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글로로고
“이들 때문에 굶어 죽게 생겼다”…서울 새벽 인력시장에 무슨 일이?
조글로미디어(ZOGLO) 2018년1월17일 21시00분    조회:1668
조글로 위챗(微信)전용 전화번호 15567604088을 귀하의 핸드폰에 저장하시면
조글로의 모든 뉴스와 정보를 무료로 받아보고 친구들과 모멘트(朋友圈)로 공유할수 있습니다.

17일 오전 5시경 서울 구로구 지하철 7호선 남구로역 근처 인력사무소 앞에 건설현장 일자리를 찾아 나온 일용직 근로자 170여 명이 서 있다. 이들은 대부분 중국 동포를 비롯한 외국인 근로자들이다. 같은 시간 한국인 근로자 30여 명도 이곳을 찾았지만 외국인 근로자들과 떨어진 곳에 따로 모여 일감을 기다렸다. 정다은 기자 dec@donga.com
 

17일 오전 4시 30분 서울 구로구 지하철 7호선 남구로역 근처 한 사무실의 불이 켜졌다. 인도에 서 있던 사람들 얼굴에 활기가 돌기 시작했다. 건설현장 일자리를 찾기 위해 새벽부터 인력사무소를 찾은 일용직 근로자들이다. 두꺼운 점퍼에 마스크를 쓰고 있었다. 작업복과 도구가 든 배낭도 빠지지 않았다. 

어림잡아 170여 명. 사무실 앞 인도가 비좁아 일부는 도로 위 횡단보도에까지 내려가 있었다. 이들은 거의 다 조선족 등 중국인과 동남아 출신 외국인이다. 기자가 다가서자 누군가 어눌한 한국말로 물었다. “일거리 있어요?” 

횡단보도 건너편에도 일용직 근로자가 모여 있었다. 30명 남짓이었다. 대부분 한국인 근로자다. 이곳은 서울의 대표적인 인력시장. 외국인 근로자가 대세가 된 지 이미 오래다. 

같은 날 오전 5시 경기 안산시 단원구 지하철 4호선 안산역 앞 인력시장에 승합차와 버스가 줄지어 서 있었다. 일용직 근로자들이 5, 6명씩 무리지어 올라탔다. 일감을 찾아 건설현장으로 가는 길이다. 차량 안에서는 중국말만 들렸다. 근처 인력사무소로 들어서자 아직 ‘선택’받지 못한 근로자 수십 명이 있었다. 사무소 직원이 “○○○ 씨 혈압 높아요?”라고 큰 소리로 물었다. 한 근로자가 어색한 한국말로 “혈압 안 높아. 몸 좋아”라고 외쳤다.  


 

인력사무소 직원은 건설현장에 보낼 명단을 작성하기 시작했다. 이름 옆에 일당을 적었다. 15만 원부터 19만 원까지 천차만별이었다. 19만 원은 한국인 근로자 일당이다. 외국인은 15만~18만 원이다. 명단이 ‘팀장’에게 건네졌다. 이름이 불리자 근로자들이 줄지어 팀장을 따라 나섰다. 한국인은 10명 중 2, 3명꼴이다. 러시아에서 온 C 씨(21)는 막판에 선택을 받지 못했다. 체력은 좋은데 한국말이 서툴렀다. 러시아에서 경찰관을 꿈꾸다 온 C 씨는 “오늘 이리가(일이) 없어요”라며 더듬거렸다. 

 
오전 5시 20분경 안산역 앞에 서 있던 승합차와 버스가 일제히 시동을 걸었다. 한국인 근로자 한 명이 마지막 차량에 올라타며 말했다. “우리는 작은 데야. 큰 데는 다 중국 애들이 가거든”

같은 시간 경기 성남시 수정구 태평고개 인력시장에서도 차량들이 현장으로 떠나기 시작했다. “이제 끝났어요. 하루 쉬세요”라고 인력사무소 직원이 외치자 남아있던 조선족 근로자 10여 명은 “다른 사무실로 간다”며 지체 없이 발길을 돌렸다. 하지만 한국인 근로자들은 주변을 서성거렸다. 30년 차 목수 이모 씨(63)는 “혹시 알아? 술 먹고 못 나온 사람 있어서 자리 빵꾸(펑크)난 팀 있으면 불러줄지. 지금 다른 데 가봐야 소용도 없고…”라고 말했다.  


이날 태평고개 인력사무소는 오전 5시 30분경 문을 닫았다. 불 켠 지 1시간 만이다. 이날 모인 30여 명 중 건설현장으로 ‘출근’한 사람은 8명. 대부분 중국인 근로자였다. 정모 씨(64)는 길 건너 남아있던 외국인 근로자를 향해 욕설을 퍼부었다. “보름 동안 딱 하루 일했어. 중국 애들 들어오면서 일당도 2만, 3만 원이나 떨어졌다고.”

 

41년간 철근작업을 한 손모 씨(66)는 “외국인들이 하도 싼값에 일하니까 우리는 다 굶어 죽게 생겼어. 한 달에 많이 일해야 보름밖에 안 돼”라고 말했다. 결국 손 씨는 “새벽부터 화딱지 난다”며 근처 식당에 들어가 막걸리부터 주문했다. 식당 주인은 “요즘 나이 든 한국 사람들은 인력시장에 왔다가 아침 먹고 소주 사서 귀가하는 게 대부분”이라고 전했다.  

