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때부터 동네어른들에게서 눈동냥으로 배운 장기가 이제는 인이 밴것 같아요.하루라도 안 놀고는 못 견디여요.”소학교때부터 어른들과 장기를 두면서 이기기도 해 칭찬을 받았다는 리남선씨(56세),연길에서는 동네장기군으로 소문이 자자하다.
장기인 김호씨의 소개로 리남선씨를 만난것은 11일 오전 11시,연길시 신흥가두 민강사회구역에 위치한 연변3부락장기클럽 북대분회활동장―리남선진료소 앞마당에서였다.이날도 날씨가 따스해 진료소 앞마당에는 장기군들로 빼곡했다.화룡태생인 리남선씨는 1984년 연변대학 의학원을 졸업하고 화룡시 팔가자진병원에서 사업하다 2000년부터 연길에 와 개인진료소를 차리면서 동네장기에 푹 빠져들었다고 한다.그는 한동안 동네에서만 동아리를 뭇고 장기를 두다가 5년전부터 김호씨의 권고로 정식 연변3부락장기클럽에 입적하고 명칭도 북대분회로 개칭하고 본격적으로 활동을 시작했다고 한다.
창성청사 북쪽골목에 위치한 북대분회활동장은 리남선씨가 마련한 장소다.봄부터 가을까지 날씨가 따스할 때면 진료소 앞마당엔 거의 날마다 60여명 장기군이 모여들어 장기잔치를 벌리는데 많을 땐 100여명이 된다고 한다.비오거나 날씨가 추운 겨울에는 진료소 2층에 장소를 옮겨 활동하는데 그가 마련한 장기판과 장기알 등 장기기자재만 30여틀이나 되여 60명이 동시에 장기를 둘수 있다.“이 동네 장기군들을 살펴보면 60% 좌우가 로인인데 로무로 출국했다 돌아온이들도 적지 않다.” 리남선씨는 로인들 대부분이 퇴직했거나 농촌에서 자식집에 온이들로서 장기실력이 이만저만이 아닌데 86세나 되는 고령로인도 있다고 했다.특히 감회가 깊고 자랑스럽게 느껴지는것은 조선족로인들의 지혜로움과 사유의 명석함이라고 했다.“장기를 두는 조선족로인들 대부분이 지력적으로 참 뛰여나 놀라왔어요.”
리남선씨가 장기활동장을 마련하면서 또 하나 보람을 느끼게 된것은 로인들이나 중청년들이 장기를 두면서부터 마작에서 손을 뗀것이라고 한다. “사실 마작 같은 놀음은 도박성질을 많이 띠였기에 가정불화를 가져다줄수 있어요.이네들이 장기를 두면서부터 마작하고는 담을 쌓게 되여 가정에서 얼마나 좋아하는지 모르겠어요.” 그는 마작에 인이 박였던 적지 않은분들이 이제는 장기에 도취되여 정신적쾌락을 느낀다고 했다.장기는 재미도 재미거니와 정신적건강에 매우 큰 도움이 되여 치매방지와 지력제고에 무척 리롭다는것이 리남선씨의 주장이기도 했다.
“우리 민족 민속오락으로서의 장기는 민간에서 보편화되였고 영향력이 매우 크다고 생각해요.” 그는 무릇 조선족성인들이면 90% 이상이 장기를 둘줄 안다면서 현재 어린이들에게서 장기가 무시당하는것이 안타깝다고 했다.조선민족문화유산으로서의 장기가 계속 대를 이어나가자면 가정에서부터 시작하여 애들에게 장기를 가르쳐야 한다고 걱정했다.“현재 중국내에서 펼치고있는 대소규모의 조선족장기경기를 살펴보면 20대, 30대가 너무 적어요.나이가 어려서 40대이니 후계자양성에 중시를 돌리지 않으면 안돼요.” 그는 중국조선족장기인의 5분의 3이 출국한 실정이라면서 보급을 다그치지 않으면 안된다고 했다.한편 경제적으로도 형편이 넉넉하지 못해 기업인들을 비롯한 사회적후원도 매우 절실하다고 했다.지금까지 리남선씨는 해마다 개인자금 5000여원씩 투입하면서 각종 규모의 장기경기를 조직해왔다.
연변일보 글·사진 김창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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