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량부모를 일찍 여의여서인지 아프고 힘든 로인들을 보면 저도 모르게 손길이 다가가고 보살펴드리게 됩니다. 때론 하루에 2~3시간도 못 자지만 몸은 힘들어도 마음만은 편하고 보람을 느낍니다…”
룡정시 하서가두 봉림촌 봉림 2대에서 봉림로인락원을 경영하는 림계화(46세)씨의 진솔한 고백이다.
앞 못 보는 로인, 치매로인, 지병에 다리까지 끊어져 고생하는 로인 4명이 든 구급실에서 환자들에게 새 이불씌우개를 바꿔드리는 림계화씨의 손길이 바쁘다. 구석 한켠에는 산소통도 놓여있었다.
“이곳에선 한달에 두부를 세번 하고 가지밥, 순대밥, 입쌀만두도 자주 합니다. 이건 욕창매트기기입니다.”
다리뼈가 상하여 침대에 누워있는 66세 현경옥씨는 이곳이 퍽 마음에 드는지 자랑을 아끼지 않았고 머리맡에 놓여있는 기기를 소개해주기도 했다. 원래 여러가지 병이 많아 자립하지 못하던 현경옥씨는 집에서 부주의로 다리까지 상하면서 할수없이 자식들은 로인을 이곳에 보냈던것이다. 그런데 공기 좋고 물 좋은 이곳에서 간호를 잘 받아서인지 건강상태와 정신상태가 호전됐고 전보다 말수가 더 많아졌다고 한다. 오래 누워있었지만 욕창도 생기지 않았다.
해빛이 잘 드는 복도에서는 두명의 로인이 뜨개를 뜨고있다. 그중 84세 신복순로인은 지금까지 수년째 지금 뜨고있는 뜨개를 붙잡고있다고 한다. 그래도 몇년전에 뜬건 그런대로 괜찮았는데 올라가면서 여러가지 실이 뒤엉켜 아무리 봐도 뭘 어떻게 떴는지 도무지 알수가 없었다. 치매환자였던것이다.
료해에 따르면 이곳에는 31명의 로인이 입주해있는데 그중 20여명이 치매, 우울증 로인이라고 한다.
림계화씨는 원래 모 병원 소아과 간호장이였다. 량부모를 일찍 여읜 그는 시부모님에게 며느리로서의 효도를 다했고 아픈 몸으로 병에 걸린 시부모와 시고모를 잘 모시기 위해 10년전부터 양로원을 경영하기 시작했다. 덕분에 시부모와 로할머니를 편히 보냈고 조카 둘도 십여년간 보살펴 어엿한 사회인으로 성장시켰다. 다년간 그녀는 오갈데 없는 소외된 로인들을 양로원에 받아 정성껏 보살펴드렸다. 입소문을 타고 가정에서 돌보기 어려운 환자들이 많이 몰려왔는데 현재 치매, 우울증 환자가 상당수를 차지하게 됐다.
현재 봉림로인락원은 1300평방메터의 건축면적에 전문간호실, 일반로인실, 구급실 등 27개 방이 있으며 8000평방메터의 뜨락과 밭이 있어 유기농으로 감자, 무우, 가지, 옥수수 등을 심어 로인들에게 공급한다고 한다. 그리고 가축들도 직접 키워 로인생활개선에 한몫 하고있다.
십여년간 소아과에서 근무한적 있는 림계화씨는 당뇨병환자들에게 직접 인슐린을 투입해주며 최선을 다한다. 올 4월에는 치매환자 허모에게 환갑잔치를 해드리지 못해 애간장을 태우는 자식들의 마음을 헤아려 이곳에서 환갑을 쇠여드리기도 했다.
“모두가 제 부모 같고 제 혈육 같습니다. 저를 자식처럼 믿고 따르는 로인들을 제가 보살피지 않으면 누가 보살피겠습니까…” 림계화씨는 로인들에게 제때에 최선을 다하는 봉사를 해드리기 위해 간호원들이 수시로 침실을 돌아볼뿐만아니라 호실마다에 호출기를 설치하여 편리를 제공하고있다면서 봉림로인락원을 로인들이 편하고 행복한 락원으로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할것이라고 밝혔다.
연변일보 글·사진 채춘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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