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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어머니 VS 며느리‘가까이하기엔 너무 먼 당신’
조글로미디어(ZOGLO) 2018년8월1일 08시46분    조회: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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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결혼을 하면 가장 걱정되는 고부갈등, 참으로 케케묵은 화제이다. 참으로 풀기 어려운 문제이다.

유머 하나를 곁들인다.

목사님이 신도들에게 물었다.

“하나님이 우주를 창조하신 이래 가장 행복한 녀자는 누굴가요? 두 사람만 들어보세요."

아무도 대답을 못하자 목사님이 말했다.

“이브와 성모 마리아입니다.”

“이브는 시어머니를 모신 적이 없고 성모 마리아는 며느리를 본 적이 없기 때문입니다.”

웃기고도 슬픈 유머, ‘녀자의 적은 녀자’라는 말이 있듯이 아무리 세상이 바뀌고 달라졌다고 하나 고부갈등은 10년 전이나 10년 후에나 남편과 아들이라는 지위를 놓고 경쟁을 벌리는 고부갈등은 여전히 골치 아픈 문제이다.

얼마 전, 고부갈등을 다큐 형식으로 담아낸 한  영화가 수많은 이들의 공감을 이끌어내며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나는 이상한 녀자와 결혼했다.”

감독의 담담한 내레이션으로 시작하는 영화는 우리가 통상적으로 생각하는 시어머니와 며느리의 모습에 통렬하게 한방을 날린다. 영화는 실제 감독의 집에서 벌어진 고부갈등을 담은 리얼 다큐멘터리이다. 

대학교 선후배로 만나 2년간 련애하고 결혼한 부부는 결혼 7년차에 접어들었다. 그리고 그 시간은 단순히 결혼생활이 아닌 시어머니에 대한 며느리의 투쟁기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누구도 의심하지 않았던 견고한 고부 관계에 며느리는 “오빠 부모님한테는 오빠가 효도해.”, “왜 날 존중하지 않아?”라며 끊임없이 질문하고 반기를 들었다.

영화는 그렇게 가장 민감한 부분을 터치하면서 큰 인기를 얻었다.

누구나 마음속에 품고 있지만 쉽게 입 밖으로 꺼내지 못한 말, ‘싫어요’를 당당하게 내뱉는 며느리, ‘원래 그런 것’, ‘누구나 다하는 것’에 응하고 살아온 자신과 다르게 그런 관습을 단칼에 거부하는 며느리가 답답히기만 한 시어머니, 우리 사회에 깊이 뿌리박힌 가부장제의 문제점을 굳이 거론하지 않아도 할 말 많은 며느리들의 이야기, 위챗 질의응답을 통해 시댁과의 갈등을 겪고 있는 며느리들의 목소리를 엿볼 수 있었다. 

누구의 잘못인지 콕 집을 수는 없지만 어느 집에나 있는 골치 아픈 이야기들이다.

 

 

◆원하지 않는 물질 공세는 그만!

잘되든 못되든 본인만의 라이프 스타일을 고집하는 김양은 결혼 후 시어머니의 남다른 배려에 마음속으로 ‘싫어요’를 련발 웨치고 있다. 

실제로 크게 자각하지 못했지만 둘의 갈등은 이미 혼수를 장만할 때부터 예견된 것이다. 시어머니가 선택한 가구로 꽉 찬 신혼집은 신혼살림에 대한 그녀의 환상을 와장창 깨뜨렸다. 물론 그때는 좋은 마음 반, 간섭받는 마음 반이였다. 

더구나 “혼수를 더 해오라는 시어머니도 많은데 알아서 준비해주고, 얼마나 좋으냐”는 주변 반응에 사실 마음이 좋은 쪽으로 기운 것도 사실, 그러나 결혼 후 이와 비슷한 일이 계속 반복되다보니 이는 친절이 아닌 간섭이라 여겨진다. 

이것저것 선물을 사주며 친절을 베푸는 시어머니, 게다가 시어머니 친구 공항 모셔다드리기, 시어머니의 어머님 돌보기와 같은 자질구레한 일 모두가 김양의 몫이다. 출근시간에도 수시로 걸려오는 시어머니의 전화가 영 불편하기까지 하다.

 

 

◆딸 같은 며느리? 실현 불가능한 소망일 뿐!

“앞으로는 딸처럼 대할게. 너 나를 친정엄마라고 생각해.”

결혼 5년차 박모는 여전히 시어머니와 아슬아슬한 줄다리기를 하고 있다.

그녀가 내민 시어머니와의 문자기록.

며느리: 어머니, 시누이 지금 연길 올라오셨나요?

시어머니: 휴가라고 왔네. 걔가 물만두 좋아하니까 만두 좀 빚으면 좋겠는 데.

며느리: 네 준비할게요. 어머니.

시어머니: 만두 빚는 김에 탕도 좀 끓여놔라. 애가 요즘 일하느라 몸이 허해졌더라.

며느리: 퇴근하고 만들면 조금 늦을 것 같은데 괜찮을가요?

시어머니: 하루 좀 쉬면 안되니? 그래도 우리 며늘아기가 든든하네. 딸 같은 며느리야. 고마워.

시누이가 있는 시댁이라면 자주 듣게 되는 류형 1위는 바로 ‘딸 같은 며느리’, 딸같이 생각한다더니 며느리에게 시키는 일들은 왜 친딸에게는 시키지 않을가? 박모는 고민스럽다. 차라리 ‘딸 같아서 그래’ 라는 뻔한 변명이 없다면 그러려니 하고 받아들일 텐데 시어머니의 언행불일치는 좀처럼 고쳐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는 박모의 이야기이다.

