 한 다세대주택에서 중국동포 부부 A씨(52·여)와 B씨(57)가 숨져 있는 것을 발견하고 수사에 착수했다...
  • 2017-08-03
  • 비자 연장 시기 임박해 돈 문제로 말다툼    【서울=뉴시스】심동준 기자 = 서울 영등포경찰서는 말다툼을 하다가 소주병으로 아내를 살해한 조선족 A(64)씨를 살인 혐의로 긴급체포했다고 2일 밝혔다.    A씨는 1일 오후 10시께 서울 영등포구 영등포동의 한 다세대주택에서 아내인 B(58·여)씨...
  • 2017-08-03
  • 8월 2일 기자가 안도현 구조지휘지도소조로부터 료해한데 따르면 안도현 광범한 기관간부, 부분 지원자 및 공안민경, 무장경찰, 소방, 변방장병들이 련속 10여일간의 구조작업끝에 7월 31일 16시 48분, 안도현 량병진 고대촌 부근에서 홍수방지 재해구조에서 실종되였던 민경의 시신 한구를 찾았다.   기술감정을 통해...
  • 2017-08-02
  •     (흑룡강신문=하얼빈)렴청화 연변특파원=“나 우울해. 병원 좀 추천해줘.”   친구 오양(33세)의 갑작스런 련락에 다소 놀랐다. 한국에서 일하던 애가 웬 우울타령? 또 사전에 련락없이 돌연 귀국했다는 것도 놀랍다.   높은 학력, 자상한 남자친구, 든든한 가족 등 누가 봐도 근사한 삶을 누렸던...
  • 2017-08-02
  • 7월 21일, 안도현공안국 경찰 2명이 홍수대처 재해구조 과정에서 실종된 후 연선의 해당 단위와 부문은 대량의 인력, 물력을 투입하여 전력으로 찾고 있다. 현재는 수색사업의 황금시기이다. 부르하통하 및 두만강이 경유하는 안도현, 룡정시, 연길시, 도문시, 훈춘시의 연선 군중 특히 수상작업에 종사하는 일군들이 수색...
  • 2017-08-01
  • [인사이트] 황기현 기자 = 자신에게 경적을 울렸다는 이유로 버스기사에게 흉기를 휘두른 40대 중국 동포가 구속됐다.   28일 서울구로경찰서는 버스 기사 A씨에게 흉기를 휘둘러 다치게 한 혐의(특수상해)로 중국 동포 정모씨를 구속해 검찰로 송치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정씨는 지난 15일 밤 10시 50...
  • 2017-07-30
  • 무식하기로 소문…조폭도 글로벌 시대 한국 국내에 뿌리를 내리는 외국인 조직 폭력배들이 늘고 있다. 익히 알려진 중국 삼합회, 일본 야쿠자, 러시아 마피아 등 전통 조직들 외에도 이제는 중국 흑...
  • 2017-07-24
‹처음  이전 60 61 62 63 64 65 66 67 68 69 70 다음  맨뒤›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