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서한기 기자 = 내달 중순부터 국내에 6개월 이상 머무는 외국인(재외국민 포함)은 건강보험에 의무 가입해서 매달 11만원 이상의 보험료를 내야 한다.
외국인은 한국계 외국인을 포함해서 외국 국적을 가진 사람을, 재외국민은 외국에 살면서도 우리나라 국적을 유지하는 한국인을 말한다.
건강보험공단은 7월 16일부터 이런 내용의 외국인·재외국민 건강보험 당연 가입제도를 시행한다고 13일 밝혔다.
이에 따라 6개월 이상 국내 체류하는 모든 외국인은 의무적으로 건강보험에 가입해 보험료를 부담해야 한다. 국내 대학으로 유학을 오거나 결혼이민으로 입국한 외국인은 입국 즉시 건강보험에 가입해야 한다.
기존에는 외국인 직장 가입자를 제외하면 외국인은 지역 건강보험 가입 여부를 자신의 필요에 따라 선택적으로 결정할 수 있었다. 이런 임의 규정으로 말미암아 외국인 등은 건강보험에 가입하지 않고 있다가 고액의 진료가 필요하면 건강보험에 가입해 적은 보험료만 내고서 비싼 치료를 받고 출국해버리는 도덕적 해이가 발생하기도 했다.
이번 조치로 약 40만명의 외국인이 지역가입자로 추가 가입할 것으로 건보공단은 내다보고 있다.
이렇게 지역가입자로 건강보험에 새로 편입되는 외국인이 매달 내야 하는 보험료 수준은 11만원 이상이다.
건보공단이 올해 1월부터 보험료 부과규정을 바꿔 외국인 지역가입자 세대의 보험료를 소득·재산 등에 따라 책정하되, 산정된 금액이 전년도 건강보험 전체 가입자(지역가입자와 직장 가입자 포함) 평균보험료보다 적으면 평균보험료 이상을 내도록 했기 때문이다.
건보공단은 이들 외국인 지역가입자의 보험료를 올해 기준으로 11만3천50원 이상(장기요양보험료 포함)으로 책정했다.
그간 외국인 지역가입자는 국내 소득과 재산이 없거나 파악하기 어려워 건보료를 상대적으로 적게 내는 문제가 있었다. 이전까지 외국인 지역가입자는 건강보험 지역가입자의 평균보험료만 부담했다.
건보공단은 이를 통해 한 해 3천억원 이상의 건보료 수입을 추가로 확보해 재정안정에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건보공단은 다만 유학생의 경우 소득과 재산 유무 등을 고려해 건보료를 최대 50% 깎아준다. 따라서 이들 외국 유학생들은 다른 외국인 지역가입자와 달리 7월부터 월 5만6천530원 정도의 건보료를 내게 된다.
그렇지만 외국인 유학생들 사이에서는 불만과 반발이 크다. 지금보다 건보료를 훨씬 더 많이 부담해야 하는 상황에 부닥쳤기 때문이다.
현재 국내 체류 외국인 유학생은 14만명 정도로 이 가운데 2만6천명 정도만 건강보험에 가입했고, 나머지는 대부분 학교를 통해 단체로 민간보험에 단체 가입해 월 1만원 안팎의 보험료만 내고 있을 뿐이다.
새로 지역가입자로 가입한 외국인이 보험료를 체납하면 각종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병·의원을 이용할 때 건강보험 혜택을 받지 못하는 것은 물론 법무부 출입국·외국인 관서에 비자 연장을 신청할 때 체류 허가 제한 등 처분을 받을 수 있다.
외국인 건강보험 당연 가입과 관련한 구체적 사항은 ☎1577-1000(외국어 서비스 단축번호 7번)이나 ☎033-811-2000으로 문의하면 외국어(영어, 중국어, 베트남어)로 상담받을 수 있다.
이에 앞서 건보 당국은 외국인에 대한 건강보험 자격관리를 강화해왔다.
2018년 12월 18일 이후 국내 입국한 외국인과 재외국민부터 건강보험에 지역가입자로 가입해 보험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최소 체류 기간을 기존 3개월에서 6개월로 늘렸다. 또 입국 후 6개월 동안 연속 30일을 넘겨서 국외에 체류하면 재입국 일부터 다시 6개월이 지나야만 지역가입자로 가입할 수 있게 했다. 가입 후 연속해서 30일 이상 출국 시에는 건강보험 지역가입자 자격을 박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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