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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노동자들의 잇따른 죽음 "직장 바꿀 기회만 줬으면"
조글로미디어(ZOGLO) 2017년8월17일 07시55분    조회:1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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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일 충북 충주의 한 기계부품 공장 기숙사 옥상에서 목을 매 숨진 네팔 이주노동자 케서브 스레스터씨(Keshav Shrestha·27)가 남긴 유서. 불면증에 시달려온 그는 네팔로 돌아가 치료를 받고 싶다고 유서에 적었다.(청주청년이주민인권모임인 '이주민들레' 페이스북 캡처).2017.08.10/뉴스1 © News1 엄기찬 기자
오늘 '고용허가제' 도입 13년…논란은 계속

(서울=뉴스1) 박동해 기자 = "누나, 아파도 쉴 수도 없고 네팔로도 돌아갈 수 없어요. 이런 인생 살고 싶지 않아요. 죽는 게 더 나을 것 같아요."

지난 11일 청주에서 네팔 이주민노동자들을 위한 쉼터를 운영하는 판데이 수니따씨(38)에게 전화 한통이 걸려왔다. 이번 달에만 네팔에서 온 동포 두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건이 있었기에 가슴이 철렁했다.

"참고해야지 그러면 안 돼" 걱정되는 마음에 수니따씨의 입에서는 거칠게 다그치는 말부터 나왔다. 전화를 건 구마르씨(29)는 대전의 한 수박 농장에서 일하다 허리를 다쳤다. 직장을 옮기고 싶었지만 농장주의 허가 없이는 불가능했다. 잠시 직장을 쉬고 네팔에서 치료를 받고 오고 싶었지만 이마저도 불가능했다.

수니따씨는 구마르씨를 대신해 농장주에게 전화를 걸어 사정을 설명했다. 그렇게 '일을 못 할 거면 네팔로 아예 돌아가라'고 했던 농장주를 설득해 1월까지만 일을 하면 직장을 옮기게 해주겠다는 약속을 받아냈다. '하루도 더 일하기 힘들다'는 구마르씨를 간신히 설득해 상황을 마무리지었지만 수니따씨는 여전히 찜찜한 기분을 지울 수 없었다. 최근의 사건들이 겹쳐 보였기 때문이다.

지난 6일과 7일 네팔 출신의 이주노동자들이 연이어 자살이라는 극단적 선택으로 삶을 마감했다. 27살의 케서브 스레스터씨는 자신이 근무하던 충북 충주의 자동차 부품 공장 기숙사 옥상에서 목을 매고 숨진 채 발견됐다. 삐뚤빼뚤한 글씨체로 쓰인 그의 유서에는 "다른 공장에 가고 싶어도 안 되고 네팔에 가서 치료를 받고 싶어도 안 된다. … 계좌에 있는 320만원은 아내와 여동생에게 전해 달라"는 내용이 적혀있었다. 네팔에서 결혼한 뒤 4개월이 채 되지 않아 돈을 벌기 위해 지난해 초 한국에 들어온 그였다.

스레스터씨의 동료들을 면담하고 유서를 한국어로 해석해 공개한 수니따씨에 따르면, 스레스터씨는 회사에 "몸이 아프니 직장을 옮기고 싶다. 그게 아니면 네팔에 가서 치료를 받고 싶다"고 이야기했지만 회사는 이를 허락하지 않고 아예 고국으로 돌아갈 것을 권했다. 수니따씨는 그의 사연에 너무도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 "그럴 사람이 아닌데, 우울증이 걸려서 그렇게 됐어요"라며 "회사에서 며칠 기다리라고 했는데 하루도 못 기다렸던 것 같아요. 저한테 연락했으면 도와줄 수 있는데 안타까워요." 수니따씨는 한숨을 내쉬었다.

스레스터씨의 죽음 이후 수니타씨는 또 다른 네팔인 동생들에게 비슷한 사연을 전해 들었다. 다음날인 7일 충남 홍성의 돼지 축산 농장에서 일하던 네팔인 청년 다벅 싱씨(25)가 숨진 채 발견된 것이다. 그의 옆에는 역시 "저는 이제 없습니다. 저를 누군가 데리고 갔습니다. 꿈이 많았으나 이루어지지 못했습니다. 미안합니다"라고 쓰인 유서만이 남았다. 그 또한 생전에 동료들에게 "농장에서 휴가도 주지 않고 사업장 변경도 해주지 않는다"고 토로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수니따씨는 이렇게 이주노동자들이 연이어 스스로 목숨을 저버리는 원인에는 사업주의 허가 없이는 직장을 옮길 수 없게 규정한 '고용허가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고용허가제는 사용자가 이주노동자를 고용하기 위해 노동부의 '허가'를 받아야 하는 제도로, 이주노동자를 '연수생' 신분으로 고용하는 '산업연수생제도'가 사회적 문제로 부각되면서 이를 개선하기 위해 지난 2004년 8월17일부터 시행됐다.

고용허가제는 이주노동자들을 합법적인 '노동자'로 인정한다는 점에서 이전의 산업연수생제도보다는 발전했다는 평을 받기도 했지만, 이주노동자의 사업장 이동을 제한하고 단기 체류(최대 4년10개월)만을 허용하고 있어 이주노동자들의 기본권을 박탈한다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

특히 이주노동자가 이직하거나 퇴직을 하려고 해도 모두 사업주의 동의가 필요해서 이주노동자는 부당한 처우를 당해도 문제를 제기하지 못한다는 주장이 계속돼왔다. 이에 이주민노조와 일부 시민단체들은 현행 고용허가제를 폐지하고 내국인에게 적용하고 있는 근로기준법을 이주노동자에게도 동일하게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편, 수니따씨는 "사장님들이 허락만 해주면 3개월 동안 직장을 옮길 때까지 쉬면서 치료를 받을 수 있어요. 2012년부터 쉼터를 운영하면서 직장을 그만둔 많은 사람들이 거쳐 갔지만 3개월을 넘겨 추방당하거나 불법체류자가 된 사람은 한 사람도 없었어요"라며 "치료할 시간만 줬다면 그렇게 죽는 일은 없었을 텐데 안타까워요"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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