 

◆우리 손주 밥은 챙겼니?

금이야 옥이야 키우는 손주라 얼마나 귀할가? 그런 손주라 걱정이 산더미인 것은 리해하겠지만 그 책임의 화살이 왜 며느리에게 가는 것일가? 시어머니는 매일 아들 걱정에 손주 걱정에 며느리 윤모를 달달 볶는다. 손주 반찬거리부터 시작해 맞벌이에 집 이사에 시어머니의 걱정이 닿지 않는 곳은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흡사 깐깐한 선생님을 보는 것처럼 하나부터 열까지 모두 다 맞춰서 대답드려야 하는 류형이다.

한번은 아들이 윤모의 손가락을 문적이 있었다. 이를 본 시어머니의 반응에 윤모는 한동을 멍하니 있었다고 한다.

“얘, 조심 좀 하지. 우리 손주 이가 아프게 왜 손가락을 들이대고 있냐?”

윤모를 탓하는 그 한마디가 진심이였음은 그녀만이 느낄 수 있었다.

 

◆시집살이, 뭉클하면 안되나요?

‘시집살이는 절대 못해’라고 외치던 ‘되바라진’ 며느리와 ‘나의 로후는 소중해’라고 공언하던 시어머니가 한집에 산다. 첫 아이 때는 독박육아로 근근이 버텼지만 둘째가 태여나면서 며느리 백씨의 요청으로 온 가족이 삼대육아로 환승했다. 며느리와 시어머니가 육아를 통해 가족으로 성장해가는 담백한 시집살이도 있다는 것을 이 가족은 보여준다.

과연 백씨의 말대로 그녀들의 관계는 봄날의 곰처럼 보드라울가?

시집살이가 시작부터 꽃길이였을 리 없다. 처음 1년은 ‘란폭한 전쟁’까지는 아니여도 ‘소리 없는 전쟁’이였다. 다음해에는 ‘폭풍전야’였고 실제로 폭풍이 몰아치기도 여러차례, 그러는 동안 시어머니는 손주 육아에 살림을 병행하느라 몸 이곳저곳 탈이 났고, 엄마가 그리워 할머니를 밀어내는 애들 땜에 며느리의 미안함도 커가고 서로 눈치만 보며 애를 태웠다. 가장 사랑하는 두 녀자가 돌아가며 자신에게 화를 낼 때마다 중간에 낀 남편은 ‘팥죽 같은 땀만 줄줄 흘리는’ 날이 이어졌다.

이 가족을 구원해준 것은 언제나 그렇듯 ‘시간’이였다.

“어머니가 려행을 가시느라 집을 비우신 날이 제 생일이였는데 미역국이며 생선구이며 생일음식을 한가득 차려놓고 가셨더라구요. 단 며칠을 비웠는 데 어머니의 빈자리가 정말 컸어요.”

시집살이 10년 만에 ‘정말 가족’이 되여간다는 이들, 여전히 트러블은 끊기지 않지만 서로를 배려하는 마음은 조금씩 커가고 있다.

 

 

◆고부갈등 해외에도 존재?

“우리 시어머니는 늘 마음 아픈 잔소리를 하세요. 아무 생각없이 던진 말씀인 건 알지만 매번 그런 반응이니 속상합니다. 국제결혼을 해야 했던 걸가요?”

서양권에도 고부갈등이 있는 지 궁금하다. 며느리와 시어머니, 뗄래야 뗄 수 없는 관계, 같은 녀자로서 리해하는 점도 있지만 같은 녀자이기에 오히려 리해하기 어려운 사이이다.

그렇다면 시어머니와 며느리 사이, 미국은 어떨가?

미국에서는 결혼 상대방의 가족들을 ‘인로’(in-law)라고 부른다. 법으로 가족으로 되였다는 뜻이다. 그래서 시어머니나 장모는 ‘마더 인로’가 된다. 미국 며느리에게도 ‘마더 인로’가 편한 사이만은 아니다. ‘마더 인로 문제’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2009년 미국 심리학자 테리 앱터의 연구에 따르면 기혼 녀성의 60%가 시어머니와의 관계에서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한다. 고부갈등은 어느 나라를 막론하고 존재하는가 보다.

 

◆새로운 신조어, ‘며느라기’

사춘기, 갱년기처럼 며느리가 되면 겪게 되는 ‘며느라기’라는 시기가 있단다. 시댁식구한테 예쁨 받고 싶고 칭찬받고 싶은 그런 시기, 보통 1, 2 년이면 끝나는데 사람에 따라 10년 넘게 걸리기도, 안 끝나기도 한단다.

아이로 인해 공통주제가 생기면서 조금 편해졌다는 응답들이 그나마 위안이다. 반면 결혼 전부터 편했다고 “시어머니가 노터치하셔서 그다지 힘들지 않네요. 어머님도 그냥 저를 딱 며느리처럼 대해주시고 저도 시어머님으로 깍듯이 모시고… 친딸처럼 기대하지 않으셔서 그런지 오히려 편해요.”라고 답장을 보내오는 이들도 있었다.

 

◆어불성설

고부 갈등은 매우 복잡다단하다. 물질세계를 다루는 과학이 비물질적인 ‘사랑’을 다루거나 설명할 수 없듯이 애초에 ‘녀자의 심리’를 글로 풀어쓴다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겠다.

너무 멀어서 외롭지 않고, 너무 가까워서 상처입지 않는 거리를 찾는 법 어디 없을가?

뭐 100년이 지나면 좀 달라지고 변화할가?

고부간의 갈등은 답이 없다. 서로 리해하는 것밖에 없다는 생각이다.

며느리도 나중에 시어머니가 될터이니…


연변일보 신연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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