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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림역 살인' 20대 조선족에 징역 20년 구형
조글로미디어(ZOGLO) 2018년3월14일 11시16분    조회:3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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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2월14일 오후 대림역 살인 피의자 황모씨(25)가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해 영등포경찰서로 압송돼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17.12.14/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지난해 12월 서울 대림역 인근 골목에서 20대 남성을 살해하고 중국으로 도주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중국동포 황모씨(26)에게 검찰이 징역 20년을 구형했다.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3부(부장판사 안성준)의 심리로 13일 열린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살인 혐의로 구속기소 된 황씨에게 징역 20년을 구형하고 범행에 사용된 흉기를 몰수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황씨는 지난해 12월13일 오전 4시27분쯤 서울 대림역 인근 골목에서 흉기로 중국동포 A씨(당시 26세)의 왼쪽 가슴을 찔러 살해하고 중국으로 도주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당시 술에 만취해 은행 안으로 들어갔던 황씨는 현금자동입출금기(ATM) 앞에서 A씨와 시비가 붙어 주먹다짐을 벌였다.

화가 난 A씨가 각목을 들고 황씨에게 '따라오라'며 은행 밖으로 나갔고, 황씨는 그를 따라가다가 품 속에 있던 흉기를 꺼내 A씨의 왼쪽 가슴을 한 차례 찔렀다.  

A씨는 시민의 신고로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과다출혈로 숨을 거뒀다.

범행 직후 황씨는 자신의 의붓아버지가 사는 관악구 봉천동으로 달아났다가 범행 8시간여만인 13일 낮 12시47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중국 하얼빈으로 도주했다. 범행에 사용한 흉기를 인근 하수구에 버렸다.  

경찰은 인터폴에 국제사법공조를 요청하고, 중국에 사는 황씨의 어머니에게 "아들을 도망자로 살게 할 것이냐"며 황씨의 자진입국을 설득하도록 했다. 

결국 황씨는 14일 오전 경찰에 전화를 걸어 입국 의사를 밝혔고, 같은날 오후 6시10분 인천공항으로 자진입국해 경찰에 체포됐다.

경찰 조사에서 황씨는 "택시를 기다리다 추워서 은행에 들어갔는데, A씨와 부딪쳐 서로 욕하고 다퉜다"며 "A씨가 각목을 들고서는 밖으로 나오라고 해, 술김에 화도 나고 각목으로 맞을 것 같아 흉기를 휘둘렀다"고 진술했다.

이날 법정에 선 황씨는 'A씨와 다툰 이유가 기억나느냐'는 질문에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답했다가도 A씨가 각목을 들고나오라고 말한 순간은 정확히 기억하는 모습을 보였다.

또 "평소 칼을 가방에 보관하고 있다가 범행 날에만 칼을 소지하고 있었다"면서도 "고의로 칼을 가지고 있었던 것은 아니다"라고 답하는 등 다소 일관적이지 못한 진술을 했다.  

재판 내내 연두색 수의를 입은 채 고개를 푹 숙이고 있던 황씨는 검찰이 징역 20년을 구형하자 "피해자에게 진심으로 사죄한다"며 "죗값을 받고 나가서 피해자에게 사죄하고 싶다"고 고개를 떨궜다.

하지만 A씨의 유가족은 "황씨가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본인은 (죗값을 치르고) 나가서 사과한다는데, 단 한번도 우리에게 사과한 적이 없다"며 황씨를 엄하게 처벌해달라고 했다.

황씨는 그제야 유가족을 바라보고 "진심으로 사과를 드린다"며 큰절을 올렸지만, 유가족은 "그런다고 죽은 애가 살아오느냐"며 오열했다.

황씨의 선고기일은 오는 5월10일 오후 2시에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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