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여름도 찌는 듯한 무더위는 어김없이 우리 곁에 찾아왔다. 한낮 기온이 30도 안팎까지 올라가는 날씨가 이어지며 퇴근 후 시원한 맥주를 찾아나서는 이들도 덩달아 늘고 있다.
반면 성큼 다가온 여름을 이열치열로 대비한다는 이들도 있다. ‘더위는 땀으로 맞선다.’는 슬로건과 함께 축구관, 배구관, 바드민톤관, 탁구관 등 실내 체육관을 찾은 이들을 지난 한주간 살펴보았다.
대체로 업무 스트레스로 건강에 하나둘 경고등이 켜지기 시작하는 40대, 신체의 갑작스러운 변화로 인해 모든 질환 발생률이 급격히 증가하는 50대, 각별한 건강관리가 필요한 60대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 가운데 체육관을 향한 사람들의 발걸음은 끊이질 않고 있었다.
고도의 집중력 선보이며 훈련에 매진.
연변사범탁구관 김병남 관장에 따르면 하루 평균 130명 정도가 탁구장을 찾고 있는데 술만 마시고 운동은 뒤전이던 사람들도 요즘 점차적으로 ‘술은 적당하게, 운동은 꾸준하게!’라는 삶을 지향하고 있다. 이들은 운동이 가장 바람직하다고 말한다.
퇴근시간에 맞춰 탁구장을 찾으니 생의 반 이상을 탁구 라켓과 함께 보낸 베테랑이 있는가 하면 배우기 시작한 지 한달밖에 안된 초급생의 모습도 눈에 띄였다. 하지만 각자가 제나름 탁구의 흥미에 빠져 흐뭇한 표정을 지어보였다. 고수들로부터 레슨을 받으며 기본동작을 련습하는 초급생들, 작은 탁구공 하나를 라켓으로 맞혀 상대 쪽으로 넘기는 상쾌한 감각에 스스로도 신기해하였다. 탁구공에서 떠나지 않는 그들의 시선이 마치 맘에 드는 장난감을 마주한 아이의 모습을 련상케도 했다. 연신 흘러내리는 땀을 닦을 생각도 않고 훈련하다보면 무아지경이라도 경험할 듯했다.
문밖에서부터 빠른 박자의 공 튕기는 소리와 발소리가 체육관 가득 경쾌하게 울려퍼졌던 그곳은 유빈배구협회 회원들의 련습 지정 공간이다. 15~20명의 회원들이 매주 월, 목, 금 오후 꼬박꼬박 체육관에 모여 2,3시간가량 강도 높은 훈련을 한다고 한다. 프로배구단은 아니지만 훈련 만큼은 허투로 하지 않는 모습이 인상적이였다.
협회 회장인 송춘희씨는 “배구를 하다보면 배구 자체가 주는 재미와 기쁨도 크지만 그에 못지 않은 것이 알찬 시간을 보냈다는 스스로에 대한 대견함”이라며 “회원 모두가 배구를 통해 배구단 구성원으로서 소속감을 느끼고 서로 뉴대도 돈독히 해나간다.”고 전했다.
짜릿한 승부에 이은 활기찬 웃음.
한편 생활체육 동호인들이 선호하는 종목으로 ‘바드민톤’을 빼놓을 수 없다. 정확한 규칙을 몰라도 상대방과 셔틀콕을 주고받는 행동에서 충분한 재미를 느끼기 때문이다. 이날 누구보다 환한 미소를 보여주며 깊은 인상을 남겨주었던 손혜령씨는 “평소 잦은 회식으로 체중관리가 고민이였는데 바드민톤운동을 통해 배살도 줄어들고 피부도 좋아졌다.”며 비오듯 쏟아지는 땀과 함께 더위도 사라져 일석삼조라고 말했다.
한주일에 두번 축구운동에 나선다는 장희춘(70세)씨의 말도 례외는 아니다. “매일이다싶이 술을 마시면 몸이 점점 망가지지요. 더운 날 술로 더위를 물리치는 것도 좋겠지만 그래도 요즘은 운동이 최고랍니다.” 찌든 일상에 활력을 되찾아준 것이 축구라며 연신 ‘축구례찬론’을 펼쳐보였다.
운동이 건강한 삶의 필수조건이라는 것은 이미 오래전부터 알려진 얘기이다. 질병을 예방하고 치료하는 데 운동의 효과가 높다는 사실은 그동안 많은 연구와 의학적인 조사에서 수없이 증명되여왔다. 체육애호자인 습근평 주석도 2013년 전국 체육 선진단위와 선진개인 대표들을 회견할 당시 “인민의 신체건강은 전면적인 초요사회를 건설하는 데 있어서의 중요한 내포이며 매개인의 성장과 행복한 생활 실현에 있어서도 중요한 기초역할을 한다.”고 강조한 바가 있다.
하지만 빠른 생활절주에 정작 중요한 건강을 돌보는 일은 늘 뒤로 미뤄온 것이 현대사람들의 진실이다. 건강을 잃고 나서야 뒤늦은 후회를 하는 경우도 다반수이니 말이다. 헌데 요즘 우리 사회가 조금씩 변화를 도모하고 있다. “술잔을 내리고 그 대신 운동을 택하라. 그러면 삶의 행복지수가 높아진다.”라는 말이 남녀 불문, 나이 불문하고 그들의 입에 올라 류행을 타고 있다. 실제로 술잔 대신 라켓과 공을 든 사람들을 곳곳에서 쉽게 만날 수도 있다. 지금도 어느 한 곳에선가 “술 회식 NO! 활기찬 ‘운동 회식’ 어떤가요?”라는 소리 없는 웨침으로 주변 이들을 감화시켜가고 있을 그들, 언제라도 함께 할 준비가 돼있다며 ‘기대’와 ‘희망’으로 부풀어있었다.
글·사진 민미령 기자
연변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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