외국인 근로자 사이에서도 일자리를 놓고 갈등이 빚어진다. 건설현장에 합법적 취업이 가능한 외국인들은 불법 체류 외국인에게 노골적으로 반감을 드러냈다. 한국에 온 지 8년 됐다는 조선족 박모 씨(33)는 중국말로 대화하던 사람들을 가리키며 “쟤네 좀 신고해 달라”고 기자에게 부탁했다. 박 씨는 “불법 체류자들이 일당 5만 원 받고도 일하겠다는 바람에 우리까지 일자리를 빼앗기고 있다. 공사장에서 안전교육할 때 명단을 적어야 하는데 현장소장들이 합법 근로자 이름을 대신 쓰는 방법으로 불법 체류자를 숨겨준다”고 하소연했다. 

동아일보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5838
  • [제주일보=현대성 기자] 속보=제주시내 노래주점에서 중국인 불법체류자가 살해된 사건(본지 4월 24일자 4면 보도)과 관련해 살인을 모의한 중국인 일당이 추가로 경찰에 붙잡혔다. 제주서부경찰서는 살인 혐의로 이미 구속된 중국인 불법체류자 류모씨(29)와 장모씨(27) 외에 살인과 상해치사 혐의로 중국인 푸모씨(29)등...
  • 2018-05-02
  • 중학생 뻐스카드를 잃어버렸습니다   문: 중학생 뻐스카드를 잃어버렸습니다. 분실 신고와 카드 재발급 신청을 어떻게 하나요? 답: 연길시공공뻐스집단유한회사에서 알아본 데 의하면 재발급 받을 수 있는 카드는 교통부에서 발급한 ‘통합카드’(一卡通)와 길림은행에서 발급한 ‘장백산IC...
  • 2018-05-02
  • 목에 혹은 제거했지만 큰 병원비 남아 건설 현장서 일한 중국동포 김덕수씨 ▲ 하인두암 종양을 제거한 김덕수씨가 홀로 병상에서 투병중이다. “살고 싶습니다. 인생을 이렇게 허무하게 마감하고 싶지 않습니다.” 최근 서울 한림대 강남성심병원에서 인두암 수술을 한 중국동포 김덕수(56)씨는 수술 전 주치의에...
  • 2018-04-25
  •     (흑룡강신문=하얼빈) 지난 4월 21일,한국 서울지하철에서 지하철홈에 떨어진 아이와 어머니를 구한 재일본조선족 변소화씨가 한국사회에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일본에서 아끼라사진관을 경영하고 있는 변소화씨는 출장으로 한국에 갔다. 서울지하철 4호선을 타고 수유역에서 오이도방향으로 가고 있...
  • 2018-04-24
  • 매출 늘리려는 면세점, 수수료 챙기려는 여행사, 페이백 받으려는 보따리상 사드 사태 이후, 수상한 3각 관계로 유령 단체 관광객 횡횡 롯데백화점 앞에 줄지어 서 있는 중국인 보따리상 24일 오전 6시30분. 세찬 봄비가 내리는 와중에도 중국인들이 서울 명동의 롯데백화점 앞에 어김없이 줄지어 서 있다. 대기자들은 대략...
  • 2018-04-24
  • 공공뻐스 경로카드와 석양홍카드는 무엇이 다르나요?   문: 저는 연길시 시민입니다. 공공뻐스 카드로 뻐스 탑승할 때면 저의 카드는 경로카드로 나오고 다른 승객들은 석양홍카드로 나오던데 무엇이 다르나요? 답: 연길시공공뻐스유한회사에 따르면 2018년 2월 1일부터 이들 회사는 뻐스카드 도용현상을 방지하기 위...
  • 2018-04-23
  •    지난달 26일부터 한국 법무부는 '4세대 이후 동포에 대한 한시적 구제조치'를 시행한 후, 체류 문제는 해결하였으나 구제받은 외국인의 교통비 등 최소한의 체류비용 조달에 대한 어려움을 해결하고자, 체류자격외 활동허가 정책을 새롭게 펼쳤습니다. 이 정책으로 4세대 이후 동포에 대한 한시적인 ...
  • 2018-04-20
  • -이야기대회 수상학생 명단으로부터 본 우리 아이들의 이름자 변화 4월 17일, 길림신문교육 위챗공식계정(吉林朝鲜文报教育) 과 길림신문 위챗공식계정(朝文今日)에서는 선후하여 15일에 연길에서 개최된 제1회 모닝글로리컵 우리말 이야기 예선 경연의 수상자 명단을 발표했다. 명단은 유치원조와 소학교 저급, 중급 학년...
  • 2018-04-20
  •     (흑룡강신문=하얼빈)리흔 기자= 일전 전국총공회는 사회 각계의 감시를 받고 대중들의 의견을 경청하고저 2018년 '전국 5.1로동상'과 '전국 로동자선봉호' 표창 예정 명단을 전 사회에 공시했다.   그중 조선족으로 흑룡강성 과학기술성과전환센터 조사연구원 송금(녀)과 길림성 훈춘자마...
  • 2018-04-19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