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가 한약재에 식품 원료로 사용할 수 없는 발기부전치료제 성분을 섞어 만든 가짜 오자환 제품 (제공=서울시)
[아시아경제 이현주 기자] 저가 한약재에 발기부전치료제 성분을 섞어 만든 가짜 건강식품을 판매한 일당이 구속됐다. 이들 제품을 구매한 소비자는 1만8000여명, 판매 총액은 약 92억 상당에 이르는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시 민생사법경찰단은 가짜 건강식품 제조·공급·판매한 일단 2명을 보건범죄 단속에 관한 특별 조치법 위반으로 구속하고 29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4일 밝혔다.
이번에 적발된 가짜 오자환 제조업자 A(72)씨와 B(61)씨는 한약 냄새만 내기 위해 가격이 저렴한 쑥, 진피, 목향, 당귀, 감초 등에 발기부전치료제 성분을 혼합하는 방법으로 제품을 제조했다. 판매할 때는 실제 사용한 원료와는 전혀 상관없는 국내산 오미자, 사상자, 복분자, 누에, 동충하초와 캐나다산 하프씰 추출액을 원료로 만들어진 자양강장제로 당뇨, 혈압, 전립선, 방광, 발기부전 등에 도움을 주는 부작용 없는 한방제품으로 소개했다. 가짜 옥타코사놀플러스 제품은 옥타코사놀 성분이 1캡슐당 7㎎이 함유됐다고 표시했지만 실제로는 옥타코사놀 성분이 아예 없거나 극소량(0.05㎎) 정도만 들어 있었다.
이들 제품에 들어간 발기부전치료제 성분인 실데나필, 타다라필은 동시에 사용하는 경우 치료 효과의 변화 또는 심각한 부작용 발생 등의 우려가 있어 함께 사용할 수 없는 '병용금지 의약품'에 해당한다. 가짜 오자환과 가짜 옥타코사놀플러스 제품에서는 두 성분이 혼합 사용됐고 가짜 옥타코사놀플러스 제품에서는 조루증 치료제 성분이 검출되기도 했다. 실제 복용한 소비자들이 가슴통증, 두통, 얼굴홍조, 속쓰림, 피부 알레르기 등을 호소했으나 판매자들은 명현반응 혹은 체질적으로 나타날 수 있는 현상이라고 설득하며 계속 판매했다.
건강원을 운영하며 가짜 오자환을 판매하다 적발된 C(79)씨는 지네, 굼벵이, 거머리, 도마뱀, 전갈과 전문의약품인 덱사메타손을 갈아 섞은 다음 캡슐에 넣어 관절염약이라고 만들어 판매하거나 센나엽을 갈아 임의로 변비약을 만들어 판매한 사실도 추가로 적발됐다.
이들 제조·판매자들은 당국의 추적을 피하기 위해 제품에 제조업소명, 소재지, 연락처를 표시하지 않거나, 허위로 표시했고 가짜 명함이나 가명, 공중전화나 '대포폰'을 사용하는 등 치밀함을 보이며 장기간에 걸쳐 판매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번 수사를 통해 이들은 보건범죄 단속에 관한 특별조치법에 따라 무기 또는 3년 이상의 징역이나 식품위생범에 따라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원 이하의 벌금, 약사법에 따라 5년 이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
송정재 서울시 민생사법경찰단장은 "가짜 오자환, 가짜 옥타코사놀 플러스 제품을 구입하신 분들께서는 섭취를 중단하고 특히 전화로 정력제라고 판매하는 제품이나 무표시 식품, 정체불명의 의약품 등은 자칫 건강을 해칠 우려가 있으니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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