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주 토요일이나 일요일이면 연길시 연남시장에는 이 가게 저 가게를 활보하며 다니는 한 녀자아이가 있다. 그가 바로 4급지체장애자 김금란(58살)씨가 어쩔수 없이 돌보게 된 5살짜리 녀자애 김지혜이다.
“아이는 참 활발하고 령리해요. 하지만 호구도 올리지 못하고 부모의 사랑도 받지 못하고 자란다는것이 너무나 가슴이 아파요.”
6월 27일, 연남시장에서 자그마한 가게를 운영하고있는 김금란씨가 안타깝게 하는 말이다.
김금란씨에 따르면 지혜의 아버지가 올 1월 한국으로 나가면서 아이를 맡길데가 없어 그러는데 아이를 대신 맡아줄수 없는가고 하자 워낙 아는 처지인데다 남의 안타까운 사정을 그저 지나치지 못하는 성격인 김금란씨로서는 그저 보고만 있을수 없어 시누이를 설복하여 아이를 돌보게 하였다는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그후였다.시누이가 아이를 돌보기 힘들다는바람에 오갈데 없는 아이를 김금란씨가 잠시 맡게 되였는데 지혜의 아버지가 갑자기 지혜가 자기의 아이가 아니라면서 자기도 이젠 모르겠으니 알아서 처리해달라고 한것이였다.
알아보니 지난해 지혜의 아버지가 아이의 호구를 올리려다가 미심쩍은 생각이 들어 유전자검사를 해보았는데 아이가 자기의 아이가 아니라는것이였다.
“나도 아파서 일을 못하기에 더는 아이한테 보모비를 보내줄수 없어요. 알아서 처리해주세요.”
4월말, 지혜아버지가 마지막으로 전한 말이였다.
그후 지혜아버지한테서 한번도 전화가 오지 않았을뿐만아니라 전화도 받지 않았다. 한국에 간 지혜어머니도 처음에는 아이가 남편의 아이가 아니라는 말에 펄쩍 뛰다가 그후엔 아예 전화를 받지 않았다.
“주위에서는 아이를 남한테 넘기라고 했지만 차마 그렇게 할수가 없었어요.”
김금란씨는 혹시 아이의 부모들이 마음을 바꾸고 다시 아이를 찾을가봐 남한테 줄수도 없었다.행여나 하는 마음에 수시로 전화를 쳐보았지만 불통이였다.
“제 몸이 변변치 않은데다 가게때문에 2살짜리 제 손녀도 못보고있는 처지에 어찌 남의 아이를 지속적으로 돌볼수 있겠어요. 병환에 시달리던 지혜의 할머니마저 올해 갑자기 돌아가는바람에 어디다 맡길데가 없어요.”
부득불 아이를 맡아기르게 된 그는 행여나 하는 마음에 사랑의 집을 찾았다. 그런데 문제는 호구였다. 호구가 없으니 어디서도 아이를 받지 못한다는것이였다.
“다행히 주위 상인들이 많은 관심을 주었어요. 맛있는것을 사주지 않으면 이모저모 살갑게 대해주었어요.”
그는 시장상인들의 고마움에 연신 감사를 표했다. 어린 지혜의 안타까운 사정이 주위에 알려지면서 많은 사람들이 그한테 사랑의 손길을 보내주었다.
건공가두, 부련회, 삼성유치원 등 애심단위와 애심인사들이 그한테 사랑의 손길을 보내왔는데 삼성유치원에서는 그가 무료로 유치원에 다니게까지 하였다.
덕분에 근 한달째 아이를 삼성유치원에 보내고있는 김금란씨는“사회 각계의 사랑의 손길에 고마움을 표한다”며 “현재 해당 부문에서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있는데 나의 소원은 하루빨리 아이 호구를 해결하여 사랑의 안식처를 찾아주고싶은것”이라고 했다.
김금란씨를“시장할머니”라 부르며 외롭게 자라는 지혜한테 하루빨리 사랑의 안식처가 마련되였으면 하는 바람이다.
연변일보 차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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