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연합뉴스) 변지철 기자 = 불법체류자를 단속하는 공무원인 것처럼 가장해 제주에 입국한 중국인을 상대로 금품을 가로챈 30대 중국인에게 징역형이 선고됐다.
제주지법 형사2부(정봉기 부장판사)는 특수강도, 근로기준법위반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리모(34)씨에 대해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했다고 25일 밝혔다.
국내에 취업한 중국인들을 조합원으로 하는 충북중국동포노동조합의 위원장인 리씨는 2018년 5월부터 조합원 2명과 짜고 무비자로 한국에 입국해 불법취업할 중국인을 모집했다.
리씨 일당은 같은 해 7월 19일 불법취업을 목적으로 중국인 A씨가 제주공항을 통해 입국하자 배를 타고 다른 지역으로 이동할 수 있는 제주항으로 유인했다.
리씨는 A씨가 약속된 장소에 도착하자 형광조끼를 입은 채 손에 경광봉을 들고 마치 불법체류자 단속을 하는 공무원인 것처럼 행세하며 A씨로부터 570여만원 상당의 위안화와 지갑, 가방 등을 빼앗았다.
그는 또 2016년 10월 29일부터 같은 해 12월 21일까지 충주시 한 공사현장에서 중국인 4명을 고용한 뒤 임금 1천500여만원 상당을 지급하지 않았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무사증 입국제도를 악용해 취업을 알선해 주겠다는 명목으로 중국인을 유인하고, 피해자를 폭행·협박해 금품을 강취하는 등 죄질이 매우 불량하다"면서도 피해자와 원만히 합의한 점, 노모와 두 자녀를 부양하고 있는 사정 등을 고려했다며 양형 사유를 밝혔다.
파일 [ 1 ]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